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세대 실손' 판매 미정…내달 1일 출시 불가능"

다음달 1일 '4세대' 실손의료보험(실손보험) 도입을 앞두고 ABL생명이 실손보험 판매 중단을 검토하고 있다.

ABL생명 관계자는 "4세대 실손보험 출시 여부를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고 14일 밝혔다.

다음달 1일 실손보험은 비급여(건강보험 미적용) 진료 이용량에 따라 보험료 할인·할증이 적용되는 상품으로 구조가 바뀐다. 기존 '3세대' 신(新)실손보험은 더는 팔리지 않는다.

새 상품 판매를 위한 준비에 필요한 시간을 고려하면 ABL생명은 다음달부터 실손보험 판매를 잠정 중단하게 된다.

ABL생명 관계자는 "4세대 실손을 취급할지 아직 저울질하고 있기 때문에 다음달 1일 출시는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ABL생명은 실손보험이 팔수록 손해가 나는 상품인데다 계약 보유량도 단체계약을 포함해 11만4천건(명)에 그쳐 판매 중단을 고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ABL생명이 판매를 중단한다면 실손보험을 판매하는 생명보험사는 6곳만 남게 된다. AIA생명, 오렌지라이프, 라이나생명 등이 2011∼2013년에 일찌감치 실손보험을 포기했고, 2017∼2019년에 푸본현대생명, KDB생명, KB생명 등이 잇따라 판매를 중단했다. 신한생명과 미래에셋생명도 각각 작년 12월과 올해 3월부터 취급을 중단했다.

ABL생명 사옥
ABL생명 사옥

실손보험이 주력 상품인 손해보험업계와 달리 생명보험업계는 적자투성이 실손보험을 더는 판매할 이유가 없다고 판단하는 보험사가 늘어나는 것이다.

교보생명과 한화생명 등은 현재 4세대 상품 준비 작업이 끝나지 않은 상태로, 출시 일정이 늦어질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다음달 중에 4세대 실손보험을 출시 예정이나 정확한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생명보험업계 1위 삼성생명은 다음달 1일부터 4세대 상품을 판매할 계획이다.

손해보험업계는 중단 없이 다음달 1일부터 4세대 상품으로 전환할 예정이다.

손해보험업계에서는 앞서 AXA손해보험 등 3개사가 실손보험 판매를 중단했다.

지난해 실손보험의 보험료수익에서 보험금과 사업비를 뺀 '보험손익'은 2조5천억원 손실을 기록했다. 올해 1분기는 7천억원이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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