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성비 따지는 MZ세대 소비성향에 부합… "위험 발생 확률 높아 수익 기대 어려워"

[보험매일=신영욱 기자] 최근 보험사들이 가입자가 본인의 입맛대로 보장을 선택할 수 있는 DIY보험 상품을 지속적으로 선보이고 있다. 가격 대비 성능(이하 가성비)를 중요시하는 MZ세대의 소비성향을 겨냥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가성비 앞세워 MZ세대 고객 유치 박차

1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가입자 본인이 필요한 보장만 선택할 수 있는 DIY보험이 인기를 끌고 있다.

가족력과 경제력 등 자신의 상황에 따라 필요한 보장만 골라서 선택할 수 있는 데다 보험료가 상대적으로 저렴하다는 점을 무기로 내세로 MZ세대 고객 공략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연초부터 DIY보험 상품 출시가 계속되고 있다.

지난 6일 DB생명은 ‘백년친구 내가고른 건강보험’을 선보였다. 이 상품은 가입자가 자신의 가족력과 생활습관, 건강상태 등을 고려해 원하는 고장만 골라 설계할 수 있는 DIY보험이다.

기존에 의무적으로 가입해야 했던 의무부가 특약이 제외된 만큼 소비자의 보장 선택에 따른 부담 역시 완화됐다.

AIA생명은 지난달 25일 ‘AIA Vitality 내가 조립하는 종합건강보험’을 내놓았다. 해당 상품 역시 AIA생명이 보장하는 38개의 특약 중 가입자가 원하는 보장만 선택해 이용 가능한 DIY보험이다.

주계약 및 의무특약 가입조건이 삭제된 만큼, 주계약을 최소로 가입하고 다양한 특약을 이용해 필요한 보장만 강화하는 보장 리모델링이 가능하다는 것이 사측의 설명이다.

이밖에 한화생명의 경우 지난해 연말 온라인 전용 상품인 ‘LIFEPLUS 오마이픽 암보험’을 출시했다. MZ세대를 겨냥해 필요 부위를 골라 보장받을 수 있도록 했으며 매년 자신의 연령과 위험 등에 맞춘 보험료를 납입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특히 카카오페이 인증을 통한 본인 인증 기능 등을 도입하며 상품의 기능과 가격뿐만 아니라 가입 절차 부분에서도 MZ세대의 성향을 고려했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DIY보험은 MZ세대의 소비성향에 부합하는 대표적인 보험상품 종류”라며 “때문에 MZ세대 고객 확보를 목적으로 한 DIY보험 출시가 당분간은 이어질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 (사진=PIXABAY)

◇결국 1차 마케팅 수단… 위험 발생 확률 높아 수익성 기대는 어려워

DIY보험은 미니보험과 함께 보험사들이 MZ세대 고객 확보를 목적으로 출시하는 대표적인 상품이다.

이중 미니보험의 경우 아무리 많이 팔아도 당장은 수익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 대다수 보험사들의 공통적인 입장이다.

DIY보험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상품 특성상 수익을 기대하기 어려울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는 것이다.

결국 보험사 입장에서는 두 상품 모두 고객 DB 확보 등 오로지 마케팅만을 위한 상품인 셈이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이론상으로는 계약에 따라 수익을 얻는 것도 가능은 하겠으나 현실적으로는 어려워 보인다”며 “DIY보험의 경우 가족력 등을 고려해 자신이 특히 위험한 부분에 대한 보장을 선택해 가입하기 때문에 위험 발생 확률이 다른 상품보다 높을 가능성이 상당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이런 점들을 고려하면 고객과 관계를 맺음과 동시에 DB 확보를 위한 1차 마케팅 개념으로 생각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며 “예를 들어 어린이보험 가입자의 경우 성인이 되어 다른 보험에 가입할 때도 해당 보험사 상품을 찾는 경우가 많다. 때문에 고객과의 최초 관계의 물꼬를 트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의미는 있다”고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수익성은 기대하기 어렵겠지만 MZ세대 고객 DB 확보만으로도 충분히 의미가 있는 상품이라고 본다”며 “고객 DB의 경우 홈쇼핑 등에서 유료로 구매해올 정도로 영업에서 중요도가 높은 요소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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