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생명·KB손보, 잇따라 관련 서비스 출시

교보생명이 보험업계 최초로 마이데이터(본인신용정보관리업) 서비스 '피치'를 출시했다. KB손해보험도 내달 통합보험금 청구시스템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들 보험사는 마이데이터 서비스 선두주자로서 변화에 빠르게 대응하는 동시에 시장을 확장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 보험사, 마이데이터 서비스 본격 제공

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교보생명은 전날 마이데이터 서비스 ‘피치(Peach)’를 출시했다고 밝혔다.

마이데이터는 은행, 카드, 보험, 증권사 등 금융권 전반에 분산된 고객 개인신용정보를 모아 하나의 앱(애플리케이션)에서 관리할 수 있도록 설계한 맞춤형 서비스다.

교보생명의 ‘피치’는 금융과 건강생활 전반을 관리해준다. 세부 서비스는 ▲손안의 금융비서 ▲생애자산 설계 ▲건강자금 관리 ▲맞춤형 금융교육 ▲아트 앤 컬쳐(Art&Culture) ▲생활 속 기부 등 6가지로 구성돼 있다.

고객은 ‘손안의 금융비서’를 통해 나의 금융정보를 한눈에 보고 쉽게 관리할 수 있다. 또 ‘생애 자산 설계’로 원하는 생애 목표를 설정하고, 소득과 지출을 토대로 셀프 재무컨설팅을 실시할 수 있다. ‘건강자금 관리’는 현재 건강 상태를 기반으로 주요 질병의 발병률과 생애 의료비를 예측하고, 소득과 보장성향을 분석해 내게 꼭 맞는 보험 보장을 준비할 수 있는 서비스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전사적으로 마이데이터에 힘을 쏟고 있다”며 “보험업계에서 좋은 선례가 될 수 있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KB손해보험도 오는 3월 말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오픈한다.

KB손보는 보험 보장분석 서비스를 포함한 ‘통합보험금 청구시스템’을 준비 중이다. KB손보 가입자가 아니더라도 푸르덴셜생명, KB생명 등 KB금융그룹 계열사 내 보험사를 포함해 모든 보험사의 실손보험금을 청구할 수 있다.

KB손보는 마이데이터 사업을 크게 ▲개인자산관리 서비스(PFM) ▲오픈 인슈어런스 ▲헬스케어 연계 등으로 나눠 이를 중심으로 세부 서비스를 구축한다. 이를 통해 어려운 보험 상품에 쉽게 접근하고 이해할 수 있도록 한다는 구상이다.

KB손보 관계자는 “내달 마이데이터 서비스 출시를 위해 준비하고 있다”며 “마이데이터 시장에 일찍 뛰어든 만큼 관련 서비스 개발이나 변화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유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마이데이터 사업 본허가를 획득한 보험사는 교보생명과 KB손해보험뿐이다. 보험업계는 확실한 수익모델이 없는 마이데이터 사업에 적극적이지 않은 분위기다.

다만, 공공 의료데이터가 개방될 경우 마이데이터 서비스 활용도가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보험업의 특성상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나 건강보험공단이 보유한 의료데이터가 포함되지 않으면 실효성이 낮다.

공공 의료데이터를 확보하면 보험 가입이 쉽지 않은 고혈압·당뇨 등 유병자 전용 상품을 출시할 수 있고, 새로운 위험을 보장하는 상품개발이 가능해진다. 가령 인공수정, 체외수정 등 난임 치료를 보장하는 난임 보험 등을 개발할 수 있다.

◇ 보험업계-시민단체, 의료데이터 놓고 ‘대립’

보험사들은 현재 의료계와 시민단체의 반대에 부딪혀 공공 의료데이터를 제공받지 못하고 있다. 민간 보험사들이 의료데이터를 이용해 보험 가입 기준을 높이거나 거절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건강보험공단(건보공단)은 지난해 9월 국민건강정보 자료제공심의위원회를 열어 5개 보험사(한화생명·삼성생명·교보생명·현대해상·KB손해보험)의 자료에 ‘미승인’ 결정을 내렸다.

앞서 이들 보험사는 건보공단에 2002~2019년 건보 가입자 모집단 2%의 장애·사망·진료·건강검진·요양기관이용 등 의료데이터가 담긴 코호트(동일 사건을 경험한 인구집단) 데이터를 요청한 바 있다.

이후 한화생명이 같은 건에 대해 제공 양식을 보강해 데이터를 재요청했고, 지난달 25일 심의위가 열릴 계획이었지만 시민단체의 반대로 돌연 연기된 상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공공 의료데이터가 오픈되면 건강정보와 금융정보의 결합을 통해 타 금융권과 차별화된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며 “지금으로써는 의료데이터 개방 가능성을 열어두고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갖춰놓는 게 최선”이라고 설명했다.

교보생명, KB손해보험(사진 제공=각사)
교보생명, KB손해보험(사진 제공=각사)

 

저작권자 © 보험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