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농협손보, 미래에셋생명 줄줄이 올려
보험료 인하 효과…경쟁 심화 가능성

보험사들이 상품의 예정이율을 줄줄이 인상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국내외 기준금리가 올랐고, 올해도 수차례 인상이 예고되면서 선반영해 영업에 활용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3개 보험사가 선제적으로 이율을 인상해 경쟁 촉진이 예상되는 만큼, 업계 전반적으로 하락세였던 예정이율이 오를 것으로 보인다.

◇ 3개사, 예정이율 속속 인상

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DB손해보험은 이달부터 종합보험, 자녀보험 등 주력으로 판매하는 장기인보험 상품의 예정이율을 0.25%p 인상한다.

예정이율은 고객에게 받은 보험료를 운용해 보험금을 지급할 때까지 얻을 수 있는 보험사의 예상 수익률이다. 예정이율이 올라가면 보험사의 수익이 더 올라갈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고객의 보험료 부담은 낮아진다. 대체로 0.25%p의 예정이율 인상 시 보험료는 5~7% 가량 낮아진다.

농협손보도 예정이율을 2.25%에서 2.5%로 0.25%p 인상을 통해 보험료를 내린다. 해당 상품은 ‘가성비굿플러스어린이보험’, ‘가성비굿건강보험’, ‘간편한가성비플러스건강보험’ 등이다.

농협손보가 GA에 배포한 영업자료에 따르면 이번 예정이율 인상으로 어린이보험은 7.8%p, 건강보험은 4.7%p, 플러스건강보험은 4.2%p 보험료 인하 효과가 발생한다.

미래에셋생명은 지난해까지 판매하던 1.9% 적용이율 상품의 판매를 중단하고, 2.2% 이율의 신상품을 출시하는 방식으로 높였다.

미래에셋생명은 ‘변액유니버셜종신보험 무배당 두 개의 약속’을 지난해까지만 판매했다. 이를 대체하기 위한 상품으로는 ‘변액종신보험 무배당 미래의 약속’을 출시해 판매한다.

보험사들의 예정이율 변동은 일반적으로 4월에 이뤄졌다. 과거에는 보험업계 결산 시기가 3월이라는 점을 감안해 FY(Fiscal Year)를 사용, 4월에 이율을 변동했다. 현재는 CY(Calendar Year)를 사용하고 있지만, 옛 관행이 남아 여전히 4월에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

그럼에도 연초부터 예정이율을 올리는 건 선제적으로 시장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서다.

주력 상품의 보험료 인하는 연 초회보험료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GA채널에서 1월 실적을 끌어올릴 수 있는 강력한 무기가 된다. GA채널은 3개 상품을 의무적으로 비교 판매해야 하는데, 보험료가 저렴할 경우 타사와의 경쟁에서 선택받을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일부 보험사들이 선제적으로 예정이율을 높이면서 매출 경쟁을 벌이는 다른 보험사들도 점진적으로 이율 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내달 초 설날까지 앞두고 있는 만큼 속속 예정이율 인상 단행이 예상된다. 명절을 앞둔 경우 절판마케팅이 이뤄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 기준금리 인상, 예정이율로 이어져

보험사들이 그간 떨군 예정이율을 다시 올릴 수 있었던 건 지난해부터 국내외 기준금리 인상 소식에 따른 것이다.

우리나라 기준금리는 지난해 2차례 올랐다. 이어 올해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3차례 금리 인상 단행을 예고하고 있는 상태다.

미국 기준금리 인상이 확실시 되면 국내 금리도 동반 상승할 것으로 전망되는데, 이럴 경우 보험사 입장에서는 자산운용수익률이 늘어날 수 있다. 예정이율을 올리는 이유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국내외 기준금리 인상과 전망으로 보험사들이 예정이율 인상을 단행하는데, 선제적으로 나선다는 건 매출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것”이라며 “다른 보험사들도 경쟁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 이율을 높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설 연휴를 앞두고 있는 만큼 예정이율을 추가로 인하하는 보험사들이 있을 것”이라며 “제로금리 시대에서 다시 반등하면서 가계 부담은 증가할 수 있지만, 보험 부분에서는 긍정적인 효과가 있어 신규 고객 유입이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사진 제공=DB손해보험)
(사진 제공=DB손해보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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