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상권 침해”…GA와 갈등 빚나

토스가 ‘토스보험파트너’를 통해 고객 데이터베이스(DB)를 무료로 제공하는 방식으로 설계사들을 끌어모으고 있다. 

토스는 마이데이터 사업자로 방대한 고객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어 기존 법인보험대리점(GA)과의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 토스, 보험채널 ‘몸집 불리기’ 나서

1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토스는 자사 애플리케이션(앱) ‘토스보험파트너’ 가입 보험설계사들에게 고객 DB를 제공하고 있다.

토스보험파트너는 앱에 가입한 설계사가 다른 설계사를 초대할 경우 고객 한 명의 DB를 제공한다.

고객 DB를 제공받은 설계사는 토스보험파트너 내에서 고객과 연결되며, 보장분석을 통해 보험 상품을 제안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성사되는 계약 건에 대해서는 해당 GA로부터 수수료를 지급받는다.

토스보험파트너는 보험설계사 전용 앱으로, 설계사 등록 인증을 거쳐 가입 가능하다. 이달 초 가입자는 전속·비전속을 포함해 모두 13만명에 달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설계사들을 사로잡는 건 고객 DB 아니면 수수료”라며 “토스인슈어런스가 대면 영업 방식으로 전환한 상황에서, DB영업에 매력을 느낀 설계사들이 이동하기 쉽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토스 관계자는 "토스보험파트너의 운영 방식은 다양한 GA 소속의 설계사 영업을 지원하는 차원이지, 설계사들을 토스인슈어런스로 모시기 위함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토스는 현재 토스보험파트너와 토스인슈어런스를 독립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토스인슈어런스는 2018년 11월 출범한 토스 자회사 GA다. 출범 당시 토스인슈어런스는 업계 최초로 정규직 설계사를 고용해 TM 영업에 주력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러나 영업 한계에 부딪히면서 지난달부터 정규직 설계사 시스템을 폐지하고, 대면 영업에 집중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기존 70여명의 설계사 가운데 일부는 위촉직으로 전환됐고, 일부는 토스 계열사인 토스페이먼츠, 토스증권 영업 부문 등으로 이동했다.

현재 토스인슈어런스는 위촉직 설계사들에게 매일 2개의 고객 DB를 제공하고 있다. 한 설계사가 최소 2명에게 보험 보장분석을 실시할 수 있다는 의미다.

또한 설계사들을 대상으로 보험사에서 받는 수수료의 75%를 제공하고 있다. 통상적인 설계사 수수료는 60~70% 수준이며, 텔레마케팅(TM) 전문 GA의 경우 고객 DB 구매 비용이 큰 비중을 차지하므로 40~50%까지 내려간다.

토스인슈어런스는 올해 안으로 위촉직 설계사를 100명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 빅테크-GA간 정보 불균형 초래

일각에서는 토스가 대면 영업으로 전환하면서 위촉직 설계사들을 영입하기 위해 빅테크의 특권을 이용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플랫폼 이용자 수가 많은 토스 입장에서는 설계사 확보로 영업을 활성화하기가 유리하다. 현재 토스 플랫폼 이용자는 200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토스는 지난해 마이데이터 사업에 진출, 관련 사업을 통해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마이데이터는 여러 금융사에 퍼져있는 개인의 금융정보를 한곳에 모아 제공하는 서비스다.

이에 따라 빅테크와 GA간 정보 불균형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신용정보업감독규정 일부개정고시안에 따르면, 마이데이터 사업자는 금융상품판매대리·중개업, 정보주체의 전송요구 및 전송요구 철회 업무의 보조·지원업무를 할 수 있다. 반면 보험업법 제87조의3에 따라 GA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업무 또는 보험계약의 모집 업무 이외의 업무를 할 수 없다.

GA업계 관계자는 “이는 출발선부터 다른 불공정한 경쟁”이라며 “이른바 골목상권 침해를 막기 위해서는 보험업법 등이 개정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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