보험사, 온라인 플랫폼 활용으로 빅테크 대응
삼성생명, 삼성화재 등 삼성 금융 5개사가 모여 만든 공동브랜드가 첫 합작품 '모니모' 앱(애플리케이션)을 선보일 예정이다. 해당 앱 출시와 카카오손해보험 설립 본인가 시기가 맞물리면서 전통 보험사와 빅테크의 대결 구도가 예상된다.
◇ 삼성생명·화재, 혁신 서비스 제공
1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과 삼성화재, 삼성증권, 삼성자산운용, 삼성카드 등 삼성 금융 5사는 이날 공동 브랜드(BI, Brand Identity) '삼성 금융 네트웍스'를 설립했다.
삼성 금융 5사는 최근 전통 금융사들과 빅테크 간의 경계가 모호해지는 가운데, 고객에 대한 서비스 혁신을 위해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최근 네이버, 카카오 등 빅테크의 금융권 진입이 활발해지면서 브랜드 전략 방향을 전환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 금융 네트웍스는 각사의 경쟁력을 바탕으로 빅테크에 대응할 수 있는 시너지를 창출하겠다는 계획이다. 금융계열사 중 소비자 접근성이 가장 높은 삼성카드가 서비스를 주도한다.
삼성 금융 네트웍스는 오는 14일 첫 번째 공동 작품 ‘모니모’를 출시한다. 모니모는 고객 자산조회는 물론 무료 송금 기능과 자동이체 등 기본적인 금융 서비스를 갖춘다. 또 보험료 결제와 자동차 시세 조회, 부동산 정보 등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한다.
삼성 금융 네트웍스는 모니모를 빅테크에 맞설 강력한 서비스로 성장시킬 계획이다. 현재 중복 가입자를 제외한 삼성 금융계열사 이용자는 약 2500만명으로 추산된다. 카카오뱅크는 1800만명, 네이버페이는 1700만명으로 알려졌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삼성 금융계열사 공동브랜드 론칭은 ‘금융 하면 삼성’이 떠오르도록 이미지를 구축하기 위한 시도”라며 “삼성생명과 삼성화재가 참여한 만큼 보험업계 관심이 높다”고 말했다.
◇ 빅테크 보험업 진출 ‘위협’
일각에서는 삼성생명·화재의 온라인 플랫폼 서비스 제공이 빅테크의 보험 진출에 위협이 될 수 있을 것이란 목소리가 나온다.
현재 카카오페이는 디지털 손해보험사 ‘카카오페이보험’ 출범을 위해 본인가를 기다리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13일 본인가 허가 여부를 결정한다.
카카오페이가 본인가를 승인받으면 이르면 하반기부터 영업을 개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페이보험은 출범 초기 여행자 보험, 휴대전화 파손보험, 펫 보험 등 미니보험을 중심으로 고객 확보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카카오페이보험이 출범하면 빅테크가 통신판매전문보험사 본허가를 받는 첫 번째 사례가 된다.
그간 보험권을 포함한 금융권에서는 빅테크에 대한 규제를 둘러싼 역차별 논란이 꾸준히 제기돼왔다. 빅테크는 플랫폼을 무기로 금융시장에 진출해 금융사에 비해 비교적 약한 규제가 적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삼성생명·화재의 온라인 플랫폼 활용은 빅테크에 대응하기 위한 본격적인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앞서 삼성화재는 지난해 10월 생활밀착형 플랫폼 ‘삼성화재 다이렉트 착’을 선보였다. 특히 삼성화재는 1000만 가입자의 보험 가입 데이터와 실제 보험금 지급 데이터에 인공지능(AI) 기술을 접목, 필요한 보장만 추천받을 수 있는 서비스를 개발 중이다.
삼성생명도 디지털 역량을 키우고 있다. 삼성생명은 비대면 거래를 개인 고객 중심에서 단체·법인고객으로 확대하기 위한 시스템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또 모바일 청약 활용률(전체 신계약 중 모바일로 진행된 비율)은 2019년도 0%에서 지난해 19.7%로 상승한 바 있다.
빅테크 관계자는 “삼성의 시장지배력이 워낙 큰 만큼, 전통 금융사와 빅테크의 본격적인 대결이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