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등 영향으로 현지 조사 지장 발생… "조사 기간 예측 어려워"

[보험매일=신영욱 기자] 지난해 발생한 삼성생명의 파생결합증권(이하 DLS)‧사모펀드 상품 환매연기 사태가 장기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해외 현지 조사에 소요되는 시간이 길어지는 등 해결에 어려움이 발생하고 있어서다.

◇삼성생명 DLS‧사모펀드 상품 환매 연기 장기화 조짐

1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이 DLS‧사모펀드 상품 환매연기 사태를 여전히 매듭짓지 못하고 있다.

삼성생명이 판매한 DLS‧사모펀드 상품에서 발생한 환매연기 금액은 956억원 규모에 달한다. 이중 50%의 경우 선지급 조치가 이루어졌다. DLS 상품은 지난해 9월, 사모펀드 상품은 지난해 11월 50% 선지급이 결정됐으며, 해당 금액은 모두 지급이 완료됐다는 것이 삼성생명 관계자의 설명이다.

다만 남은 50%에 대한 해결에 대해서는 장기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사태 해결을 위해 필요한 현지 운용사 상황 파악 등에서 정체가 발생하고 있어서다.

특히 조사에 어느 정도의 시간이 소요될지에 대한 측정이 어렵다는 점은 사태 장기화 가능성에 무게추가 쏠리게 만들고 있다.

조사에 필요한 기간 예측이 전혀 이뤄지지 않는 것은 코로나19의 영향이 크다. 해외 현지 실사가 필요한데 출국과 귀국 시 각각 2주일의 자가격리 기간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한 번의 현지 조사마다 자가격리에 필요한 시간만 한 달에 달하는 것이다.

더욱이 조사가 한 번의 방문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보니, 자가격리로만 어느 정도의 시간이 소모될지 알 수 없다. 여기에 법무법인 등을 통한 법률 검토와 계약서 확인 등의 작업을 고려하면 조사 기간은 더욱 길어진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코로나19가 아니었다면 조사 등에 필요한 기간이 대략적으로나마 측정 가능했을 텐데, 현재로선 전혀 예측이 되지 않는다”며 “실사 진행에 어느 정도의 기간이 필요할지 모르다 보니 회사 직원이나 변호사가 해당 국가에 가서 상주하며 조사를 진행하는 방법을 취하기도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50% 선지급의 경우 상황의 장기화를 고려했다기보단 혹시나 모를 고객 불편 방지를 위한 결정이었다”며 “회사 입장에선 빠른 진행을 원하고 있으나 현재로선 조기 종료가 가능한 상황이 아니다. 상황에 따라서는 소송 등의 조치도 고려해야 하다 보니 파악해야 할 내용이 많아 실사에도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환매연기 발생은 금융사로서 책임 미흡, 조속한 조치 필요”

장기화 조짐이 보이고 있는 삼성생명 환매연기 사태가 발생한 것은 지난해 8월과 10월이다.

우선 8월에는 삼성생명 등에서 판매한 614억원 규모의 금 관련 DSL 상품의 환매가 연기됐다. 이중 삼성생명이 판매한 규모는 534억원으로 전체의 87%에 육박한다.

이어 두 달 후인 10월에는 삼성생명이 판매한 금 거래 무역금융 연계 투자상품에서 환매연기가 추가로 발생했다. 해당 상품에서 발생한 환매연기는 422억원 규모이다.

특히 지난해의 경우 라임·옵티머스 부실 사모펀드 사태가 금융권을 강타한 가운데, 삼성생명에서 2분기와 3분기에 연달아 환매연기가 발생하자 소비자들의 불안감이 극에 달하기도 했다.

앞서 원금의 50%를 선지급하기는 했으나, 나머지 50%의 향방이 불분명하다 보니 이 같은 불안심리는 여전할 것으로 전망된다

오세헌 금융소비자원 보험국장은 “환매연기와 같은 사태가 발생했다면 금융사로서 책임을 다하지 못한 것”이라며 “이는 보험사라 하여 다를 바가 없으며 조속한 시일 내에 지급을 할 수 있도록 조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펀드라는 것은 원금손실 위험을 안고 있는 상품이기 때문에 계약서 상에 관련 내용을 명시해 두고 판매자는 사정에 따라 지급이 중단되거나 일정기간 연기될 수 있다는 것을 설명해주고 근거 조항이 계약서에 명시되어 있다는 것을 손으로 짚어가며 인식시켜 줄 필요가 있다”며 “아울러 소비자 역시 원금손실에 대한 위험을 명확히 인지하고 자기 책임하에 투자를 진행할 필요가 있다. 이 같은 문제들이 해결되지 않는 이상 영원히 분쟁이 발생할 소지가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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