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기 외 건강관리 활동 측정 첫 상품 출시…'제도 보완'은 숙제

[보험매일=신영욱 기자] 보험업계에 본격적인 헬스케어 시대 막이 오르고 있다. 한화생명이 걷기에 한정되었던 기존의 헬스케어 상품과는 다른 이른바 ‘2세대 건강증진 보험’을 선보인 것. 보험업계에서는 헬스케어 활성화를 위한 이 같은 시도들을 뒷받침하기 위한 당국의 제도적 개선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화생명 새 상품으로 ‘2세대 건강증진 보험’ 포문

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걷기에 한정되었던 건강증진 상품의 한계를 벗어난 새로운 헬스케어 보험이 등장했다. 이날 ‘LIFEPLUS 운동하는 건강보험’을 선보인 한화생명이 이를 '2세대 건강증진 보험'이라 명명한 것이다.

해당 상품은 걷기는 물론 러닝·수영·등산·사이클 등 5가지 다양한 활동을 건강관리 활동으로 인정된다는 면에서 걷기만을 반영되는 기존 상품들과 차별점이 존재한다. 걷기 이외 활동의 경우 운동거리를 기반으로 한 걸음수 환산을 통해 건강관리 수치가 반영된다.

걷기 외의 활동이 헬스케어 상품의 건강증진 활동으로 인정되는 것은 이번이 최초라는 것이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다만, 모든 기능을 100% 활용하기 위해서는 걷기, 심박수, 스트로크, 고도 변화 측정 등의 기능이 탑재된 애플워치나 갤럭시워치가 필요하다는 제약이 존재한다. 아울러 수영의 경우 방수 기능에 대한 확인도 필요하다.

한화생명은 이번 상품의 독창성과 진보성, 유용성을 공증받기 위해 생명보험협회의 배타적 사용권을 신청했으며 현재 승인을 기다리는 상태다. 한화생명은 12개월의 개발이익부여 기간을 신청했으며 관련 심의는 이달 10일로 예정되어 있다.

애플워치를 중심 기기로 내세웠다는 점도 해당 상품의 특징이다. 애플워치와 갤럭시워치 이용자 모두 해당 상품을 활용할 수 있으나, 한화생명은 유튜브는 물론 이벤트 등에서 애플워치 중심의 홍보 활동에 나서고 있다.

보험업계에서는 애플을 사용하는 이용자들의 브랜드 충성도가 높고, MZ세대의 애플 선호도가 높다는 점을 고려한 전략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해당 상품에 한해 애플워치와 공동마케팅을 진행하기로 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애플워치를 강조하고 있다”며 “애플워치 구매 시 할인을 받을 수 있는 바우처의 제공도 협의된 이벤트로 해당 바우처는 아이패드를 구매할 때도 이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기술 발달 속도 따라가기 위한 제도개선 필요

보험업계는 한화생명의 이번 상품과 같은 새로운 시도들이 온전히 자리잡기 위해서는 당국의 제도적 개선이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상품성 자체만 놓고 보면 충분히 경쟁력 있는 헬스케어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능력이 충분함에도 고려해야 할 규제가 많아 제약이 심한 상황이라는 것이다. 그렇다고 이 같은 부분들을 고려하지 않고 상품을 선보일 경우 사용률 등 실효성 부분에서 문제가 발생하는 진퇴양난의 상황에 직면해 있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특히 헬스케어의 건강관리 체크 등을 위한 웨어러블 기기 등의 제공을 고려할 경우 10만원이라는 기기 가액 상한선이 존재해 제대로 된 기기의 제공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

실제로 한화생명은 이번 상품과 관련해 추첨을 통해 워치를 제공하는 식의 이벤트 진행도 고려하긴 했으나 결국 무산됐다. 이벤트이긴 하나 제공 가능한 금액을 상회해 문제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 탓이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스마트워치 관련 기술 등이 계속해서 발전하며 보험사의 헬스케어 역시 더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며 “다만 이를 본격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기술 발전 상황을 고려한 제도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특히 최근 들어 보험사들이 스타트업과 협업은 물론 발굴에도 힘쓰는 만큼 활용 가능한 새로운 기술을 더 많이 확보하게 될 가능성이 적지 않다”며 “이러한 결과물을 제대로 활용할 수 있도록 금융당국이 나서 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저작권자 © 보험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