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FRS17 체제서는 부채 인식...비중 증가 우려도

올해 상반기 생명보험 업계의 신계약액이 지난해보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라 대면 영업이 제한된 탓으로 분석되는데, 특히 보장성보험에서 감소한 반면 저축성보험에서 증가해 주목된다.

저축성보험 비중이 다시 높아지면서 새롭게 도입되는 회계기준에서 재무건전성에 미칠 부정적 영향도 우려 요인으로 제기된다. 

보장성보험 신계약액 4.5% 감소...저축성보험은 34% 급증

13일 생명보험협회 통계 자료에 따르면 올 상반기 생보사의 신계약액은 155조8218억원으로 전년 동기(156조7474억원) 대비 0.59%(9256억원) 하락했다.

코로나19가 지난해 이어 올해도 계속되면서 보험사 대면 영업이 제한되고 있기 때문에 신규 판매에 영향이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연초보유계약액에서 신계약액이 차지하는 비율인 신계약률도 6.6%에서 6.5%로 0.1%포인트(p) 감소했다.

특히 보장성보험 부문에서는 신계약액이 하락했지만 저축성보험에서는 오히려 증가했다. 보장성보험은 134조6129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에 비해 4.5%(6조3092억원) 떨어졌다. 반면 저축성보험은 21조2089억원을 기록해 34%(5조3836억원) 급증했다.

저축성보험이 전체 신계약액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같은 기간 10.1%에서 13.6%로 3.5%p 증가했다.

저축성보험은 위험 보장 기능과 함께 중장기적 목돈 마련을 위해 저축 기능을 겸한 상품으로, 가입자가 납입한 보험료보다 만기 시 지급받는 환급 금액이 더욱 크다.

생보사 판매 채널 가운데 대다수를 차지하는 방카슈랑스(은행 창구에서 보험 상품 판매)에서 주로 다루고 있는 상품 부문이 저축성보험이기도 하다.

최근에는 시장 금리가 상승하면서 찾는 고객이 늘었다. 보험연구원 자료에 의하면 생명보험 신계약에서 저축성보험 비중은 지난해 1월 8.2% 수준이었지만 올해 3월에는 13.6%까지 증가했다.

그간 지속됐던 저금리 여파에 따라 10% 아래에서 머무르다가 시장 금리가 올라가면서 저축성보험 공시이율도 높아졌다는 설명이다.

공시이율은 적립보험료(보험료에서 사업비를 제외하고 보험금을 지급하기 위해 적립하는 보험료)에 적용되는 이자율인데, 저축성보험의 공시기준이율이 정기예금이자율과 벌어졌다는 것이다.

저축성보험의 공시기준이율과 정기예금이자율 차이는 지난해 10월 1.0%p까지 커졌다가 올해 3월 1.2%p까지 확대됐다. 다만 최근에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하면서 정기예금이자율이 오른 반면 저축성보험의 공시이율은 제자리인 모양새다.

다시 증가하는 저축성보험 비중...IFRS17 체제서는 우려 요인

저축성보험에 시선이 쏠리면서 한편으론 재무건전성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오는 2023년 도입되는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체제서는 보험 부채가 원가 평가에서 시가 평가로 바뀌는데 저축성보험의 경우 대다수 부채로 인식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보험업계서는 저축성보험을 줄이고 보장성보험을 늘리는 작업을 실행해 왔다. 저축성보험의 신계약액은 지난 2016년 56조4482억원에서 2017년 49조4278억원, 2018년 35조9062억원, 2019년 30조6406억원까지 지속적으로 감소했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33조3038억원으로 다시 증가했다.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대면 영업이 위축되자 방카슈랑스 채널에서 판매가 증가했고, 사모펀드 사태로 보험 상품을 찾는 고객도 늘었기 때문이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방카슈랑스 채널이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는데 여기서 다루는 주요한 상품이 저축성보험이다”라며 “그동안 은행 예금이 저금리인 상황에서 새로운 투자처를 찾던 사람들이 몰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사진 출처=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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