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든 실손보험·車보험 현안으로 판매전문회사 이슈도 관심 필요

[보험매일=최석범 기자]금융위원회(이하 금융위) 차기 보험과장에 이동엽 금융위원장 비서관이 내정됐다.

만성적자에 시달리는 실손보험과 자동차보험 현안 물론 이해당사자 간 첨예한 이해가 걸린 보험판매전문회사 제도도입 이슈까지 해결할 과제가 산적한 가운데 차기 보험과장이 어떤 방식으로 현안을 풀어낼지 관심이 쏠린다.

◇병든 실손보험·車보험 정상화 과제로

신임 보험과장이 당장 맞닥뜨려야 할 과제는 실손보험과 자동차보험의 정상화다. 실손보험 상품은 짧은 기간 동안 폭풍적인 성장을 했지만, 현재는 만만치 않은 대가를 치르고 있다. 작년 상반기 기준 실손보험 위험손해율은 131.7%, 위험손실액은 1조 4,000억원 수준에 이르렀다.

문제는 만성적자가 지속하면서 실손보험이 병들어가고 있다는 점이다. 실손보험 위험손해율은 2011년 109.8%, 2012년 112.5%, 2013년 115.5%, 2014년 122.8%, 2015년 122.1%로 꾸준히 상승해 2016년 131.3%를 기록했다.

이후 2017년 121.3%, 2018년 121.2%으로 소폭 감소했다가 2019년에는 133.9%를 기록해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손해율은 납입보험료 대비 지출보험료의 비율로, 보통 실손보험 손해율이 100%를 넘으면 보험회사는 적자를 보는 것으로 전해진다.

보험회사는 보험료 인상을 통해 적자 폭을 줄인다는 계획이지만 일각에서는 선량한 보험가입자가 피해를 본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구실손보험 가입자 세 명 중 두 명은 보험금을 거의 청구하지 않았는데 보험료가 오르니 불만인 것이다.

보험회사는 차세대 실손보험으로 구실손보험 계약자를 이전해 선량한 가입자가 피해 보는 것을 막고 구실손보험 손해율 안정화를 꾀하겠다는 계획이지만, 금융당국의 측면지원 없이는 성공을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자동차보험 정상화 역시 시급한 현안 중 하나다. 자동차보험은 매년 손해율 악화로 만성적자를 기록해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끊임없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지난 2011년부터 작년까지 누적된 자동차보험 영업적자는 7조 4,000억원에 달한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자동차 운행량이 감소하면서 작년에는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백신 보급이 이뤄지는 것을 감안하면 손해율은 다시 치솟을 것으로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금융위는 경상환자의 과잉진료가 손해율 상승에 영향을 미친다는 업계의 의견을 반영, 경상환자(상해 12~14등급)의 치료비 보상제도를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제도개선의 골자는 사고 비율에 따라 본인과실 부분은 본인 보험으로 처리하고 것이다.

또한 경상환자가 통상적인 진료기간을 초과해 치료를 받는 경우 의료기관의 진단서를 제출하도록 의무화하는 방안도 검토하겠다고 강조했다. 보험업계는 두 제도개선안에 대해 환영하고 자동차보험 손해율 감소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아무리 좋은 정책이라도 제도화로 이어지지 않으면 의미가 없는 만큼, 금융위가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목소리도 제기된다.

◇핫이슈 판매전문회사도 현안으로

대형 원수보험회사의 전속채널 분리로 떠오른 제판분리(보험상품 제작과 판매의 분리)와 판매전문화사제도 이슈도 다뤄야 할 현안으로 지목된다.

판매전문회사 제도는 GA업계가 지속적으로 요구한 사안이다. GA 내부통제 기능 강화 등 업계 신뢰도 향상을 위한 자정능력이 높아지면서 제도도입에 대한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이 현안은 그동안 이해당사자 간 첨예한 입장 차로 제도화가 되지 않았다. 2010년 당시 생명보험사 손해보험사 모두 반대입장을 표명한데다 GA업계 내부에서도 보험판매전문회사 도입을 두고 의견이 나뉘었다.

2015년 12월 보험연구원이 보험상품판매전문업제도 도입방안에 관한 내용을 발표하는 등 노력이 있었지만 제도로 이어지지 못했다. 하지만 최근 일부 원수보험사가 전속판매 채널을 자회사로 분리해 판매전문회사를 설립하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새로운 국면에 들어섰다.

금융위는 금융감독원과 양 보험협회, 보험연구원과 모집채널선진화 TF를 가동하고 판매전문회사 도입에 관해 논의한 것으로 전해진다.

한편 경북 성주 출신인 이동엽 보험과장 내정자는 연세대학교 행정학과를 졸업하고 2000년 44회 행정고시 합격을 통해 공직에 입문했다. 이후 금융위 글로벌금융과, 공정시장과, 은행과 등을 거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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