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금리 계속낮아지면 '부담'

[보험매일=신영욱 기자] 생명보험업계에 ‘체증형’ 종신보험 열풍이 불고 있다. 지난해 몇몇 생명보험사에서 체증형 상품을 선보이기 시작하더니, 연초에는 다수의 생보사가 해당 상품을 내놓기에 이른 것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금리가 계속해서 낮아지는 상황이 오면 체증형 상품이 판매 보험사들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생보업계 체증형 종신보험 증가세 이유는 ‘고객 니즈 확보’

1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체증형 종신보험 판매가 유행처럼 늘고 있다. 지난해부터 그 수가 늘어나기 시작한 체증형 종신보험을 선보이는 생보사가 많아지고 있는 것이다.

체증형 상품이란 정해진 시점에 도달하면 매년 받게 되는 보험금이 일정 수준 증가하는 보험을 뜻한다.

국내 생보사 한 관계자는 “체증형 종신보험은 정해진 시점부터 받게 되는 보험금이 늘어나는 상품인데, 가입자 입장에서는 자산가치가 일정 수준 보존된다는 메리트가 있다고 볼 수 있다”며 “종신보험이다 보니 가입시기부터 보험금 수령시기까지 장기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다만, 일반형 상품과 비교하면 납입해야 하는 보험료가 상대적으로 비싼 경우도 있기 때문에 중도 해지할 경우 발생하는 손실이 커질 수도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특히 올해들어 교보생명, NH농협생명, 처브라이프생명 등 여러 생보사가 체증형 종신보험을 선보이며 업계에 해당 상품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가장 최근인 이달 4일에는 농협생명과 처브라이프생명이 체증형 종신보험을 출시했다. 농협생명은 '더블 플러스 NH 종신보험'이, 처브라이프생명은 ‘Chubb 더하고 채우는 종신보험’이 체증형 종신보험이다.

또 올해 첫 체증형 종신보험 출시 스타트를 끈 교보생명과 오렌지라이프생명이다. 새해 첫날인 1월 1일 ‘교보실속있는체증형종신보험’을 내놓은 것이다. 같은 날 오렌지라이프생명은 ‘멋진 오렌지 종신보험 v2.0’을 출시했다.

지난해의 경우 삼성생명이 체증형 종신보험을 선보인 바 있다. 먼저 삼성생명은 지난해 ‘4월 든든플러스 종신보험’을 출시했다. 이후 삼성생명은 지난해 11월 달러보험에도 체증형을 도입해 내놓는 등 체증형 기능을 적극 활용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생보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자산 가치와 보험금 수령 시기의 물가 가치 차이로 인해 종신보험 가입에 대한 니즈가 떨어지는 상황이었다”며 “종신보험의 경우 장기간 납입하는 상품이기 때문에 보험금 수령시기가 되면 해당 금액의 가치가 하락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체증형 보험은 이 같은 상황 발생을 고려해 가입자에게 가입 시기 가치만큼의 보험을 수령 시기에도 보장해주기 위한 장치로 볼 수 있다”고 전했다.

◇체증형 상품, 금리 상황에 따라 보험사에 부담 작용 가능성도

이처럼 고객에게 수령 금액의 가치를 보장해줌으로써 니즈를 확보하기 위한 체증형 상품이지만, 해당 유형의 상품이 어떠한 결과로 이어질지는 현재로선 미지수다. 관련 상품 판매와 그와 관련해 나타난 결과 데이터가 존재하지 않아서다.

고객 니즈 확보를 위해 체증형 상품이 늘어나고 있고, 당분간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지만 이것이 이익으로 작용할지 리스크로 작용할지는 예측하기 어렵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생보업계에서는 체증형 상품 판매가 어떤 결과로 다가올지는 금리 변동에 큰 영향을 받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생보업계 한 관계자는 “지금으로선 체증형 상품 판매의 영향을 예측할 수 없지만, 금리가 어떻게 변하냐가 결과를 결정지을 것은 확실해 보인다”며 “생보사들의 경우 보험료 등을 이용한 자산운용이 중요한데, 이것이 금리의 영향을 지대하게 받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특히, 체증형 상품이 다수 판매되는 가운데 금리가 회복 못하거나 해외 사례와 같이 마이너스 금리가 나타난다면 문제로 작용할 수 있다”며 “수익성은 계속해서 악화되는데 고객에게 보장해야 하는 금액은 늘어나는 구조가 되는 것이다 보니, 부담이 심해질 수 박에 없다”고 우려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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