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연구원 보고서…"연금액 두 번 삭감으로 더 깎기 어려워"

국민연금 기금이 2055∼2057년 고갈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새 정부가 보험료율 상향을 추진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보험연구원 강성호 선임연구위원은 3일 '연금개혁기 사적연금 대응 방향' 보고서에서 새 정부의 국민연금 개혁 논의는 보험료율 상향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전망했다. 

국민연금은 1998·2007년 두 차례 개혁을 거쳤으나 낸 것보다 많이 타가는 구조적 문제와 생산인구 감소 탓에 이대로 방치하면 2055∼2057년에 기금이 고갈될 것으로 추산된다. 

두 차례 재정 안정화 개혁은 모두 수령액 삭감에 맞춰 추진됐다. 그 결과 노후소득 보장 기능은 취약해졌다.

이러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 세대별 수급·부담 균형 ▲ 국민연금과 직역연금 재정건전성 확보 ▲ 대통령 직속 공적연금개혁위 설치 ▲ 다층연금화(化) ▲ 1인1연금화 ▲ 기초연금 인상(30만원→40만원) 등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강 연구위원은 앞서 두 차례 개혁으로 국민연금 수령액을 더 낮추기 어렵다는 점에서 보험료 상향을 중심으로 논의가 전개될 것으로 점쳤다. 

그러나 보험료율 인상은 보험료의 절반을 책임지는 기업의 부담이 무거워지므로 개혁 합의가 어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보험료율을 상향하되 과거와 같이 20년 정도의 기간을 두고 점진적으로 조정하면 제도 변화의 충격을 완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더 나아가 지속적 개혁 필요성에도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연금 개혁이 어려운 상황을 고려해 '자동조정장치'를 대안으로 지목했다. 

자동조정장치는 연금액 수준과 지급 연령이 기대여명에 연동되거나, 연금 수령자와 기여자 수의 비율을 고려해 연금액 수준이 자동 결정되는 체계를 뜻한다.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스웨덴, 일본 등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20개국에서 도입됐다.

기초연금 인상으로 노후소득보장을 강화하는 방안은 재정부담으로 한계가 있을 것으로 강 연구위원은 지적했다. 

기초연금 수령액을 10만원 인상하는 윤 당선인의 공약에는 당장 연간 6조7천억원이 더 필요한 것으로 추산되고, 고령화에 따라 추가 재원 규모도 계속 불어나게 된다. 

이러한 여건에서 공적연금의 공백을 보충하려면 퇴직연금 등 사적연금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 연구위원은 제안했다. 

그는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 정년 연령까지 퇴직연금을 해지할 수 없도록 해 충분한 퇴직연금 재원을 확보하게 하고, 연금과 일시금 중 선택이 아니라 연금 수령을 원칙으로 하는 사적연금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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