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개 보험사가 2조7860억원 규모 자금 모집
2023년 IFRS17 도입에 선제적 대응 차원

올해도 보험사들의 자본확충 노력이 계속되고 있다. 2023년 새 국제회계기준 IFRS17이 시행되면서 선제적으로 재무건전성을 개선하기 위해서다. 보험사들이 자체적 혹은 보험개발원과 결산 시스템을 구축한 만큼 내년까지 자본확충 노력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 자본확충 규모 3조원 육박

1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교보생명은 전날 이사회를 열어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결의했다. 발행 시기는 다음 달 중이며, 규모는 3000억원에서 최대 5000억원까지 한다는 계획이다.

교보생명은 이번 자본확충으로 안정적인 자본 적정성 관리와 금융환경 변화 등 다양한 리스크 요인에 대비하고, 본업 경쟁력까지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KB생명은 최근 700억원 규모 후순위채 발행을 추진했다. 10년 만기, 5년 콜옵션 조건인 수요예측에 1680억원의 자금이 몰렸다.

지난 6월에는 푸본현대생명, DB손해보험, 캐롯손해보험 등 3개사가 자본확충에 성공했다.

푸본현대생명은 458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완료하며 지급여력(RBC)비율을 178%에서 47%포인트 올린 225%까지 끌어올렸다.

DB손보는 499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 발행에 성공했다. 당초 3000억원 규모로 발행할 계획이었지만, 수요예측서 2배 이상인 6880억원이 몰리면서 발행 규모를 늘렸다. 후순위채 발행으로 RBC비율은 3월 말 기준 지난해 195.2%에서 209.3%까지 늘었다.

캐롯손보는 유상증자를 통한 1000억원 규모의 투자 유치를 성공했다. 유상증자는 전액 기존 주주들로 이뤄졌으며, SK텔레콤은 자회사인 티맵모빌리티가 제3자배정방식을 통해 10% 지분을 신규 참여했고, 한화손보는 100억원을 더해 61.6%를 출자했다.

지난 5월에는 현대해상이 3500억원 규모로 후순위채를 발행했다고 공시했다. 현대해상은 이번 후순위채 발행으로 2분기 RBC비율이 전분기보다 6.8%포인트 오른 197%를 기록했다.

이 외에 KB손보와 메리츠화재는 지난 4월 각각 3790억원, 20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를 발행했다. KB손보의 경우 올해 안에 총 8000억원 규모로 발행하기로 하면서 하반기 추가 발행이 예상된다.

미래에셋생명 3월 업계 최초 ESG인증 받은 3000억원 규모 후순위채권 발행에 성공했다.

한편, RBC비율은 고객이 일시에 보험금을 청구했을 때 지급할 수 있는 능력을 나타낸 수치로 보험업법에서는 100%, 금융당국은 150% 이상을 권고하고 있다. 보험사의 대표 건전성 지표로 사용된다.

◇ 자본확충, 이자 부담도 만만치 않아

보험사들이 자본확충에 분주한 이유는 2023년 IFRS17과 K-ICS가 시행되면서다. IFRS17은 보험사의 부채를 현행 원가 평가에서 시가 평가하는 것으로 바뀐다는 게 핵심이다.

IFRS17이 도입되면 저축성보험의 경우 대부분 부채로 인식된다. 이 때문에 생보사들은 과거에 판매한 고금리 확정형 상품에 대한 부채 부담이 손보사 대비 크다.

특히 K-ICS는 현재 지급여력제도보다 보험사의 자본 규제가 까다롭다. 예컨대 K-ICS가 적용되면 현재 보험사들의 RBC비율은 대체로 떨어진다.

이에 보험사들이 자본확충에 나서고 있지만, 이자 부담 문제도 있다. 후순위채나 신종자본증권은 외부 자본을 빌려오는 방법인데, 발행금액이 커질수록 이자상환 부담도 커지기 때문이다.

보험사들이 후순위채 및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하면서 약속한 3~6%대 이자를 적용하면 1조원 규모 발행 시 약 300억~600억원대 이자를 내야 한다는 뜻이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보험사들이 RBC비율 개선을 위해 후순위채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하고 있지만, 이자 부담도 적지 않아 자본 여력이 마냥 탄탄해졌다고 볼 수 만은 없다”고 말했다.

(사진 출처=Pixabay)
(사진 출처=Pixabay)

 

저작권자 © 보험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