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먹거리 선점’ 위한 부수업무 신청 잇따라…시장 확대 예고

[보험매일=김은주 기자] 저금리‧저성장에 따른 불황을 겪고 있는 보험사들이 '부수업무'를 늘리고 있다.

수익창출을 위한 새로운 돌파구 마련이 절실해지면서 본업 외에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있는 전략이다.

특히 올해부터 본격적인 시장 확대가 예고되는 헬스케어·빅데이터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전열을 가다듬는 모양새다.

◇ “미래 먹거리 확보하자”…부수업무 신고 5배 ‘껑충’

1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보험사들이 지난해 금융감독원에 신고한 신규 부수업무는 총 33건으로 전년도 같은 기간 대비 5배 이상 늘었다.

부수업무란 본업은 아니지만 관련성이 높은 일로, 보험사가 해당 업무를 새롭게 개시하기 위해서는 7일전까지 금융당국에 신고해야 한다.

2017년 22건에 달하던 보험사들의 부수업무 신청건수는 2018년 10건, 지난해 6건으로 감소 추세였다.

올해는 부수업무 신청 건수가 대폭 늘어난 배경에는 보험산업 내 경영 환경 변화가 자리 잡고 있다.

보험시장은 이미 포화상태로 인한 저성장 국면에 접어든지 오래인데다 코로나19·초저금리·손해율 상승 도입 등 업황 악화로 인해 보험사들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이에 보험사들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본업 외 부수업무 확대를 통한 수익다변화를 꾀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부수업무 확대가 지금 당장 보험사 수익성에 크게 도움이 되지 못하지만 환경 변화에 대비하여 미래 먹거리 확보를 위해 다양한 사업에 뛰어들고 있는 것이다.

◇ 헬스케어·빅데이터 공략 본격화…시장 확대 예고

이전까지만 해도 광고대행과 대출주선 등 다소 한정된 사업영역에 국한됐던 부수업무 범위도 규제 완화 및 제도적 기반 마련에 따라 점차 확대되고 다양해지고 있는 추세다.

특히 지난해 하반기를 기점으로 헬스케어·빅데이터 관련 부수업무 신고가 잇따르며 올해 보험사간 치열한 서비스 경쟁이 예상된다.

지난해 9월 KB손보와 삼성생명을 시작으로 교보생명, 오렌지라이프, 한화생명 등이 차례로 빅데이터를 활용한 자문 및 데이터셋 판매 사업을 개시했다.

스코리, AIA생명, 신한생명 등도 지난해 새롭게 건강관리서비스를 부수업무로 신고하고 헬스케어 콘텐츠 제공 및 플랫폼 운영 사업에 뛰어 들었다. 특히 AIA생명의 경우 업계 최초로 헬스케어 서비스 유료화를 선언해 눈길을 끌었다.

지난 2019년 금융당국이 건강관리 서비스업을 부수업무로 허용한데 이어 지난해 8월 데이터 3법(개인정보보호법·신용정보법·정보통신망법)이 시행되면서 보험사들이 신규 수익원 창출 차원에서 눈을 돌릴 수 있는 운신의 폭이 훨씬 넓어지게 된 것이다.

지난해 말 금융위원회가 국민 건강증진 차원에서 보험업권 헬스케어 활성화 추진전략을 발표함에 따라 시장 선점을 위한 보험사의 움직임이 분주하다.

최근 기존 보험 가입자 외에 일반인 대상으로도 혈압, 혈당, 당뇨병 관리와 같은 건강관리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빗장이 풀리면서 신한생명은 국내 보험사 최초로 일반인 대상 건강관리서비스업을 부수업무로 신고했다.

신한생명은 이후 바로 AI 홈트레이닝 서비스인 ‘하우핏(How-FIT)’ 베타버전을 론칭했으며, 내달 공식 오픈을 앞두고 있다. 지속적인 콘텐츠 개발과 서비스 고도화를 통해 일반인 대상 홈트레이닝 시장을 본격적으로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여태까지 부수업무는 따로 비용과 시간을 투입하지 않아도 된다는 측면에서 소극적으로 이뤄졌고, 수익에 대한 기대감도 없었던 상황”이라며 “그러나 앞으로 본업만으로는 더 이상 성장의 한계가 분명해지면서 헬스케어·빅데이터 시장에서 돌파구를 찾는 시도가 적극적으로 이뤄지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 (자료출처=금융감독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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