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류 표준화…영업개시 기간 축소 기대

법인보험대리점(GA) 설계사 등록·위촉 서류 간소화 작업이 오는 4월 시행될 예정이다. 수년간 진전이 없었던 만큼 이번에는 제대로 시행될 수 있을지 GA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 생보협회 “규정 개정 작업 중”

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올해 초부터 시행될 예정이었던 GA 설계사 등록·위촉 서류 간소화 작업이 지연되고 있다.

앞서 금융감독원과 생명·손해보험협회, 보험대리점협회는 지난해 11월 GA 설계사 등록서류 간소화를 위한 회의를 개최하고, 연말까지 표준안을 만들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GA 설계사 등록서류 간소화는 보험사별 설계사 등록서류를 표준화하는 게 골자다. 해당 서류는 ▲보험모집의사확인서(준법준수서약서,완전판매준수서약서 포함) ▲개인신용정보동의서 ▲모집경력 조회동의서 ▲정보보안서약서 등 4가지다.

현재 GA 설계사가 보험사 상품을 판매하기 위해서는 원수사를 통해 회사별 서류 양식을 제출해 설계사 등록을 완료하고, 코드(사번)을 발급받는 시스템이다.

문제는 코드를 발급받는 과정에서 생보사별 서류 양식이 제각각이라는 점이다.

생보사의 경우 GA 설계사 위촉 시 삼성·한화·신한생명 등 16개사가 개인정보 수집·이용, 제공, 조회 동의서를 요구하고 있으며, 메트라이프·농협·DB명 등 15개사는 정보보안서약서를 받고 있다.

반면 손보사의 경우 한 회사에 위촉 신청 서류 보내면 다른 회사들과 설계사 위촉 정보를 공유해 바로 회사별 코드 발급이 가능하다.

GA 설계사 등록서류가 표준화되면 등록 대리점은 기본서류 원본을 보관하고, 보험사는 소속 GA의 원본대조필을 획득한 기본서류 스캔본을 보관하면 된다.

GA 설계사 등록·위촉 서류 간소화의 필요성은 수년간 제기돼왔다. 복잡한 절차로 인해 영업개시 시점이 미뤄진다는 이유에서다.

2018년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병욱 의원은 “설계사 등록·위촉의 무자격 기간이 장기화되면 업무 생산성이 떨어질 수 있으며, 타인의 코드를 사용하는 경유계약이 발생할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같은 해 ‘보험모집현황 및 보험대리점 소속 설계사 등록‧위촉 프로세스 현황’에 따르면, 법인보험대리점 소속 설계사 등록부터 개별 생명보험 상품 판매까지 평균 소요기간은 22일이다. 설계사 한 명이 준비해야 하는 서류는 일반상품 판매 시 128쪽, 변액상품 판매 시 177쪽이다.

생보협회는 오는 4월 1일을 목표로 GA 설계사 등록서류 간소화를 위한 작업을 실시하고 있다. 당초 올해 2월부터 시행할 계획이었지만, 관련 규정 개정 작업이 늦어지면서 지연됐다.

생보협회는 수년간 업계에서 논의돼왔던 사안이 이미 한 차례 미뤄진 만큼, 관련 작업에 더욱 속도를 높일 예정이다.

생보협회 관계자는 “서류 양식이나 동의서 내용 등 실무적인 부분에서 시간이 많이 소요되고 있다”며 “빠른 시일 내에 시행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 ‘불량 설계사’ 거름망 사라질까

일각에서는 GA 설계사 위촉서류 간소화가 시행될 경우 불건전한 방식으로 모집하는 설계사들을 걸러낼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생보사의 경우 장기보험, 종신보험 등 고액보험을 판매하다 보니 일명 ‘먹튀’ 설계사들을 사전에 가려낼 필요가 있다. 그런데 생보사별로 서류를 제출받는 방식이 거름망 역할을 한다는 설명이다.

예를 들어 신용불량 이력이 있거나 동종업계 이직이 너무 잦은 설계사의 경우 위촉 시 고려사항이 될 수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생보사의 경우 개별 신청 건을 통해 설계사에게 코드를 지급하는 형태로 짧은 시간에 여러 사항을 확인하고 있다”며 “간소화가 시행된다면 이런 부분이 방해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사진 출처=픽사베이)
(사진 출처=픽사베이)

 

저작권자 © 보험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