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해보험서만 2.4조 손실…위험손해율 2년 연속 130%대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의료 이용량이 감소했는데도 실손의료보험(실손보험)에서만 무려 3조원에 가까운 손실이 난 것으로 파악됐다.

16일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작년 손해보험사 전체의 실손보험 발생손해액, 즉 보험금 등 지출이 10조1천17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가입자로부터 받은 보험료 가운데 사업운영비를 떼고 보험금 지급에 쓸 수 있는 위험보험료는 7조7천709억원에 그쳐 보험사 손실액이 2조3천608억원에 달했다.

위험보험료 대비 발생손해액의 비율은 130.5%로 '최악'을 기록한 2019년(134.6%)에 이어 2년 연속으로 130%를 넘겼다.

사업운영비 몫까지 포함한 전체 보험료를 기준으로 한 손해율이 위험손해율보다 통상 21∼22% 낮은 점을 고려하면 보험사가 계약자로부터 보험료 1만원을 받아 보험금과 운영비로 1만1천원가량을 지출했다는 뜻이다.

2018년부터 3년간 실손보험에서 발생한 손실액은 총 6조1천억원이다.

전체 실손보험 가운데 손해보험 계약 비중이 82%이므로 지난해 전체 보험업계의 실손보험 손실액은 약 3조원, 최근 3년간 손실액은 7조4천억원으로 추정된다.

손해보험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코로나19로 전체적인 의료 이용량이 감소해 손해율 개선을 기대했으나 결과적으로 그 영향이 미미했다"고 분석했다.

일부 질환 보험금은 비정상적인 증가세를 나타냈다.

백내장 한 질환에 지급된 보험금만 4천101억원으로 2017년(881억원)의 약 네 배로 폭증했다. 피부질환 보험금은 127%가 늘어난 1천287억원이 지급됐다.

보험금 지급액 중 41%를 차지하는 근골격계질환은 도수치료 등을 중심으로 3년 만에 50.5% 증가했다.

실손보험 손실액이 눈덩이로 커지며 최근 계약자의 보험료 부담도 가중됐다.

올해 삼성화재는 표준화 이전 실손보험(2009년 9월까지 판매)과 표준화 실손보험(2017년 3월까지 판매)을 각각 19.6%와 13.6% 올렸다. 삼성생명은 각각 18.5%와 12.0%를 인상했다. 

3∼5년 주기의 갱신 시기가 도래한 고령층은 보험을 유지하려면 2∼3배로 오른 보험료를 내야 한다.

손실을 버티지 못한 소형 보험사는 실손보험 판매를 중단했고 대형보험사도 가입 문턱을 높이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대다수 가입자의 보험료 부담을 낮추기 위해서라도 무분별하게 증가하는 비급여 의료비 관리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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