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硏 보고서…"보험사, 마이데이터·오픈뱅킹 검토 필요"

보험업계가 개방형 금융 생태계로 전환 흐름에 선제 대응하지 않는다면 '빅테크' 주도 플랫폼에 급속히 종속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보험연구원의 'KIRI 리포트'에 23일 실린 '오픈 API 기반의 금융생태계 변화와 시사점' 보고서에서 노현주·손재희 연구위원은 개방형 응용프로그램환경(오픈 API) 기반의 오픈뱅킹 정책으로 빅테크의 금융서비스 진출이 원활해지고 금융 서비스 경쟁은 더욱 심화하리라 전망했다.

오픈뱅킹 정책은 고객 동의를 전제로 다른 기관이 보유한 고객 데이터에 접근·활용할 수 있도록 각 기관이 표준화된 프로그램 규격, 즉 '개방형 응용프로그램환경(오픈 API)'으로 데이터를 제공하게 하는 정책을 가리킨다.

오픈뱅킹 정책에 따라 국내에서는 오픈뱅킹 공동업무시스템이 구축됐고, 본인신용정보관리업(마이데이터)과 지급지시서비스업(마이페이먼트)이 도입됐다.

개방형 금융 생태계에서는 빅테크·핀테크 사업자가 금융기관과 개별 계약 없이도 낮은 비용으로 지급서비스 기능을 구현할 수 있고, 마이데이터·마이페이먼트 사업에 진출하면 종합적인 금융서비스 제공이 가능해진다.

노현주·손재희 연구위원은 보고서에서 "개방형 생태계 전환은 디지털경제 특성상 '포털 네이버', '메신저 카카오톡'처럼 금융서비스도 하나의 플랫폼으로 수렴할 가능성을 높일 것이므로 보험업권도 이에 적극적으로 대비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이들은 "빅테크와 핀테크 등 플랫폼 기업이 보험판매·중개서비스 진출이 본격화하면 보험업계는 타 금융업권보다 빠르게 플랫폼에 종속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앞서 2019년 12월, 오픈 API 기반의 오픈뱅킹 공동업무시스템이 은행권과 핀테크사업자에게 전면 개방됐고 2020년 12월에는 증권사와 상호금융사가 참여했으며, 올해 상반기에는 저축은행과 카드업계도 합류했다. 금융업권 중 보험업계만 오픈뱅킹 공동업무시스템에서 빠져 있다.

노·손 연구위원은 "디지털 시대에 고객기반을 확보하려면 데이터로 고객 수요를 신속하게 인지하고 맞춤형 대응을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마이데이터 사업이 이러한 역량을 확보할 기회가 된다"고 조언했다.

또, "전 금융권으로 확대된 오픈뱅킹시스템에 보험업계도 참여 가능성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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