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생명, 삼성화재 등 디지털 역량 강화 고려한 조직개편

[보험매일=신영욱 기자] 연말에 들어섬에 따라 2021년을 겨냥한 조직개편에 나서는 보험사가 늘고 있다. 보험사들의 조직개편에는 ‘디지털 역량 강화'라는 공통점이 나타나고 있다.

◇조직개편 나서는 보험사들

1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내년도를 대비한 조직개편에 나서는 보험사가 늘고 있다.

가장 최근 조직개편을 시작한 곳은 교보생명이다. 교보생명은 지난 9일 조직개편안 내용을 확정 짓고 11일부터 조직개편에 들어갔다.

개편 내용을 살펴보면 주로 디지털 역량 강화에 초점을 맞췄다. 먼저 디지털혁신지원실을 DT(Digital Transformation·디지털 전환)지원실로 확대 개편했다.

DT지원실 산하에는 DT지원 담당, 디지털 테크놀로지 담당, IT 지원담당을 신설한다. 이전까지의 경우 DT지원실 산하에는 정보보안담당뿐이었다. 아울러 DT지원담당 소속으로는 디지털 혁신 지원을 위한 DT추진팀과 플랫폼 사업화 추진 TF를 포함시켰다.

앞서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은 지난 1월 신년사에서 “보험의 모든 과정에 디지털 기술을 적용해 효율성을 높이겠다”고 밝힌데 이어, 하반기 경영전략회의에서는 임직원들에게 경쟁력 강화에 나설 것을 당부한 바 있다.

또 다른 개편으로는 신창재 회장이 지휘하는 경영기획실의 명칭을 지속가능 경영기획실로 변경하고 관계사 지원 파트의 확대·재편을 진행한다. 또 기존 신사업 추진담당 부문의 명칭을 신성장 추진담당으로 바꾸고 산하에 신사업담당을 두는 등 전체적으로 업무의 세분화에 신경 썼다.

이밖에 윤열현 사장의 지휘를 받는 보험영업분야에는 CPC담당 직속의 금융마이데이터 파트를 신설한다. 금융당국의 허가를 받으면 내년 2월부터 마이데이터 사업 진행이 가능해지는 만큼 이를 대비하기 위함이다.

앞서 교보생명은 내부적으로 마이데이터 사업 진출 확정은 물론, 추진을 위한 전담 태스크포스(이하 TF)를 구성해 허가신청 등 준비를 진행해오고 있다. 또 마이데이터 허가 심사는 지난 10월부터 진행되고 있으며 내년 초 1단계 사업자가 선정될 예정이다.

또 이달 10일에는 삼성생명과 삼성화재가 나란히 조직개편을 실시했다. 이중 삼성생명은 디지털사업부와 데이터전략팀 등의 확대·재편을 통한 디지털 역량 강화에 나섰다. 아울러 기존 2개이던 FC(설계사) 영업본부를 1개로 통합시킴으로써 경영효율 개선에 나섰다.

또 소비자보호팀을 CEO 직속의 소비자 보호실로 격상시키며 소비자 보호 강화에 나섰다. 다만 즉시연금 사태는 물론 암 보험 요양 병원비 미지급 사태까지 겹치는 등 가입자와의 트러블이 극에 달하고 있는 삼성생명이기 때문에, 해당 부분에서 어느 정도 개선 효과가 나타날지는 현재까진 미지수다.

삼성화재의 경우 디지털 본부를 신설하고 디지털 채널 활성화를 위한 컨트롤 타워 역할을 부여함으로써 디지털 역량 강화에 나섰다. 아울러 글로벌사업부와 경영지원실 산하 신사업전략팀을 통합한다. 이를 통해 인오가닉(Inorganic)과 오가닉(Organic)을 연계한 해외사업 전략 수립과 실행 업무 총괄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KB손보의 경우 이달 말 조직개편 예상되고 있긴 하나, 구체적으로 정해진 내용은 없는 상황이다. 다만, 지난해 디지털 조직 강화 등을 위한 대규모 개편을 진행한 만큼 올해는 비교적 조용히 지나갈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밖에 한화생명, 메리츠화재 등은 조직개편과 관련해 아직 결정된 계획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조직개편으로 디지털 강화 방점

올해 보험사들의 조직개편은 ‘디지털 역량 강화’가 주요 화두로 작용하고 있다. 올 한 해 동안 디지털 전략을 구사해오던 보험사들이 ‘조직 개편’을 통해 방점을 찍고 있는 것이다.

삼성화재는 인공지능 보험심사 시스템과 디지털 ARS, 스마트링크 서비스 등을 도입했다. 또 흥국화재는 지난달 네이버 클라우드와 A.I기반 보험서비스 확대를 위한 협업에 들어갔다.

이밖에 농협생명의 디지털 혁신 추진협의회 결성, 흥국생명의 디지털혁신팀 신설 등 디지털 활용과 강화를 위한 전략이 올 한 해 동안 대다수 보험사에서 나타나고 있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속도나 접근성 등 이용자 편의 부분의 경쟁력이 달라지는 만큼, 디지털 활용과 강화는 사실상 필수였다”며 “여기에 코로나 19 대유행 사태가 겹친 데다, 기술 발달 법 개정 등 여러 상황이 겹치며 해당 역량 강화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특히 코로나가 비대면 시대를 앞당겼다는 표현이 생겼을 정도로, 최근 언택트 서비스 강화는 메인 트렌드와도 같다”며 “이로 인한 영향이 조직개편에도 나타나고 있는 걸로 보인다”고 전했다.

저작권자 © 보험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