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보사 잇따라 가산금리 인하… "은행보다 여전히 높고 대출금 적어"

[보험매일=신영욱 기자] 생명보험사들이 가산금리를 인하함에 따라 약관대출 금리가 낮아지고 있다. 여기에 금융당국이 신용대출 규제 강화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 맞물려, 약관대출을 받아 투자에 활용하는 것에 대한 위험성이 제기됐다. 

다만 생보업계에서는 해당 위험의 발생 가능성이 낮을 것으로 보고 있다. 금리가 낮아지고 있지만 은행권 등 일반대출과 비교하면 높은 금리인 데다, 대출 시 이용 가능한 액수 역시 은행권보다 적기 때문이다.

◇약관대출 가산금리 인하 생보사 증가

2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금리확정형 보험계약대출(이하 약관대출)의 가산금리를 내리는 생보사가 늘고 있다. 지난 12월과 1월 두 달간 10여 개의 생보사에서 약관대출 가산금리를 인하한 것이다.

KDB생명은 약관대출의 가산금리를 기존 2.4%에서 0.4%p 인하한 1.99%로 조정했다. 아울러 약관대출 한도 역시 늘렸다. 변경 전 해지환급금의 최대 90%였던 KDB생명의 약관대출 한도는 해지환급금의 95%로 상향됐다.

흥국생명의 약관대출 가산금리 역시 1%대에 진입했다. 기존 2.6%였던 약관대출 가산금리를 1.99%로 하향 조정한 것이다. DGB생명은 2.5%였던 약관대출 가산금리를 1.99%로 하향했다. 

아울러 처브라이프 역시 기존 2.3%이던 1.99%로 내렸다. 푸르덴셜생명, 오렌지라이프의 경우 이미 1%대이던 가산금리를 소폭 인하했다. 이들은 모두 0.01%p의 가산금리 인하를 진행했다.

이밖에 가산금리를 내린 생보사로는 교보생명이 있다. 다만 교보생명의 경우 여전히 2%대 가산금리를 유지하고 있다. 교보생명은 기존 2.55%였던 약관대출의 가산금리를 2.29%로 인하했다. 교보생명은 향후에도 가산금리 인하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교보생명은 지난해 10월부터 약관대출 가산금리 인하를 위한 검증 등 사전 검토 작업을 실시한 바 있다.

◇약관대출 증가에 빚투 위험성 제기… “빚투 수단 이용 가능성 적어”

이처럼 가산금리 금리 인하 생보사가 늘어나며, 생보업계 전반의 약관대출 금리 역시 낮아지고 있다.

약관대출 금리가 보험계약 당시 소비자에게 약속한 기준금리와 환급률 등 내부에서 정하는 가산금리를 더해 정해지기 때문이다.

이때 기준금리의 경우 판매된 상품에 따라 정해진 금리가 있다 보니 사실상 변동이 없다 보니, 가산금리 변동에 따라 약관대출 금리가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가산금리는 지난해 초까지는 복수의 보험사가 2%대를 유지했으나, 금감원이 개선에 나섬에 따라 인하 양상이 펼쳐지고 있다. 때문에 생보사들의 약관대출 역시 전반적으로 기존과 비교해 낮아지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금리가 낮아지자 보험사의 대출 규모 역시 늘었다. 지난해 보험약관 대출금액이 전년(18조 5,552억원)보다 5.7% 증가한 19조 6,087억원에 달한 것이다.

이는 금융당국의 움직임과 반대의 행보에 해당한다. 과열 조짐이 나타나자 신용대출 규제 강화에 나섰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현 상황을 두고 은행권 대출 막힌 소비자들이 약관대출로 몰리는 상황에 대한 우려를 표하고 있다. 시중금리가 저렴해지며 급증했던 ‘빚투’가 약관대출을 통해 이루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빚투'란 ‘빚내서 투자’를 뜻하는 줄임말을 뜻한다.

생보업계는 약관 대출 금리 인하가 '빚투'로 이어지는 상황은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약관대출의 금리가 이전보다 낮아졌다고는 하나 은행 등 일반대출과 비교하면 여전히 고금리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또 대출을 통해 이용 가능한 금액도 은행과 비교하면 적은편에 속한다. 

게다가 약관대출의 경우 대출을 통한 투자를 진행한다 해도 그로 인한 위험성이 현저히 낮은 편이다. 투자를 실패해 대출금을 상환하지 못한다 해도 빚이 남는 것이 아닌, 당사자의 보험에 대한 보장이 축소되거나 사라지는 것으로 끝나기 때문이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약관 대출 금리가 낮아져도 투자 자금 확보를 위해 활용될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며 “금리가 낮아지고 있다곤 하나, 은행권 등 다른 대출과 비교하면 여전히 금리는 높은 편에 해당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또 대출을 진행한다 해도 한 번에 진행 가능한 액수도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기 때문에 빚투 수단으로 활용될 가능성 자체가 적다”며 “대출금을 통한 투자가 잘 되지 않는다 해도 약관대출로 인해 상환해야 할 빚이 생기는 건 아닌 만큼 리스크 자체가 낮다고 볼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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