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상 바꿔가며 이슈몰이…“몸 값 높여 흡수식 합병 추진”

[보험매일=최석범 기자]대형 법인보험대리점(GA) 우리라이프가 유력 GA와 인수합병 이슈로 몸값은 올리고 정작 협상을 파기하는 식의 행태를 지속하면서 GA업계의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다.

우리라이프는 과거 대형 GA Y사 등과 인수합병을 진행 중 파기한 이력이 있는 상황. 최근에는 인수합병을 논의하던 대형 GA인 퍼스트에셋과 파기하고 현재는 I사와 협상을 진행 중으로 전해진다.

◇양해각서 체결에도 우리라이프 일방적 ‘파기’ 

우리라이프는 작년 2월부터 퍼스트에셋과 한 달에 2~3회 꼴로 실무자 협상을 진행해왔다. 이 자리에는 우리라이프의 주축인 6개 사업단장과 실무자(본부장), 퍼스트에셋 실무자들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 대형 GA가 조직을 하나의 GA로 합치려고 한 배경에는 대형화를 통해 양측이 가진 약점을 보완하고 전산시스템 등에 소요되는 비용부담을 줄여 경쟁력 확보와 이익 극대화를 도모하기 위한 목적이 자리잡고 있다.

더욱이 GA업계의 가장 큰 이슈인 제판분리(보험상품 제조와 판매의 분리)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판매전문회사로 전환해 금융기관으로서의 지위를 확보하는 것도 염두한 것으로 전해진다.

양측은 실무자 협상에서 지분배분과 회사명 변경문제를 의제로 다뤘고 공통 관심사인 전산시스템에 대한 논의도 이뤄졌다. 이 과정에서 퍼스트에셋은 자사 전산시스템을 오픈하고 직접 소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협상만 10차례 가졌다.

작년 10월 양측은 협상을 마무리하고 같은 달 21일 각 대표가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퍼스트에셋은 26일 임시주주총회를 개최하고 우리라이프와의 합병에 대한 진행을 동의받는 등 급물살을 타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우리라이프 측 이사회의 반대로 퍼스트에셋과의 인수합병 협상은 취소됐다. 일각에서는 양측의 주력조직이 가진 영업방식 특성이 협상 파기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우리라이프의 주력 판매조직은 브리핑영업 조직으로 퍼스트에셋의 대면 판매조직과 영업방식이 다르다. 대면판매 조직은 DB 등을 활용해 보험소비자를 직접 만나 신계약을 체결하는 반면, 브리핑 조직은 별도의 사업(법정의무교육 또는 유력인사의 강연 등)를 끼고 신계약 모집을 한다.

영업방식의 결이 다르다 보니 이런 부분이 인수합병 파기에 영향을 미쳤을 수 있을 것이라는 얘기다.

특히 우리라이프의 6개 사업단 사이에서 인수합병에 대한 합의를 이루지 못한 점도 파기의 이유로 전해진다.

◇M&A 이슈로 인지도 '확보' 타 GA와 협상 중

현재 우리라이프는 GA I사와 인수합병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 퍼스트에셋과 인수합병은 우리라이프가 흡수되는 식이었지만, I사와의 인수협상은 우리라이프가 주도권을 가지고 하는 방식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우리라이프는 지난 17일 이사회를 개최하고 GA I사와의 합병추진을 의결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분관계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은 정해지지 않았으며, 내달 주주총회를 통해 최종 확정한다는 계획이다.

한 GA업계 관계자는 “유력 GA와의 인수합병 이슈로 우리라이프의 사세가 커진다는 이미지를 각인하는 효과를 봤을 것”이라면서 “흡수되는 것보다는 다른 GA를 품는 방식을 택해 사세를 확장하는 걸로 방향을 튼 것으로 보인다. 용의 꼬리보다는 뱀의 머리가 되고 싶은 게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한편 작년 상반기 기준 우리라이프는 소속설계사 1,771명에 매출은 월납보험료 기준 6억원을 기록하고 있으며, 퍼스트에셋은 소속설계사 2,635명에 매출은 월납보험료 기준 9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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