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침체 장기화로 눈앞에 경제적 어려움 커져 보험 해지하는 소비자 늘어"

올해들어 생보업계 보험계약 해지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침체가 계속되면서 경제적 어려움에 직면한 소비자와 영혼까지 끌어모아 투자에 나서는 이른바 ’영끌족‘이 증가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올해 1월 생보 해지환급금 전년비 23.1% 증가

29일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올해 1월 발생한 생명보험사들의 해지환급금은 2조6,511억원으로 전년 동기(2조1,533억원) 대비 23.1%(4,977억300만원) 늘었다.

가장 많은 해지환급금이 발생한 업체는 삼성생명이다. 올해 1월 삼성생명의 해지환급금금은 5,816억5,600만원으로 지난해 1월의 5,035억3,700만원보다 15.5%(781억1,900만원) 많아졌다.

5,000억원대의 해지환급금을 기록한 것은 24개 생보사 중 삼성생명이 유일하다.

2,000억원 이상의 해지환급금이 발생한 업체는 ▲한화생명 3,417억7,400만원 ▲교보생명 2,791억500만원 ▲NH농협생명 2,412억800만원이다.

이들의 해지환급금은 지난해 1월보다 각각 18.2%(527억3,300만원), 22.0%(503억4,800만원), 17.8%(364억4,300만원)씩 늘었다. 해지환급 건수는 ▲한화생명 6만1,295건 ▲교보생명 4만6,731건 ▲NH농협생명 3만91건으로 세 업체 모두 전년 동기보다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1000억원 이상의 해지환급금을 기록한 업체는 총 5곳으로 ▲동양생명 1,528억8,600만원 ▲흥국생명 1,453억4,100만원 ▲신한생명 1,364억400만원 ▲오렌지라이프 1,168억6,900만원 ▲KDB생명 1,124억 7,100만원 순이다.

이들의 해지환급금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6.4%(215억8,100만원), 45.2%(452억7,000만원), 24.2%(265억9,400만원), 26.8%(246억8,000만원), 12.6%(125억5,000만원)의 증가를 기록했다.

100억원 이상의 해지환급금 규모를 기록한 업체는 ▲ABL생명 824억8,200만원 ▲미래에셋생명 782억1,900만원 ▲KB생명 634억8,400만원 ▲푸본현대생명 619억1,700만원 ▲IBK연금보험 515억4,400만원 ▲AIA생명 476억100만원 ▲DB생명 349억2900만원 ▲DGB생명 313억7,800만원 ▲푸르덴셜생명 257억5,200만원 ▲메트라이프생명 233억4,700만원 ▲하나생명 173억5,000만원 순이다.

이들의 해지환급금 역시 모두 전년 동기보다 많아졌다. 특히 푸본현대생명과 IBK연급보험의 경우 103.3%(314억6,000만원)와 105.3%(264억4,000만원)의 증가를 기록하며 생보업계 전체에서 압도적으로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이외 업체들의 올해 1월 해지환급금은 ▲라이나생명 93억9,200만원 ▲교보라이프플래닛 67억3,000만원 ▲처브라이프 47억3,200만원 ▲BNP파리바카디프생명 45억3,000만원 순이다.

▲ (사진출처=게티이미지뱅크코리아)

◇해지환급 건수도 증가… 경기침체 장기화‧‘영끌족’ 증가 영향

같은 기간 해지 환급 건수 역시 많아졌다. 지난해 1월 44만9,485건에 불과했던 해지 환급건수가 올해 1월에는 52만6,761건을 기록하며 17.2%(7만7,276건) 증가한 것이다.

다만 모든 업체가 전년비 증가를 기록한 해지환급금과 달리, 해지 환급 건수의 경우 일부 업체가 전년비 감소를 기록했다는 차이가 있다.

해지 환급 건수가 가장 많은 업체는 삼성생명이다. 지난해 1월 9만864건에 불과했던 해지 환급 건수는 올해 12만2,385건으로 늘었다.

24곳 생보사를 통틀어 10만 건 이상의 해지 환급이 발생한 업체는 삼성생명이 유일하다. 특히 업계에서 2번째로 많은 해지 환급 건수가 한화생명 6만1,295건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삼성생명의 해지 환급 건수가 유달리 높다는 것이 체감된다.

보험업계에서는 경기침체의 장기화를 해지 환급 증가의 가장 주요한 원인으로 꼽고 있다. 경기침체가 계속되며 경제적 어려움에 직면한 보험가입자들의 중도 해지가 늘고 있는 것으로 본 것이다.

여기에 '영끌족'의 증가 역시 보험 해지 증가에 일정 부분 영향이 미쳤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코로나19 상황이 해결되지 않으며 경제적 어려움에 보험을 해지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는 것”이라며 “보험의 경우 미래를 대비한 장기 상품인 경우가 적지 않은데 당장 눈앞에 발생한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보험을 해지하는 이들이 늘어나며 해지환급금 역시 늘어난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영끌족’의 증가 역시 어느 정도 영향이 있다고 볼 수 있다”며 “대출과 보험 해지환급금 등 가능한 모든 비용을 이용해 투자에 나서는 이들도 적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신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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