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심사중단제도 합리성 높이는 개선안 마련

금융당국이 경미한 사안 제재에서 금융회사에 경직적으로 과태료를 부과한 관행을 고치기로 했다.

신규 인허가 및 대주주 변경 승인 시 운영되는 심사중단제도가 예측 가능성과 합리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개선된다.

금융위원회는 6일 비대면 방식으로 금융권 간담회를 열어 이 같은 방안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도규상 금융위 부위원장은 모두발언에서 "올해 정부가 금융 행정 수행 과정에서 공급자 중심의 사고와 관행을 답습하고 있지 않은지 냉철하게 되돌아보겠다"며 "오랜 기간 굳어진 경직적인 과태료 부과 관행이 금융회사 자율경영에 걸림돌이 되고 있지는 않은지 종합적으로 점검해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그동안 경영변동사항 신고 등 경미한 사안의 공시 누락에 건건이 과태료를 부과했는데 십수 년 전 만들어진 규제를 답습한 이런 관행을 개선하겠다는 얘기다.

금융사가 임원 선·해임 사실을 인터넷 홈페이지 등에 공시하지 않았을 경우나 해외직접투자 금융사의 대표자 명의, 소재지 주소 등을 변경했을 때 일정 기간 내 변경 보고를 하지 않았을 때 과태료를 부과한 경우가 대표적인 사례다.

금융위는 중대한 불법·불건전행위 제재는 강화하되 경미한 사안 제재는 과감히 간소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도 부위원장은 또 "금융시스템의 법적 안정성 제고를 위해 신규 인허가 및 대주주 변경 승인 시 운영되는 심사중단제도 역시 판단 기준의 모호성 등으로 비판이 있는 만큼 예측 가능성과 합리성을 제고할 수 있는 개선안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심사중단제도는 소송·조사·검사 등이 진행 중인 경우 인허가 및 대주주 변경승인 심사 절차를 중단할 수 있는 제도를 말한다.

심사중단과 재개의 판단 기준이 모호하고 금융당국의 상시적 검사에 따라 사안 처리가 수시로 중단된다는 지적이 있었다.

특히 최근 마이데이터(본인신용정보관리업) 허가 심사에서 대주주에 대한 형사소송, 제재 절차가 진행 중이라는 이유로 일부 금융사의 심사가 보류되자 금융사 경영전략에 금융당국 리스크가 과도하게 작용했다는 의견이 일각에서 나오기도 했다.

금융위는 심사중단제도 운영상의 문제점을 검토해 전 금융업종에 적용할 수 있는 종합적인 제도 개선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금융시장과 환경 변화를 주제로 한 보스턴 컨설팅그룹과 하나금융연구소의 발표도 있었다.

보스턴 컨설팅그룹은 올해 주목해야 할 금융산업 진화 방향으로 결제·송금 분야의 국내·외 경쟁 심화, 투자 대중화로 자산관리(WM·Wealth Management) 산업으로의 중심이동, 금융사와 빅테크·핀테크 간 경쟁 심화 등을 꼽았다.

금융위는 금융 변화에 맞춰 디지털·비대면 프로세스 활성화 및 허가제 완화, 대규모 플랫폼 사업자 대상 규제 적용, 유통·통신정보의 데이터 인프라 확대,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기업·투자자 대상 인센티브 제공 등을 강조했다.

하나금융연구소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지원 연착륙 방안 마련과 가계부채의 적극적 관리 등을 통해 금융안정을 유도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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