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0.5%p 오를 확률 높아져…IFRS17 시행 8개월여 남아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시행을 8개월여 앞둔 가운데, 미국 금리 인상이 본격화되면서 국내 보험회사들의 건전성 문제가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 금리 인상은 순이익을 늘리는데 용이한 반면, 건전성을 악화시키는 요인이기 때문이다.

생명보험사를 필두로 막바지 자본확충 행렬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 美, 5월 기준금리 인상 예고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연준) 파월 의장은 전날(현지시간) 전미기업경제협회 컨퍼런스에 참석해 올해 6차례 기준금리 인상 의사를 밝혔다.

파월 연준 의장은 이날 고용시장이 매우 강하고 인플레이션이 높다며 통화정책 스탠스(입지)를 더 중립적 수준으로 되돌리기 위해 신속하게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지난 2년간 0~0.25% 수준이었던 미국 기준금리가 연말 1.9%까지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남은 6차례 매번 0.25%씩 오른다는 의미인데, 파월 의장은 0.5%p 인상을 시사했다.

미국발 기준금리 인상이 코앞까지 다가오면서 보험사들의 건전성 유지 및 개선 문제가 시급해졌다.

금리 인상은 일반적으로 보험사의 건전성을 나타내는 지급여력(RBC)비율을 떨어뜨린다. 금리 인상 시 채권 가격이 하락해 매도가능증권으로 분류된 채권의 평가이익이 하락하면서다.

이때 줄어든 채권 평가이익은 고스란히 자본에 반영되면서 RBC비율이 떨어진다.

이런 가운데 보험업계는 내년 부채의 시가평가를 골자로 하는 IFRS17을 맞이한다. 동시에 IFRS17을 평가하는 신지급여력제도(K-ICS)도 시행된다.

두 제도의 시행은 보험사의 건전성 하락에 따른 자본확충을 요구한다. 현행 회계기준에서도 금리 하락으로 건전성이 악화되지만, 제도가 시행되면 건전성 하락폭은 더 커진다.

이는 보험사가 소비자와의 계약으로 인해 돌려줘야 하는 보험금 등 회사 건전성을 더 깐깐하게 보기 때문이다.

특히 과거 높은 금리의 상품을 판매했던 생보사들의 부담은 더욱 가중될 것으로 전망된다.

생명보험의 특성상 수십년을 보장해주거나 만기인 상품을 판매했는데, 이는 보험사의 부채를 크게 높이기 때문이다.

이 같은 이유로 한화생명은 지난해 사상 최대 순이익을 달성하고도 주주환원 정책인 배당을 하지 않은 바 있다.

배당을 할 수 있는 재원은 있지만, 제도에 대비한 준비금 마련 등이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반면 손해보험사는 고금리 장기 상품이 없어 순이익 개선에 긍정적이다.

투자 측면에서는 금리 인상에 따른 투자이익률 개선이 예상되고, 새 회계기준 도입 시 미래 이익 증진으로 순이익은 더 늘어날 것으로 업계는 관측한다.

◇ 보험업계, 막바지 자본확충 분주

미국발 금리 인상이 본격화되면 순이익 개선 측면에서는 긍정적이지만, 건전성이 악화하는 만큼 보험사들은 막바지 자본확충에 열을 올리고 있다.

농협생명은 이달 중 25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를 발행한다. 오는 24일 수요예측 결과를 고려해 최대 5000억원까지 고려하고 있다. 한화손해보험의 경우에도 2500억원의 후순위채를 발행한 바 있다.

흥국생명은 이달 말 5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한다.

롯데손해보험의 경우 부동산 매각을 통해 자본확충 했다. 롯데손보는 지난해 서울 남창동 본사 사옥을 매각해 2240억원을 확보했다.

이 외에도 신한라이프는 직원 연수용 천안 연수원을 매각했고, 하나손보는 서울 종로구 인의동 소재 사옥을 매각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미국 기준금리 인상은 국내 기준금리 상승으로 이어진다”며 “국내외 금리가 오르면 투자이익 부문에서는 호재일 수 있으나 건전성은 떨어질 수 있는 만큼 보험사들의 자본확충이 분주한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 출처=Pixabay)
(사진 출처=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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