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문 제기하자 “너는 책임없냐”...정당성 문제 도마위

[보험매일=최석범 기자]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보험설계사지부(이하 설계사지부)가 대형 법인보험대리점 아이에프씨를 대상으로 수 개월째 진행하는 강제해촉 및 부당환수 규탄집회에 정당성이 없다는 내부자의 폭로가 나왔다.

핵심 임원인 사무국장이 내부고발자로 나서 아이에프씨에 대한 집회와 관련해 문제점을 제기하면서 보험설계사지부가 지속하는 집회에 대한 정당성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

◇설계사지부 사무국장 양심선언 "정당성 없어"

설계사지부 정순욱 사무국장은 <보험매일>과 통화에서 설계사지부가 작년 7월부터 진행하고 있는 ‘아이에프씨 보험설계사 부당해촉 철회 촉구 투쟁’에 정당성이 없다고 강변했다.

현재 설계사지부는 아이에프씨가 소속 보험설계사를 강제로 해촉했고 소송을 통해 환수한 게 부당하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노조의 주장은 해촉처리일 전에 환수절차 착수통지가 먼저 왔으니 부당한 해촉이고 환수라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설계사지부는 집회와 함께 작년 10월 말부터 11월 초 사이에 아이에프씨 앞에서 천막농성을 진행한 바 있다. 11월 초에는 아이에프씨가 집회금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해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이다.

하지만 정 사무국장은 설계사지부가 ‘부당해촉’과 관련한 중요한 사실을 숨긴 채 집회를 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정 사무국장에 따르면 2016년 9월 26일 아이에프씨는 당사자인 유씨가 회사에 출근하지 않자, 퇴사로 판단하고 환수 절차를 진행하겠다는 계획을 통보했다. 유씨는 10월 9일 내용증명으로 사직서를 제출했고 18일에는 내용증명으로 해촉증명서를 제출했다.

아이에프씨는 이후 유씨에 대한 해촉처리를 진행했다는 게 정 사무국장의 설명이다.

정리하면 설계사지부는 유씨의 해촉처리가 사직서 제출 후에 진행됐음에도 환수절차 착수통지가 먼저 됐다며 부당해촉 및 환수를 주장하는 것이다. 다만 설계사지부는 사직서의 존재를 모른 채 아이에프씨 집회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설계사지부는 작년 12월 진행된 가처분신청 재판 기일에서 집회당사자인 유씨가 작성한 사직서 및 해촉증명서 내용증명 2건의 존재를 알게 된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정 사무국장은 설계사지부 오세중 지부장에게 집회의 정당성에 대해 물었지만 돌아온 답변은 “왜 한번도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냐, 지부장 나만의 문제이고 홍보국장, 사무국장으로 책임은 없는거냐”고 되물었고 말했다.

정 사무국장은 “작년 12월까지 설계사지부는 집회당사자 유씨의 사직서 존재를 몰랐다. 사직서의 존재는 설계사지부의 부당해촉 주장을 깨는 것”라면서 “설계사지부의 집회는 정당하지 않은 요소가 다분함에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정 사무국장은 “나는 지부장의 명을 따르는 하급자고 결정을 따라야 한다. 집회진행 관련 사항에 대해 최종결정권자인 사람이 그 결정을 실행하는 사람에게 책임을 묻는 건 앞뒤가 맞지 않다”고 강조했다.

◇정 사무국장 주장 아이에프씨와 판박이 “매수 의심”

설계사지부는 정 사무국장의 폭로에 대해 아이에프씨가 주장하는 논리와 똑같다면서 회사에 매수된 게 아닌지 의심된다고 말했다. 설계사지부는 아이에프씨가 해촉을 진행하기 전 징계위원회를 열고 소명할 기회를 줘야하는데 이 같은 절차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설계사지부 오세중 위원장은 “징계위원회 개최와 소명기회가 제공돼야 했지만 이 부분이 없었다. 절차상 문제가 있었다”면서 “정 사무국장의 주장은 아이에프씨의 논리와 똑같다. 추측컨대 회사에 매수된 게 아닌지 의심이 된다”고 말했다.

현재 설계사지부는 빠른 시일 안에 총회를 개최하고 사무국장 탄핵에 관한 건을 안건으로 올린다는 계획이다. 여기에 상급단체인 사무금융노동조합 중앙운영위원회를 통해 조합원 제명조치를 취하겠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사무국장의 주장에 근거가 없다고 판단, 지속적인 비방이 이뤄지면 민형사상 소송을 제기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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