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손보사 전반적으로 호실적...증시활황·車보험 개선 영향

국내 보험회사가 올해 1분기 기분 좋은 성적표를 받았다.

생명보험 '맏형'인 삼성생명은 역대급 수준의 실적을 달성했고 중소형 생명보험사들도 준수한 실적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손해보험사 역시 전반적으로 호실적을 거두면서 생손보사 전반적으로 첫 단추를 잘 끼웠다는 평가다.

◇호실적 낸 생명보험 배경에는 증시활황

삼성생명은 연결기준 1분기 당기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334.8% 증가한 1조 1,156억원이라고 14일 공시했다. 이는 작년 한해 거둔 순익인 1조 2658억원과 버금가는 수준이다.

영업이익은 1조 3,34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56.2% 늘었다. 매출액은 10조 75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 매출액(10조 3,716억)과 비교해 3.5% 감소했다.

한화생명 역시 호실적을 거뒀다. 연결기준 1분기 당기순익은 전년 동기 대비 300.7% 오른 3,364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영업이익은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337.4% 증가한 4,367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7조 7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92% 감소했다. 생명보험 '빅 3' 중 하나인 교보생명은 내주 1분기 실적을 공개할 것으로 전해진다.

농협생명의 1분기 당기순익은 425억원으로 전년 동기(51억원)와 비교해 733.3% 증가했다. 신한생명 역시 준수한 실적을 거뒀다. 올해 1분기 신한생명의 당기순이익은 72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3.6%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신한금융 계열인 오렌지라이프는 1,077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달성에 성공했다. 이는 작년 1분기의 당기순이익인 595억원과 비교해 81.0%(482억원) 증가한 수치다.

생명보험사의 호실적은 증시 호황에 따른 변액보증준비금 환입 영향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 생명보험사 관계자는 "일단은 작년에 비해 증시가 좋아진 걸 이유로 볼 수 있다. 작년 증시가 급락해 이에 대한 추가적립금을 쌓으면서 손익에 영향이 있었다"라면서 "변액보증준비금 환입에 관한 부분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작년 초에는 코로나19로 영업환경이 좋지 않았다. 증시를 회복하듯 생명보험사들도 영업적인 극복방법을 찾았을 것"이라면서 "주요한 요인들은 조금씩 다르겠지만 이런 부분들이 영향을 미친게 아니겠느냐"라고 설명했다.

▲ (왼쪽부터)삼성생명, 한화생명, 삼성화재, 현대해상 본사 사옥

◇車보험 손해율 '개선' 실적에 반영

손해보험사들 역시 1분기에 호실적을 기록했다.

삼성화재는 1분기 당기순익이 전년 동기 대비 163% 성장한 4,315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와 비슷한 4조 8,493억원로 집계됐다. 영업이익은 136% 성장한 5,952억원으로 확인됐다.

보험영업효율을 판단하는 합산비율(손해율+사업비율)은 수익성 중심의 질적 성장을 추구한 결과 전년보다 3.2%p 감소한 102.1%를 기록했다.

현대해상의 1분기 당기순익은 1,26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1% 증가했다. 1분기 실적만 놓고 볼 때 현대해상의 역대 최대 실적이다. 매출은 3조 7,082억원, 영업이익은 1천897억원으로 각각 전년 대비 6.8%와 43.1% 증가했다.

DB손해보험은 1분기 1,902억원의 당기순익을 거뒀다고 공시했다. 매출액은 3조 6,41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1% 증가했다. 합산비율(손해율+사업비율)은 같은 기간 104.8%에서 102.9%로 개선됐다.

손해보험사는 코로나19 확산의 반사이익으로 자동차보험의 손해율이 눈에 띄게 개선되면서 1분기 양호한 성적표를 받았다는 평가다.

주요 생명보험사의 이 같은 호실적에는 자동차보험 손해율 개선이 주효하게 작용했다는 평가다. 손해보험사는 최근 몇 년간 장기보험, 일반보험에서 흑재를 내고 자동차보험에서 적재를 내는 구조였다.

한 손해보험사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개선된 게 실적에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손보업계 전체적으로 무리한 마케팅 경쟁이 없던 것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면서 “증시가 회복된 부분도 자산운용 측면에서 긍정적인 효과를 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석범 기자

저작권자 © 보험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