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책, 기간 제한으로 또 올려…설계사 쇼핑 포인트도 지급

현대해상이 과거 판매한 실손의료보험(이하 실손보험)의 4세대 전환을 위해 높은 시책을 내건 이후 일시적으로 더 확대 제공한다. 지난달 대비 100% 가량 인상하면서 설계사들의 전환 판매를 유도하기 위해서다.

금융당국도 4세대 실손보험 전환 압박을 가한 만큼 구 실손보험을 판매한 손보사들의 높은 시책 제공에 따른 전환 방침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 판매 시책 100% 더 인상

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현대해상은 이날부터 이달 말(28일)까지 4세대 실손보험 전환 시책을 기존 대비 100% 인상하기로 했다.

구체적으로 보면 구 실손보험의 단독 전환 건에 대해서는 체결 보험료의 550%를 설계사 판매 시상으로 제공한다.

장기인보험과 연계해 전환한 경우 실손보험료의 750%를 시상으로 지급한다.

여기에 단독 판매 혹은 장기인보험 연계 판매 건수에 따라 하이몰 포인트를 지급한다. 예컨대 3건 이상 전환 시 전환 실손보험료에 100%를 곱해 지급하기로 했다.

하이몰은 현대해상이 제휴한 업체 상품을 설계사들이 더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는 온라인 쇼핑몰을 말한다.

4세대 실손보험을 전환하는데 다른 시상이 적용되는 건, 장기인보험이 수익성이 높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손해보험사 상품은 보험료 납입기간이 짧지만, 장기인보험의 경우 보험료 납입 기간이 설계에 따라 최대 수십년까지 길어져 대표 수익성 상품으로 손꼽히는 만큼 연계 판매를 권유하는 셈이다.

현대해상이 지난달 높은 시책을 내건 이후 더 높인 건 예상보다 전환율이 높지 않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1세대 실손보험 가입자의 4세대 전환 건수는 지난달 중순까지 약 3만건에 못 미친다. 이는 4세대 실손보험 판매 건수의 9.2%에 불과한 수준이다.

2세대 실손보험에서 4세대로 갈아타는 건수도 2만2103건(7.3%)에 불과해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4세대 실손보험을 판매하는 전체 보험사의 실적이 낮은 가운데, 현대해상에서 전환한 비중도 높지 않을 것으로 풀이된다.

결과적으로 보험사들이 4세대 전환용 실손보험을 출시해 높은 시책까지 내걸었지만, 전환을 희망하는 소비자가 적어 갈아타는 고객이 드물다는 설명이다.

실제 현대해상은 지난해부터 4세대 실손보험 실적이 높은 설계사를 선정해 고가의 가전제품을 제공하고 있으며, 지난달에는 4세대 단독 전환 시 450%, 장기인보험 연계 시 650% 시상 지급을 내건 바 있다.

◇ 타사, 전환 고심 깊어질 듯

최근 금융당국도 4세대 실손보험 전환 유도를 압박하면서 다른 보험사들의 시상 강화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은 지난달 실손보험 적자를 줄이기 위한 협의체를 출범시키면서 ▲비급여진료 관리 강화 ▲상품체계 개편 ▲실손보험 청구 전산화 ▲공·사보험의 역할 재정립 ▲보험사기 예방 등을 검토하기로 했다.

그러면서 4세대 실손보험 전환 실적은 경영실태평가(RAAS)에 반영한다고 밝혔다.

4세대 실손보험은 기존 상품 대비 자기부담금 비중이 높아지는 만큼 니즈가 떨어져 영업현장에서 실적을 높이기 어려운데, 이를 RAAS에 반영한다고 하면서 보험사들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DB손해보험은 지난달 실손보험 시상을 강화한 가운데, 삼성화재와 KB손보의 고민도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4세대 전환에 미온적 반응을 보일 경우 금융당국의 눈총을 받을 수 있는 데다, 상품 가입을 희망하는 고객을 경쟁사에 빼앗길 수 있어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시책을 올린다는 건 그만큼 더 무게를 싣는다는 의미”라며 “DB손보의 경우 이달 전환 시책을 하향 조정한 것으로 안다. 나름대로 조절을 하는 것인데, 현대해상은 예상보다 전환 실적이 낮아 판매 가치를 높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사진 제공=현대해상)
(사진 제공=현대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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