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생명 수원사옥, 분당사옥 매각 등 매각 움직임 활발… 자본 확충 부담감이 가장 큰 요인

[보험매일=신영욱 기자]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보험사들의 부동산 매각 움직임이 활발할 것으로 전망된다. 신지급여력 제도(K-ICS)로 인한 자본금 확충 부담이 여전히 남아 있기 때문이다.

◇연초부터 '시동'걸린 보험사 부동산 매각 러시 

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부동산 자산을 줄이려는 보험사들의 움직임이 새해에도 계속되고 있다.

먼저 한화생명은 수원사옥 판매에 나선다. 한화생명은 오는 13일 한화생명구매시스템을 이용한 공개입찰 형태로 수원사옥 매각을 진행할 예정이다. 2인 이상 유효 입찰로 최저공매가 이상 최고가격 입찰자가 대상으로, 최저 공매가는 220억원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한화생명은 분당사옥 매수자 찾기에도 나설 계획이다. 최근 분당사옥의 공개매각을 진행했지만 실패한 탓이다. 당시 한화생명은 분당사옥의 최저 공매가로 약 210억원을 책정했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분당사옥은 보유분이 70%이기 때문에 부분 매각이 될 것”이라며 “수원 사옥의 경우 전체 보유이기 때문에 전체 매각을 계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KB손해보험의 경우 수도권과 지방 지점 11곳의 매각을 진행 중으로 자산 규모는 약 5,000억원 규모다.다만 KB손보의 매각 후에도 해당 사옥을 임차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방식으로 매각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또 롯데손해보험은 남대문 사옥의 매각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 롯데손보는 캡스톤자산운용을 우선 협상 대상자로 선정해 협상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남대문 사옥의 매각이 완료될 시 롯데손보가 약 2,000억원 규모의 자본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보험사들의 이 같은 부동산 매각 러시는 지난 몇 년간 계속되고 있는 추세다. 지난해에는 신한생명과 현대해상이 부동산 자산을 정리했다.

신한생명은 서울 중구에 위치한 신한L타워를 신한알파리츠에 매각하고 장기 재임차 계약을 맺었다. 현대해상의 경우 강남사옥을 3,605억원에 한국토지신탁에 매각했다.

또 삼성화재의 경우 지난 몇 년 사이 가장 많은 부동산을 매각한 업체 중 하나다. 지난 2017년 본사로 사용하던 을지로 사옥과 그 외 부동산을 정리하며 다수의 부동산 정리를 진행한 것.

그 결과 2015년 1조 3300여억원에 달했던 삼성화재의 부동산 자산은 현재 절반에 가까운 수준인 7,275억원 규모까지 줄었다.

◇자본확충 부담 상당… “올해도 보험사 부동산 매각 적지 않을 것”

보험사들의 부동산 매각이 늘어나는 주된 이유로는 신지급여력제도(K-ICS) 도입이 꼽힌다. 신지급여력제도가 시행되면 보험사들이 부동산 자산에서 발생하는 손실에 대비하기 위해 준비해야 하는 준비금의 규모가 커지기 때문이다.

현행 제도에서는 부동산 보유에 따른 가격 변동 폭을 6~9% 수준으로 보지만 신지급여력제도에서는 25%까지 상승한다.

예를 들어 100억원 규모의 부동산 자산을 보유할 경우 현행 제도에서는 6억~9억원의 준비금이 요구되지만, 신지급여력제도에서는 25억원의 준비금을 준비해야한다.

때문에 보유 부동산 자산이 많을수록 더 많은 자본금 확충이 필요해진다. 여기에 부동산 가격이 계속 오르고 있는 데다, 앞으로도 상승이 예상된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는 점도 한몫한다.

신지급여력제도에서는 이미 보유 부동산에 따른 자본 확충이 발생하는데, 보유 부동산의 가격이 상승할 경우에는 그 부담이 더욱 커지기 때문이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부동산을 정리하는 보험사가 늘어나는 것은 신지급여력제도 도입으로 인해 발생하는 자본 확충 부담이 가장 큰 이유”라며 “도입 시기가 더 가까워지고 있는 데다, 부동산 가격 상승도 예상되다 보니 보험사들의 부동산 매각이 올해도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어 “가격이 오른다는 것만 보면 좋은 일로 보일 수 있으나, 보험사 입장에서는 부동산 가격 상승은 자본 확충 부담이 더 커지는 것이라는 해석도 가능하기 때문에 무조건적으로 좋다고 보기는 어렵다”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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