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청약건, 기존 인기 상품 5분의 1 수준

삼성생명이 야심차게 선보인 치아보험의 판매 실적이 예상보다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상품 판매 강자인 삼성생명이 기대에 못 미치는 실적을 보이면서, 보험시장에서 치아보험의 수요가 예전보다 떨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 삼성생명, 틈새시장 공략 실패?

1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이 전날 출시한 치아보험·간편치아보험이 전국 법인보험대리점(GA) 지사 677개에서 하루 동안 계약된 건수는 2800여건으로 나타났다.

2800여건에 대한 총 신계약 보험료는 1억8000만원으로, 건당 평균 보험료는 약 6만원대다.

이는 삼성생명의 과거 타 상품 판매 실적과 대조적이라는 평가다.

앞서 삼성생명이 2019년 1월 출시한 치매보험은 하루 만에 약 1만5000여건이 계약됐다. 최근 출시한 치아보험의 5배가 넘는다.

지난해 생보업계 인기 상품으로 선정된 단기납 상품인 행복종신보험 역시 출시 첫날 약 18억200만원어치가 판매됐다. 계약 건수는 5444건, 건당 보험료는 약 33만1000원 수준이다.

특히 2018년 3월 선보인 치아보험은 하루 만에 2만5000여건의 판매 실적을 달성한 바 있다.

이 같은 판매 역량은 삼성생명의 방대한 영업조직에서 나온다. 삼성생명의 전속설계사 수는 지난해 11월말 기준 2만4578명으로, 보험업계 최다 수준이다.

이는 설계사 1명당 한 건의 신계약만 유치해도 판매량 2만건을 넘길 수 있는 수준이다.

삼성생명은 보장을 확대하고 가입 문턱을 낮추는 등 이번 치아보험을 야심차게 준비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치아보험은 판매 실적이 저조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생명 치아보험은 업계 최초로 치주질환 유병력자도 1년 이내 치과 치료가 없을 시 가입 가능하다. 

또한 ‘특정임플란트 치조골이식술’과 ‘재식립 임플란트’ 치료보장 특약을 신설해 임플란트와 관련된 보장도 확대했다. 소비자 치아 건강관리를 위해 현물, 덴탈케어 서비스도 제공한다.

가입은 치아보험의 경우 출생 후부터 70세까지, 간편 치아보험의 경우 30세부터 70세까지 가능하며 10년만기 갱신형으로 최대 100세까지 보장한다. 타사 온라인 치아보험이 만 3세에서 55세까지 가입 가능하고, 최대 80세까지 보장되는 데 비해 후한 편이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이번 주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한 데 따라 설계사의 대면 영업이 위축된 영향도 있을 것”이라며 “치아보험 담보가 한정적이다 보니 종신보험이나 건강보험과 비교하기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 치아보험, 가입 수요 감소

과거 치아보험은 중장년층 소비자의 새로운 수요를 발굴한 ‘틈새 상품’으로 꼽혔다.

이에 보험사들은 2018년부터 치아보험을 유행처럼 출시하기 시작했다. 실제로 치아보험 가입 건수는 지난 2019년 상반기 기준 444만건으로 2016년 하반기 335만건 대비 49.2% 증가했다.

하지만 치아보험 판매량이 급증하면서 민원도 대폭 늘었다. 2019년 상반기 손해보험사 치아보험 보험금 산정‧지급 유형의 민원은 356건으로 전년 동기 230건에 비해 54.8%나 뛰었다.

이에 따라 오히려 치아보험에 대해 좋지 않은 인식을 가지는 소비자도 늘었다. 치아보험에 가입하기보다 치료비용으로 조금씩 돈을 모으는 게 현명하다는 것이다.

특히 브릿지나 임플란트 등의 보철치료는 상품에 따라 다르지만 면책기간이 경과해야 보험금을 청구할 수 있다. 통상 치아보험은 해당 치료를 위해 가입하는 상품인데, 면책기간 내에 치료를 받아야 하는 상황이 발생한다면 치료비 일부 또는 전부를 부담해야 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면책기간이 지나도 치과에 갈 일이 없는 한 보험료는 계속 납부해야 하는데, 이 때문에 치아보험 가입을 선호하지 않는 소비자도 많다”고 설명했다.

(사진 제공=삼성생명)
(사진 제공=삼성생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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