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결산, 전년비 20% 안팎 증가
메리츠화재 넘고 삼성화재 바짝 추격

2위권 경쟁을 하고 있는 현대해상과 DB손보가 장기인보험 시장에서 점유율 1위 삼성화재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삼성화재와 메리츠화재의 1위 경쟁이 느슨해진 반면, 고삐를 죄며 시장 점유율을 높이는 모양새다.

◇ 2위사의 반란, 1위 ‘목전’

20일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상반기 상위 5개 손보사가 거둬들인 장기인보험 매출(가마감)은 3331억원으로 전년 동기(3080억8300만원) 대비 250억1700만원(8.12%) 증가했다.

회사별로 보면 삼성화재(749억2500만원)이 가장 높은 매출을 기록했고, 현대해상(718억7800만원), DB손보(707억7500만원), 메리츠화재(660억6200만원), KB손보(494억6000만원) 순이었다.

매출 증가액이 가장 눈에 띄는 곳은 현대해상과 DB손보다.

현대해상은 상반기 기준 지난해 591억7200만원의 장기인보험 실적을 기록했다. 1년 만에 127억600만원(21.4%) 끌어올린 셈이다. 같은 기간 DB손보도 600억3200만원에서 107억4300만원(17.8%) 늘리는 데 성공했다.

특히 현대해상은 지난 6월 한 달 매출로는 장기인보험 실적이 163억5600만원으로 업계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6월이 상반기 마감 때문에 전반적으로 실적이 높은 시기라는 점을 감안해도 압도적으로 높은 수준이다.

이러한 실적은 지난해와 올해 상반기 삼성화재, 메리츠화재의 해당 월 실적보다 높은 수치다. 이전까지 가장 높은 실적은 삼성화재의 3월(161억7500만원) 매출이다.

현대해상의 장기인보험 실적 견인은 법인보험대리점(GA)가 주도했다. 현대해상은 지난 1~4월 월평균 GA 매출 60억1400만원을 거두며 시장 점유율 21.3%를 차지했다. 20%를 넘어선 것은 손보사 중 유일하다.

같은 기간 DB손보도 월평균 매출이 53억4700만원으로 GA채널 시장 점유율 18.9%를 기록했다. 1년 전(16.2%)과 비교하면 크게 오른 수치다.

삼성화재와 메리츠화재의 과열 경쟁이 잠시 주춤해진 영향도 있다.

메리츠화재는 2018년부터 수익성이 높은 장기인보험 상품에 드라이브를 걸며 공격적인 행보를 보였다. 이에 2019년 12개월 중 6개월을 삼성화재를 제치며 장기인보험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한 바 있다. 삼성화재도 이에 대응하고자 인수기준 완화 및 보험금 한도를 확대하는 등 맞불을 놨다.

이후 두 손보사는 지난해 위험률 높은 고객 유입을 염두해 손해율 관리를 시작했고, 현재까지 그러한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회사 내부적으로도 장기인보험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다고 판단했다”며 “손해율 관리와 다른 사업에 더 집중한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KB손보는 상반기 장기인보험 시장에서 가장 큰 매출 증가율을 기록했다. KB손보의 장기인보험 매출(387억3600만원→494억6000만원) 증가율은 27.6%(107억2400만원)다.

◇ 장기인보험, IFRS17에도 긍정적

손보사들이 장기인보험 시장에 매진하는 이유는 2023년 시행 예정된 새 회계기준(IFRS17)과 이를 평가하는 K-ICS(신지급여력제도) 때문이다.

현행 회계제도에서는 이연상각제도에 따라 상품을 판매할 때 발생하는 신계약비를 7년 내 분할 상각할 수 있다. 보험료를 전부 받지 못한 상황에서 사업비를 한 번에 지출하는 게 부담이 될 수 있어, 비용을 나눠서 반영토록 한 것이다.

메리츠화재의 경우 신계약비를 7년으로 나눠 상각하는 대신 초년도에 분할 상각하고 있다. 드라이브를 강하게 걸면 사업비가 손실로 발생해 보험영업 손실이 커질 수 있다. 하지만 IFRS17이 도입될 경우 신계약비도 시가로 평가해 7년이 아닌 보험계약기간으로 나눠 상각하게 된다.

초년도에 사업비를 모두 비용처리할 경우 새 회계기준 도입 시 비차익이 발생할 수 있다는 의미다. 메리츠화재의 경우 최소 3000억원 이상이 순이익으로 반입될 것으로 보인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메리츠화재의 전략이 업계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며 “회계기준 도입에도 긍정적인 만큼 손보사들이 공격적으로 나서는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 제공=현대해상)
(사진 제공=현대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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