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다자보험 지분 98.8% 매각 결정
매각 시 생보업계 지각변동 불가피

중국 다자보험그룹이 매물로 나왔다. 동양생명과 ABL생명의 대주주인 다자생명보험의 최대주주가 매물로 나온 만큼 국내 계열사도 매각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대주주 매각으로 경영권 영향받나

1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중국 다자보험 지분의 98.8%가 매각된다. 매각 예상 금액은 약 6조원이다.

동양생명보험의 최대 주주는 다자생명보험이고, 다자생명보험의 최대주주가 다자보험그룹이다. 동양생명 외에도 ABL생명보험, ABA금융서비스 등이 다자보험 소속이다. 각 회사의 최대주주는 다자보험, 안방그룹홀딩스, ABL생명보험이다.

동양생명 주주 지분은 다자보험 42.01%, 안방그룹홀딩스 33.33%, 우리사주조합 0.49%, 동양생명보험 3.41% 비율로 구성돼 있다. 동양생명 3.4%는 자기주식을 의미한다.

ABL생명은 안방그룹홀딩스가 지분 100%를 소유하고 있다. ABL생명보험은 자회사형 법인보험대리점(GA) ABA금융서비스의 지분 100%를 갖고 있다.

다자보험이 매물로 나오면서 동양생명과 ABL생명의 경영권 영향과 매각설이 다시 제기되고 있다.

동양생명과 ABL생명이 각각 2015년, 2016년 안방보험에 인수된 이후 안방보험이 오너리스크로 다자보험으로 최대주주가 변경될 당시에는 지분 변동이 없었다. 하지만 민영 기업으로 넘어갈 경우 계열사 지분을 처분할 수 있어서다.

동양생명과 ABL생명은 아직 구체적인 방향이 정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두 회사 모두 대주주 관련 내용에 대해서 명확하게 전달받은 상황이 아니라서 지금 판단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ABL생명 관계자는 “대주주와 관련된 특별한 내용을 전달받은 상황이 아니다”라며 “한국내 독립법인이기 때문에 정상적으로 경영활동을 지속하겠다”라고 말했다.

동양생명 관계자는 “대주주 관련 내용은 아직 확인이 어렵다”며 “어떤 영향이 있을지는 향후를 지켜봐야 될 것 같다”라고 말했다.

한편 동양생명과 ABL생명보험은 현재 중국인이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동양생명과 ABL생명 대표이사는 각각 뤄젠룽, 시예저치앙 대표이사가 직무를 수행하고 있다.

◇ 생보업계 지각 변동 가능성

동양생명과 ABL생명이 매물로 나오면 생보업계 지각 변동이 또 한차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동양생명과 ABL생명은 과거에도 안방보험이 청산되기 전 매각설이 돌았다.

안방보험은 2015년 동양생명을 인수하고 다음해 ABL생명을 인수했으나, 안방보험 전 회장의 범죄 연루로 인해 중국금융당국의 관리를 받게 됐다. 중국보험감독관리위원회는 2018년 안방보험그룹을 위탁경영하고 2019년 다자보험그룹을 설립해 안방보험 자산을 이전했다.

동양생명은 KB금융그룹에 인수된 푸르덴셜생명이 매물로 나오기 전에는 가장 큰 매물로 거론됐다. 동양생명은 꾸준히 당기순이익을 시현하고 있으며,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 1065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636억원) 대비 167.4% 증가한 수치다.

특히 2023년 IFRS17 도입을 앞둔 가운데, 보장성보험 비중이 높다는 점에서 높은 몸값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ABL생명도 지난해 당기순이익 912억원을 기록하면서, 2배 이상 개선된 당기순이익 증가률을 보였다. 다만, 저축성보험 판매 비중이 높았다는 점이 꼬리표로 남아있다. ABL생명 자산규모는 20조3479억원이다.

생보사가 매물로 나오면 우리금융지주나 사모펀드가 관심을 가질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금융은 은행을 제외하면 비은행 계열사 이익이 적은 편이다. 사모펀드의 경우 단기적으로 이익을 시현하는 만큼 동양생명에 관심을 가질 가능성이 높다.

생보업계 관계자는 “아직 동양생명과 ABL생명보험의 매각을 언급하기는 이르지만, 매각이 된다면 자산규모와 시장 점유율에 따라 영향을 미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사진 출처=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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