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가입 ‘불가’ 전략상품 가입 시 인수···손해율 분산 일환

[보험매일=최석범 기자]실손보험 손해율이 최악에 치닫고 4세대 상품 도입이 임박한 가운데 실손상품을 취급하는 주요 보험사의 인수가 더 까다로워지는 모양새다.

다수의 보험사는 실손보험 단독인수보다는 자사의 전략상품과 함께 인수하는 방식을 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손보험으로 발생하는 적자를 다른 상품으로 분산하기 위한 궁여지책이라는 의견이다.  

◇단독가입은 요원 높아진 가입문턱

17일 업계에 따르면 실손보험을 취급하는 주요 보험사는 대부분 실손보험 인수에 보수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

최근들어 보험설계사가 보험사 인수담당에게 실손보험 가입승인을 넣으면 거절하는 사례가 많다는 것이다.

보험사가 보수적인 인수입장을 취하는 배경에는 실손보험의 높은 손해율이 자리잡고 있다.

작년 실손보험 손해율은 역대 최악인 134.6%를 기록했고 대부분 보험사는 손해율 개선에 회의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손해율이 100%를 넘었다는 것은 보험사가 거둬드린 보험료보다 더 많은 금액의 보험금을 고객들에게 지급했다는 걸 의미한다.

실제 올해 상반기 실손보험 손실액(위험보험료-발생손해액)은 1조2,066억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같은 기간(1조3억원) 대비 20.6% 증가했다.

다만 전략상품과 함께 심사에 올리면 보험사가 받아주는 식으로 인수절차가 진행되고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실손보험에 가입하기 위해서는 다른 상품(건강종합보험 등)을 함께 가입해야 한다는 얘기다. 17일 기준 실손보험 단독가입과 관련해서는 일부 보험사만 심사승인을 내주는 상황으로 알려졌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대부분 심사를 올리면 거절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보험사 입장에서는 실손 손해율이 너무 크니까 단독실손 하나만 받는 것은 손해이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를테면 종합보험 상품과 함께 심사를 올리면 받아주는 식”이라면서 “실손보험 가입이 점점 더 어려워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실손보험 팔면 ‘적자’ 보험사 궁여지책

보험사가 실손보험 조건부 인수를 택하는 이유는 손해율을 부담을 분산하기 위한 목적이 크다는 전언이다. 실손보험 손해율이 워낙 높다 보니 상대적으로 적정 손해율을 유지하는 상품과 함께 인수해 수준을 맞추겠다는 의미다.

이 같은 인수방식은 일종의 궁여지책이다. 실손보험 적자를 막기 위해 보험료를 인상하면 여론의 뭇매를 맞아야 하고, 서민경제에 밀접한 영향을 미치다보니 상품판매를 중단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다른 보험업계 관계자는 “실손보험을 단일로 가입하는 것은 까다롭다. 종합형보험을 가입하면서 특약이 아닌 개별상품으로 가입토록하는 경우가 있다. 각각 가입하면 손해율을 분산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실손에서 적자 나는 걸 다른 상품이 상쇄하는 식”이라면서 “운전자보험과 연계는 적고 상해질병 등 종합보험과 연계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실손보험 손해율이 높아지고 누적적자액이 커지자 일부 보험사는 실손보험 상품판매를 중지했다. 손해보험사의 경우 13곳 중 3곳이 판매를 중단했고 생명보험사의 경우 17곳 중 8곳이 판매를 중단했다.

현재 금융당국과 보험업계는 4세대 실손보험 상품구조 개편안을 마련하고 이달 안에 발표한다는 계획이다.

안 속에는 ▲비급여 진료항목 이용량 연계 보험료 할증 ▲자기 부담률 상향 ▲통원 진료비 자기 부담액 상향 ▲연간 보장 상한 하향 ▲비급여 진료 특약 분리 등의 내용이 담길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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