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동양 등 다수 생보사 줄줄이 내릴 듯… "장기적으론 여전히 저금리”

[보험매일=신영욱 기자] 국고채 장기물 금리가 몇 달간 오름세를 유지하고 있지만 생명보험사의 보험료는 오르고 있다. 국고채 장기물 금리 상황을 고려해 예정이율을 조정하던 기존과는 다른 모습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생보업계는 당장 몇 달간 시장금리가 오르긴 했으나 과거 대비 너무 낮은 수준이다 보니 예정이율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보험료 올리는 생보업계

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다수의 생보사가 이달 말을 시작으로 예정이율 인하를 계획 및 검토하고 있다.

생보 1위 삼성생명 역시 예정이율 조정 카드를 만지작 거리는 생보사 중 하나다. 삼성생명은 4월에는 일반종신보험과 일당백 종합건강보험의 예정이율 0.25%, 5월에는 변액종신보험과 GI플러스종신보험의 예정이율을 각각 0.25%, 0.15% 씩 낮추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검토는 하고 있지만 확정된 내용은 없다”며 “예정이율 인하의 경우 1주일 정도 전에 확정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지난해의 경우 컨퍼런스콜에서 발표는 했으나 실제 진행은 늦춰지기도 했던 만큼 올해도 변동 가능성은 있다”고 전했다.

동양생명은 오는 4월 1일 금리확정형 종신상품과 CI상품의 예정이율을 2.25%로 인하한다는 계획이다. 동양생명은 1월 기타 보장성 상품 대부분의 예정이율을 조정하기도 했다.

신한생명 역시 오는 4월 개정과 함께 일부 종신상품의 예정이율을 낮출 계획이다. BNP파리바 카디프생명은 GA채널에서 판매 중인 ‘대출안심 정기보험(환급형)’ 상품의 예정이율을 오는 25일 인하한다.

DGB생명은 오는 4월 금리연동형 종신군 및 금리확정형 상품의 예정이율을 0.25% 낮출 예정이다. 하나생명은 현재 2.5%인 예정이율을 5월 2.25%로 조정한다는 계획이다.

한화생명의 경우 상반기 예정이율 인하를 진행하지는 않으나, 하반기 예정이율 조정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미래에셋생명은 4월까지 시장 상황 등을 살펴본 후 5월 예정이율 조정 여부를 결정짓는다는 입장이다.

농협생명은 아직 상품위원회가 개최되지 않아 확정된 내용은 없으나 4월 상품개정과 함께 예정이율 조정이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시장금리 올라도 내려가는 예정이율… 장기간 누적된 저금리 영향

생보사들의 예정이율은 보유 계약들 관련 금리와 자산운용수익률, 그 시점의 시장금리 등을 고려해서 결정된다. 이중에서도 영향이 큰 것은 시장금리로 특히 국고채 장기물 상황을 따라가는 것이 통상적이라는 것이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생보사의 주요 수익 창출은 자산운용인데, 시장금리와 연동된 곳에 투자를 하다 보니 국고채 금리에 따라 자산운용수익률이 변하는 경우가 많아 이 부분을 고려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다만 현재 생보사들의 예정이율 조정 상황은 이 같은 설명과는 조금 다른 양상이다. 대부분 국고채 장기물의 금리가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2월까지 지속적으로 오르고 있음에도 예정이율의 인하가 진행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생보사 한 관계자는 “최근 몇 달간 국고채 장기물 금리가 오르긴 했으나 장기적으로 봤을 때는 여전히 저금리”라며 “그간 발생한 손실이 크다 보니 당장 금리가 조금 오른다 해도 예정이율을 올리기는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과거 고금리 확정 상품을 많이 팔았는데, 관련 채권운용수익률은 떨어져 그 부채가 많이 남아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관계자는 “시장금리가 오르거나 내리는 것을 즉각적으로 반영하는 것이 아니라 장기적인 추이를 보고 분석을 진행해 종합적으로 결정을 진행한다”며 “당장 몇 달은 시장금리가 올랐으나 최근 몇 년간 금리 하락이 지속됐던 점을 고려한 결정으로 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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