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르덴셜·더케이, 금융지주 품으로…KDB생명·악사손보 장기화 조짐 '희비'

[보험매일=김은주 기자] 2020년 보험업계는 다사다난한 한 해를 보냈다. 올해 초 시작된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은 보험산업의 전통적인 영업방식인 대면영업에 대전환을 가져왔고, 비대면 채널의 성장을 가속화했다.

해외금리 연계 파생상품(DLF·DLS) 사태 재발방지의 일환으로 제정된 ‘금융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과 시행령은 보험업계에 큰 충격을 줬다. 높은 과징금과 과태료 내용을 두고 보험협회는 회원사의 의견을 종합해 의견을 마련하는 등 분주한 모습이다.

초년도 모집수수료 1200%룰을 앞두고 원수보험사 전속채널의 자회사형 GA로의 이전을 현실화했으며 보험제조와 판매의 분리를 더욱 앞당기고 있다.

보험매일은 2020년 보험업계 이슈를 결산하는 특집을 전개한다. 두 번째는 ‘불황에 보험사 M&A 소용돌이 속으로’이다.

◇ 푸르덴셜생명‧더케이손보, 새출발

올해도 인수·합병(M&A) 시장 내 다수의 보험사 매물이 등장하여 새로운 주인을 찾거나 잠재매물로 거론되고 있다.

저금리‧저성장 기조 장기화와 더불어 새 국제회계기준 도입(IFRS17)에 따른 추가 자본확충 부담으로 보험업계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영향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은행 수익 의존도와 비중을 낮추기 위해 비은행 부문의 포트폴리오를 대폭 확대하고 있는 금융지주사들이 보험사 인수에 적극적으로 눈독을 들이고 있는 수요와도 맞물렸다.

실제 올해 상반기 더케이손보(현 하나손보)와 푸르덴셜생명 등 2곳의 보험사가 각각 하나금융지주와 KB금융지주의 품으로 흡수됐다.

지난 2월 하나금융은 2003년 한국교직원공제회가 100% 출자하여 설립한 더케이손보의 지분 70%를 770억원에 인수했다. 이로써 더케이손보는 하나금융의 14번째 자회사로 들어가게 됐다.

이후 6월부터는 ‘하나손보’로 간판을 바꿔 달고 디지털 기반 종합 손보사로서 본격적인 새로운 시작을 알렸다. 재무건전성 개선을 위해 단행된 유상증자에 하나금융이 1,260억원을 투입하여 지분율도 84.6%로 확대했다.

보험업계 ‘대어’로 M&A 시장을 뜨겁게 달궜던 푸르덴셜생명은 KB금융지주가 손에 쥐었다. 올해 4월 KB금융은 푸르덴셜생명 지분 100%를 2조3,400억원에 인수했다.

KB금융 측은 당분간 푸르덴셜생명을 KB생명과 통합하지 않고 독자 경영을 이어간다는 방침이지만 장기적 관점에서 향후 통합이 이뤄지면 총자산 기준 업계 10위권 안에 안착할 전망이다.

◇ KDB생명‧악사손보, 매각 향방 불투명

반면 시장에 나와 있는 매물 중 KDB생명, 악사손보 등은 올해 M&A를 마무리 짓지 못하면서 내년으로 넘어가게 될 전망이다.

지난해 11월 KDB생명의 네 번째 매각 도전을 공식화한 산업은행은 지난 6월 말 우선협상대상자로 JC파트너스를 선정하면서 좀처럼 풀리지 않던 매각의 실마리를 잡은 듯 했다. JC파트너스는 중장기적으로 KDB생명을 공동재보험사로 전환하는 계획 등의 구체적 청사진도 제시한 것으로 알려진다.

그러나 이후 인수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진 사이 지난달 초 JC파트너스의 우협 지위까지 잃게 되면서 매각 관련 상황은 더욱 불투명해졌다.

산업은행 측은 “JC파트너스와 우협 지위만 종료됐을 뿐 협상을 계속 지속해 나가고 있다”는 입장이지만 아직 뚜렷한 결론은 나오고 있지 않다.

지난 9월 진행된 악사손보 예비입찰에는 당초 예상과 달리 신한금융지주가 고민 끝에 발을 빼면서 교보생명만이 단독으로 참여하게 됐다.

이에 교보생명이 13년 만에 악사손보를 다시 되찾을 수 있을지 주목 받았으나 시장에서의 매력도가 크지 않아 매각 작업은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한편 이외에도 올 한 해 외국계 보험사들 위주로 잇달아 매각설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물밑 속에서 언제든지 수면위로 부상할 채비를 갖추고 있는 보험사의 수는 향후에도 더욱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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