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미래에셋생명, 현대해상·하나손보 신설 법인 출범
신한금융플러스, 인력 확충…ABA금융서비스는 증자
기존 판매자회사도 지난해부터 속속 흑자 전환 성공

수년간 계륵 취급을 받던 자회사형 GA에 대한 인식이 올해 크게 개선됐다. 대형 보험사들이 선제적으로 제판(상품 제조와 판매)분리에 대응하기 위해 신설 법인을 출범하고, 규모를 키우면서다. 과거 출범한 자회사형 GA들의 호실적 전환 소식까지 들려오면서 향후 입지가 더 두터워질 것으로 보인다.

◇ 보험사, 자회사형 GA 지원 지속

3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올해 자회사형 GA를 출범시킨 보험사는 한화생명, 미래에셋생명, 현대해상, 하나손보 등 4곳이다.

한화생명은 전속 설계사 전체를 이동시킨 물적 분할을 택하면서 지난 4월 한화금융서비스를 출범시켰다. 총 자본금은 6500억원, 영업기관 500여개, 임직원 1300여명, 설계사 수만 1만9000여명으로 GA 중 가장 큰 규모로 단숨에 GA업계 1위로 올라섰다.

한화금융서비스는 출범 한 달 만에 월납보험료 매출 기준 생명보험 50억원, 손해보험 6억5200만원을 기록했다. 이는 대형 GA인 지에이코리아를 넘어선 실적이다.

한화생명은 한화금융서비스를 출범하기 이전 한화금융에셋과 한화라이프에셋 등 2개 자회사형 GA를 2000년대부터 운영했다. 하지만 최근을 제외하면 지속되는 적자 구조를 면치 못하는 상황이었다.

미래에셋생명은 한화생명보다 한 달 앞선 3월에 미래에셋금융서비스를 출범시켰다. 자본금은 900억원, 41개 사업본부, 설계사는 기존 미래에셋생명 전속 조직의 이동으로 3500명 규모로 이뤄졌다.

미래에셋금융서비스 대표이사는 하만덕 부회장이 맡았다. 하 부회장은 미래에셋생명에서 2011년 1월 미래에셋생명 사장으로 취임한 이후 보험업계 대표 장수 CEO로 꼽힐 정도로 경영 능력을 인정받은 인물이다.

업계에서는 하 부회장의 자회사형 GA 이동으로 미래에셋생명이 제판분리에 확고한 의지를 표명했다고 봤다. 미래에셋금융서비스도 2014년 출범 이후 줄곧 적자를 지속했지만, 보험 경력 35년의 하 부회장이 이를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해서다.

손보사 중에서는 현대해상과 하나손보가 자회사형 GA를 신설해 출범시켰다.

지난 2월에는 현대해상의 자회사형 GA 마이금융파트너가 설립됐다. 자본금은 200억원이며, 초기 설계사 규모는 5명 미만으로 다른 자회사형 GA 대비 소규모로 영업을 시작했다.

하나손보의 자회사형 GA 하나금융파트너는 3월 출범했다. 자본금은 200억원이며, 대표에는 대형 GA 리치앤코 출신 남상우 전 리치플래닛 대표가 선임됐다.

◇ 자회사형 GA 규모, 점진적 확대

지난해 8월 출범한 신한생명 자회사형 GA 신한금융플러스는 자본과 인력 확충에 집중했다. 지난 4월에는 300억원을 증자했고, 대형 GA 리더스금융판매의 일부 사업부를 인수해 설계사 규모를 3000명대로 늘렸다.

ABL생명은 자회사형 GA ABA금융서비스에 최근 49억원을 추가 증자했다. 이로써 ABA금융서비스의 자본금 규모는 189억원으로 늘었다.

십 수년간 운영된 자회사형 GA들도 그간의 적자를 탈피하고 호실적 구조로 개선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삼성생명 자회사형 GA인 삼성생명금융서비스는 지난해 25억1310만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1년 전(-50억4838만원)보다 크게 개선된 수치다.

같은 기간 미래에셋금융서비스는 신계약 수수료(74억2205만원→87억364만원)와 설계사 수(225명→228명) 모두 증가하는 성과를 거뒀다.

보험업계는 제판분리 기조가 가속화되면서 점진적으로 자회사형 GA의 입지가 기존 GA를 위협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1200%룰 시행과 고용보험 의무도입으로 재정적 부담이 가중된 기존 GA가 보험사의 막대한 자본력을 배경으로 한 자회사형 GA와의 경쟁에서 우위에 설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제판분리가 시작되고, 대형사들의 성과가 빠르게 나타나면서 업권 내 자회사형 GA에 대한 인식이 바뀐 건 확실하다”며 “자회사형 GA의 성장으로 금융당국의 GA에 대한 관리 감독이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 제공=한화생명)
(사진 제공=한화생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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