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비용 감소 등 환영… GA는 '생존 걱정'

[보험매일=신영욱 기자] 이른바 ‘1200% 룰’ 적용이 목전으로 다가왔지만 이를 대비한 보험사와 GA들의 수수료 협상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이처럼 서로 협상을 진행 중인 상황임에도 1200% 룰에 대한 보험사와 GA 간 온도 차이는 극명하다. 환영을 표하는 보험사와 달리 GA들은 우려를 표하고 있다. GA들은 심한 경우 생존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할 가능성도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1200% 적용 한 달여 앞으로… 보험사‧GA 수수료 협상 중

23일 보험업계 따르면 모집수수료 개편이 담긴 감독규정 개정안이 내년부터 적용된다. 개정안을 지칭하는 또 다른 명칭은 ‘1200% 룰’이다. 개정안의 주요 내용이 수수료의 범위 정의와 모집 초년도 모집수수료를 월 납입보험료의 1200% 이하로 제한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해당 룰 적용을 고려한 보험사와 GA 간의 수수료 조정이 필요한 상황이지만, 대다수 보험사가 여전히 협상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같은 상황이 나타나고 있는 이유는 보험사가 제공하는 수수료가 GA 별로 다르기 때문이다. 같은 보험사라 해도 어느 GA냐에 따라 수수료가 다르다 보니 각각의 GA에 따른 수수료 협상이 필요한 것이다.

여기에 상품 종류 군별 혹은 상품별 수수료에도 차이가 있다는 점도 협상을 길어지게 만드는 요인이다. 그만큼 한 곳의 GA를 대상으로 조정해야 할 요소가 여러 가지 존재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국내 대형 보험사의 관계자는 “아직 1200% 룰 적용에 대비한 수수료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며 “보험사들도 고려하는 수준의 수수료와 구조가 있고, GA들도 각자가 원하는 수준이 있다 보니 협상에 시간에 걸리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보험사들의 눈치싸움이 벌어지고 있다는 의견도 있다. 1200% 이하라는 분명한 상한선이 존재하지만 그마저도 타사의 진행 상황을 보고 맞춤 대응에 나서려 한다는 것이다.

국내 보험사 한 관계자는 “다른 회사의 진행 상황을 지켜보려 하는 곳이 있을 가능성 적지 않아 보인다”며 “어찌 보면 처음으로 생기는 상한선이다 보니, 타사의 움직임을 따라가거나 그에 맞는 수수료 제안 등을 고려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전했다.

◇수수료 상한선 환영하는 보험사들

보험사들의 경우 1200% 룰의 적용을 환영하는 분위기가 주를 이루고 있다. GA의 영향력이 날로 커져가는 상황 속에 수수료의 리미터마저 없다 보니 끌려다닐 수밖에 없던 구조에 변화가 생길 것으로 기대하는 것이다.

여기에 상한선 제한이 생기는 만큼 과도하다 싶을 정도의 수수료 지출을 피하게 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보험사 한 관계자는 “그동안 영향력이 큰 GA의 경우 부르는 게 값인 느낌이 상당했는데 이 같은 부분이 어느 정도 해소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GA채널의 영향력이 높아지다 보니, 웬만큼의 요구는 무리하더라도 들어줄 수밖에 없는 부분이 존재했는데 상한선이 생겨 좋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줄어든 수입 속 지출 규모는 유지 혹은 증가할 가능성 높아”

반면 GA들의 경우 1200% 룰 적용에 대한 우려가 상당하다. 수입은 줄었는데 지출은 유지되거나 커질 가능성이 높아지는 상황의 발생을 걱정하고 있는 것이다.

GA입장에서 봤을 때 1200% 이하 제한이 적용되면 원수사(보험사)에서 지급받는 수수료는 당연히 기존보다 줄어든다. 반면 사업비 등 차감해야 하는 영역의 비용은 동일하다 보니, 설계사에게 지급하는 비용은 자연스레 적어지게 된다. 수령 금액에서 다른 GA 소속 설계사나 전속 설계사와의 차이가 발생할 경우 설계사들의 이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GA 한 관계자는 “1200% 룰이 적용되면 GA 입장에선 힘들 수밖에 없다”며 “수입이 줄어도 사업비는 그대로인 데다 전속 설계사나 다른 GA만큼의 금액을 설계사 분들에게 맞춰줘야 하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이어 “동일한 상품 판매에 대해 설계사 분들에게 제공할 수 있는 수입이 다른 곳보다 적다는 것은 경쟁에서 탈락한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때문에 수입규모 감소나 보유 자산의 관계없이 그 수준을 유지해야 되고, 심한 경우 대출을 계속 받아야 하는 상황 등의 리스크가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당국은 총량이 감소하는 것이 아니라고 했지만 적어도 2021년은 어려운 한 해가 될 것 같다”며 “다음 해부터는 1년 차 때 발생한 감소비용을 언제 어떻게 보존되는지에 따라 상황이 달라질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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