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카카오보험 등판에 위기감↑…“디지털 전환, 미룰 수 없는 생존 과제”

[보험매일=김은주 기자] 올해 카카오 등 빅테크(대형 IT업체) 기업들이 보험업 진출을 본격화 하면서 보험사들의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변화하는 환경에 신속히 대응하지 못하면 장기적 관점에서 생존까지 위협 받을 수 있다는 판단이다.

이에 보험업계는 디지털 금융 주도권을 지키고 위기를 기회로 바꾸기 위해 저마다 대대적인 디지털 전환을 서두르고 있다.

특히 기존 특정 디지털 담당 부서만의 일로 치부되거나 일부 온라인 상품에 국한되는 것에서 벗어나 전 업무 프로세스와 고객 서비스, 조직문화 변화까지 아우르는 디지털 금융회사로의 변화를 예고한다.

◇ ‘디지털 전환’ 서두르는 보험사들

11일 업계에 따르면 주요 보험사 CEO들은 올해 한 목소리로 ‘디지털 전환(DT)’을 중점 과제로 꼽고 있으며. 연초부터 디지털 혁신에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저금리·저성장 고착화, 코로나19발 변동성과 불확실성 확대 등의 영향으로 올해 보험산업은 더욱 힘들어 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디지털 역량 강화를 통해 미래 환경 대응에 나간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한 기반 마련 차원에서 지난해 연말 ‘디지털 전환'에 초점을 맞춘 조직개편도 완료했다.

롯데손보는 ‘디지털 전환’의 일환으로 ‘디지털그룹’을 ‘DT그룹’으로 개편했으며, 앞서 교보생명도 기존 '디지털혁신지원실'을 'DT지원실'로 확대 개편했다.

삼성생명은 디지털사업팀을 디지털사업부 격상하고, 데이터전략팀을 신설하는 등 조직을 확대·재편했으며 삼성화재는 디지털 채널 활성화를 위한 컨트롤 타워 역할로서 디지털본부를 신설해 디지털 역량 강화에 나섰다.

보험사들은 올해 상품·서비스는 물론 기획부터 출시·사후 관리에 이르는 보험업무 전 과정의 ‘디지털 전환’을 목표로 삼고 있다. 또한 신사업 모델부터 업무 프로세스, 소통 방식, 조직문화까지 디지털을 기반으로 탈바꿈 시킨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 카카오 등 빅테크 공습 예고…업계 '촉각'

2016년 4차 산업혁명이 전 세계 화두로 던져진 이래 보험업계는 지난 몇 년 동안 CEO 신년사 및 경영전략 회의 등을 통해 빠짐없이 디지털 전환 및 혁신 강조하고 나섰지만 실상은 아직까지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한 채 걸음마 단계에 불과한 상황이다.

전통적 보험산업을 고집하며 변화하는 환경에 선제적으로 움직이지 못한 사이 현재 디지털 전환은 ‘막연히 언젠가는 반드시 해야 할 일’에서 ‘지금 당장 서두르지 않으면 생존까지 위협받는 일’로 변모했다.

실제 보험시장의 성장은 점점 둔화되고 있으며, 코로나19로 앞당겨진 비대면 시대 도래로 전통적 보험사업의 입지는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강력한 플랫폼을 무기로 빅테크와 핀테크 기업들이 보험시장을 눈독 들이고 있어 시장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토스와 뱅크샐러드 등 핀테크 업체들은 미니보험 등 2030세대를 겨냥한 보험 판매를 이미 시작한 상태다. 특히 올해 ‘카카오’라는 전에 없던 강력한 경쟁자의 출현이 예고되면서 보험업계 긴장도를 높인다.

카카오페이는 올해 하반기 디지털 손해보험사 출범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지난 4일 금융당국에 예비인가를 신청했으며 이후 법인 설립, 본허가 승인 등 절차를 밟는다는 계획이다.

2017년 7월 출범한 카카오뱅크가 3년 만에 흑자로 전환, 경쟁과 변화를 유도하는 ‘메기’ 역할을 넘어 기존 전통 은행권의 입지를 위협하는 존재로 성장했듯 카카오의 보험업 진출도 시장에 큰 파동을 일으킬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초기 카카오톡 플랫폼을 통해 단기·소액보험 중심으로 공략한다는 점에서 현재 40대 이상 보험의 주 소비층을 완벽히 만족시키는데 한계가 분명해 당장 1~2년 내 시장에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면서도 “다만 기업은 10년 장기적인 관점에서 대비해 해야 한다는 측면에서 본다면 막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한 카카오는 향후 보험사에게 엄청난 위협이 될 것은 분명해 보인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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