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영업만 보면 적자난...보험 이윤 창출 위한 상황 개선 필요

[보험매일=신영욱 기자] 보험사가 보험으로 돈을 벌지 못하는 '웃픈' 상황이 올해도 이어지고 있다. 대형 보험사 6곳이 올해 3분기에만 수천억 대에 달하는 보험영업 적자를 기록한 것. 특히 손보사들의 경우 모든 대형사가 적자를 기록할 만큼 상황이 심각하다. 이를 두고 손해율을 고려한 보험료 인상이 필요한 상황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 보험영업만 보면 적자난

1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대형 생‧손보사 6곳이 올해 3분기 기록한 보험영업 적자액은 7,660억5,200만원에 달한다. 1조5,000억원이 넘는 적자를 기록했던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개선됐다고 할 수는 있지만, 결코 만족할만한 수준은 아니다.

특히 손보사들이 겪는 어려움이 심각하다. 생보사들의 경우 올해 3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했으나, 손보사들은 적자폭을 소규모 감소하는데 그쳤기 때문이다.

삼성생명은 올해 3분기 보험영업에서 환골탈태에 가까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올해 3분기 2,038억800만원의 이윤을 창출하며 흑자전환에 성공한 것. 삼성생명의 지난해 3분기 보험영업 적자액은 4,555억9,900만원에 달했다.

다만 삼성생명 역시 올해 3분기까지 보험영업 누적상황을 보면 적자 상황을 벗어나지는 못했다. 올해 2분기 역시 871억6,400만원의 흑자를 달성하기는 했으나 1분기 3,119억2,300만원의 손실이 발생한 탓이다.

한화생명 역시 보험 적자 탈출에 성공했다. 지난해 3분기 보험영업에서 1,540억원의 적자가 발생했던 한화생명은 올해 3분기 20억원의 흑자를 기록했다.

반면 손보사들은 올해도 보험영업 적자난에 시달리고 있다. 삼성화재는 올해 3분기 1,963억원의 보험영업 적자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2,535억원) 대비 22.6%(572억원) 감소한 수치이지만, 매분기 수천억의 적자가 발생하고 있어 만족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현대해상은 3분기 2,486억원의 보험영업 적자가 발생했다. 다만, 전년 동기(2,753억원)와 비교하면 9.7%(267억원) 감소하며 개선된 모습이 나타났다.

DB손보는 올해 3분기 보험영업에서 1,691억5,200만원의 손해를 기록했다. 또 KB손보의 올해 3분기 보험영업 적자액은 1,520억원으로 확인됐다. 두 업체 모두 다른 손보사들과 마찬가지로 보험영업 적자규모 자체는 전년 동기보다는 감소했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해의 경우 자동차보험의 손실액이 역대 최고치에 달하다 보니, 적자규모가 특히 높을 수밖에 없었다”며 “올해의 경우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지난해보다는 개선되고 있는데, 그 영향이 손보사들의 보험영업 적자 규모에도 나타나고 있는 걸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손해율에 맞는 보험료 인상 필요”

올해 3분기 나타난 보험영업 손익에서 생‧손보 간 극명한 차이의 발생은 조금 색다른 모습이다. 당장 지난해만 살펴봐도 생보사들 역시 보험영업에서는 매 분기 적자가 발생해왔기 때문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들은 생보사들의 3분기 보험영업 흑자를 두고 보험금 지급액의 전년비 감소 등 코로나19로 인한 반사이익이 나타난 결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생보 1위 삼성생명의 올해 3분기 지급보험금은 3조4,876억원으로 전년동기의 3조6,309억원보다 1,432억8,000만원 줄었다.

반면 손보사들의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차보험, 실손보험 등의 손해율에 허덕이고 있다. 자동차보험은 거의 대부분 손보사가 적정 손해율(78%~80%)을 넘는 수치를 기록하고 있으며, 실손보험의 경우 올해 상반기 기준 132.0%의 손해율을 기록했다. 특히 실손보험의 경우 올해 상반기 손실액(1조2,066억원)이 전년 동기(1조3억원)보다 20.6% 증가했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자동차보험과 실손보험에서 발생하는 적자가 워낙 크다 보니 손보사들의 보험영업은 사실상 매년 무조건 적자라고 봐도 무방하다”며 “실손보험은 생보사들 중에도 판매하는 곳이 있기는 하나 비율을 따지면 8:2 정도로 손보사들의 규모가 훨씬 크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손해율에 맞는 보험료 인상이 이뤄지지 않는 한 사업비 절감 등을 아무리 해도 손보사가 보험으로 이윤을 창출하는 건 불가능해 보인다”며 “해외의 경우 손해율만큼 보험료 인상이 이루어지지만, 우리나라는 그게 안돼서 보험사에게 그 책임을 지게 하는 상황이 펼쳐지고 있다”고 상황 개선의 필요성을 밝혔다.

이어 “보험사들이 투자영업으로 얻을 수 있는 이익은 늘 일정 수준으로 정해져 있다”며 “결국 상품을 얼마나 잘 팔았는지가 아닌 손해를 얼마나 줄였냐에서 해당 기업의 농사 결과가 결정 나는 건데, 이 자체가 비정상적인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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