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사원협의회의 한계 해결 위해 노조 설립… "우선 조직 재정비에 집중”

[보험매일=신영욱 기자] 삼성화재 평사원협의회가 노조 설립 신고서를 제출하고 신고필증을 기다리고 있다. 평사원협의회가 노조 신고필증을 받을 경우 삼성화재는 복수노조 보험사가 된다. 평사원협의회 측은 노조 신고필증이 나온 후 조직 재정비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삼성화재, 복수노조 체제 ‘코앞’

2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가 복수노조 체제 진입을 코앞에 두고 있다. 지난 22일 평사원협의회가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 노동조합 설립 신고서를 제출한 것.

평사원협의회는 노조 신고필증이 나오기를 기다리고 있다. 신고필증이 나오는 데는 통상적으로 3일~4일의 기간이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삼성화재에는 지난해 설립된 삼성화재노동조합이 존재하는 만큼 평사원협의회가 신고필증을 받게되면 복수노조 체제가 된다.

무노조 관행이 깨지기까지는 무려 68년의 시간이 걸린데 반해, 복수노조까지는 불과 1년여의 시간밖에 걸리지 않았다는 점이 흥미롭다.

지난해 12월 평사원협의회의 첫 직선제 회장으로 선출된 홍광흠 회장은 노조 설립을 공약으로 내세운 바 있다.

이를 위해 평사원협의회는 지난달 18일 진행한 분회장 대회에서 노조 설립 방안에 대한 논의를 진행했다.

또 22일에는 평사원협의회 노동조합 전환추진위원회 설립을 위한 동의 및 가입 신청서 URL을 대부분의 직원을 대상으로 발송했다.

이후 지난 3월 19일 18시 기준 재직 임직원 5,800여명 중 3,076명에게 동의를 얻음으로써 노조 전환을 구체화시켰다.

노조 전환을 추진하고 있는 평사원협의회는 지난 1987년 삼성화재 전신인 안국화재 당시 설립된 33년 역사의 단체이다.

삼성화재 직원 중 약 3,700명을 정회원으로 보유하고 있으며, 회장단 7명과 150여개의 분회로 구성되어 있다.

평사원협의회는 노조신고필증을 기다림과 동시에 23일 오전에는 평사원협의회 노조 가입과 급여이체 청구 등의 내용이 담긴 신청서 URL 발송을 진행했다.

◇“평사원협의회의 한계 해결 위해 노조 설립”

평사원협의회가 노조 설립에 나선 이유는 회사에 대한 협상력에서 느끼는 한계를 해결하기 위함이다.

이번 설립을 주도한 홍광흠 회장이 과거 부회장직을 수행하며 협상력 등 평사원협의회의 한계를 느끼게 됐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으로 노조 전환을 택한 것이다. 홍 회장은 노조 신고필증이 나온 후 우선 조직 재정비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홍광흠 평사원협의회 회장은 “30여 년을 이어져온 단체이다 보니 매너리즘이 존재했고, 회사의 태도 등을 바꾸기 위해서는 노조 전환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기존 노조와 대치적인 관계를 형성할 생각은 없다”며 “우선 조직 재정비에 집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사측과의 교섭 부분에 대해서는 개별 교섭을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홍 회장은 “과반노조가 되더라도 기존 노조 측의 교섭권을 뺏을 생각은 없다”며 “사측에서는 단일화를 요구하겠지만, 저쪽 역시 나름의 요구조건이 있을 것이기 때문에 교섭권을 지켜주고 싶다”고 전했다.

삼성화재 노조의 경우 교섭권에 대해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화재 노조 관계자는 “임금교섭 등 사측과의 협상이 필요한 부분을 어떻게 진행하게 될지에 대해서는 현재로선 알 수 없다”며 “어느 한쪽이 혼자서 결정할 문제도 아닌 데다, 회사와 평사원협의 노조가 어떤 입장으로 나오느냐 등에 따라 달라지지 않을까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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