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인상 따라 상승세 전환…2020년 3%대 사라져

생명보험사들이 상품에 적용하던 이율을 다시 올리고 있다. 국내외 기준금리가 인상되면서 이에 고객 확보를 위한 방안으로 풀이된다.

기준금리가 오르면서 2020년 3월 이후 사라졌던 3%대 이율을 적용하는 상품이 다시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 농협생명, 예정이율 잇따라 올려

3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농협생명은 유니버셜종신보험 2종의 상품 예정이율을 인상한다.

농협생명이 예정이율을 높이는 상품은 ▲인생든든NH유니버셜종신보험(무) ▲간편가입NH유니버셜종신보험(무) 등이다.

인생든든종신보험 해지환급금 보증형은 예정이율이 2.1%에서 2.25%로 0.15%포인트 인상된다. 미보증형의 경우 2.6%에서 2.75%로 0.15%포인트 오른다.

간편가입종신보험 해지환급금 보증형의 적용이율은 2.1%에서 2.25%로, 미보증형은 2.6%에서 2.7%로 각각 0.15%포인트 인상된다.

앞서 농협생명은 종신보험 예정이율을 지난 1월 2.25%로 올린 바 있다.

예정이율은 보험금을 지급하기 위해 적용하는 이율로, 보험료 산정 기준이 된다. 예정이율이 높아지면 보험료는 내려가고, 보험금은 올라간다.

예정이율을 올리는 건 소비자가 체감할 수 있는 혜택인 보험료를 내리고 환급금을 올려주는 효과로 이어진다.

특히 법인보험대리점(GA)의 설계사 및 매출 비중이 보험사를 웃도는 가운데, GA채널에서 타사 상품과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서는 이 같은 예정이율 인상이 효과적이다.

농협생명이 이처럼 예정이율을 올릴 수 있었던 건 지난해부터 국내외 기준금리가 인상되면서다.

국내 기준금리는 지난해 총 2차례 올랐다. 이어 올해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6차례의 금리 인상을 시사했다.

일반적으로 미국의 기준금리가 오르면 국내 기준금리도 인상되는 효과로 이어진다.

이 같은 상황에 보험사들의 예정이율이 내년에는 3%대를 넘어설 수 있다는 가능성도 거론된다.

보험상품에 적용되는 예정이율은 기준금리 인상보다 늦게 이뤄지는데, 작년부터 기준금리 인상 기조가 이어지면서 당분간 예정이율이 지속적으로 오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상품에 적용하는 이율은 주택담보대출이나 예‧적금 등의 이율보다 반응 속도가 느리다”면서도 “하지만 기준금리 인상기를 맞이하면서 최소 1년에서 2년간은 예정이율이 반등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보험사 예정이율이 떨어질 때에는 0.25%포인트씩 하락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3%대 이율 상품도 조만간 다시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 저금리 장기화, 예정이율 하락으로

생보사 예정이율은 그간 지속적으로 떨어졌다.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하면서 보험사 예정 수익도 떨어져 적용이율도 덩달아 감소한 것이다.

실제 2000년대 초반 7~8%대 예정이율로 제공되던 종신보험 예정이율은 2020년 3월까지 3%대까지 떨어졌다. 이전까지 3%대 이율로 상품을 제공하던 동양생명, 메트라이프생명, DGB생명도 4월부터 2%대로 떨어뜨리며 사실상 3%대 금리 상품이 사라진 셈이다.

특히 기준금리는 보험사의 자산운용이익률과 연관이 깊다.

보험사는 총자산의 약 90%까지 자산운용에 투입하는데, 당시 자산운용수익률이 저금리 기조에 곤두박질치며 3%대를 간신히 유지했다.

보험료로 거둬들인 돈으로 투자해 높은 수익을 남겨야 고금리 상품을 제공할 수 있는데, 떨어지는 기준금리로 수익이 발생하지 않자 예정이율도 떨어진다는 설명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기준금리 인하는 보험사에도 큰 부담”이라며 “금리 변동은 재무건전성에 영향을 미치지만, 높은 투자수익률을 기록하고 과거 고금리 상품을 감당하기 위해 대부분의 생보사들은 금리 인상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 제공=농협생명)
(사진 제공=농협생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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