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이기 때문에 취할 수 있는 방식 제한… "적어도 금융당국에겐 보험사기 조사 위한 권한 주어져야"

[보험매일=신영욱 기자] 보험사기 발생과 피해를 줄이기 위한 보험사들의 활동이 늘고 있다. 저마다의 방식으로 관련 활동에 나서고 있는 보험사들이지만, 자체적인 노력만으로 한계가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보험사기 예방 활동 적극적인 보험사들

2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보험사들이 보험사기 예방을 위한 활동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특히 예방 활동의 경우 보험사기 예측 시스템 등을 개발‧도입하는 업체들이 늘고 있는데, A.I 등 최신 기술을 활용한 케이스가 많아지고 있으며 활동의 질도 더욱 높아지고 있다.

가장 최근 보험사기 예방 시스템 개발 소식이 들려온 곳은 KB손해보험이다. KB손보는 이달 27일 보험사기 예방을 위해 ‘SMA(Social Media Analytics) 시스템’을 개발했음을 알렸다. 해당 시스템은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핵심 기술 중 하나로 손꼽히는 A.I를 활용했다는 점이 특징이다.

하루 전인 26일에는 신한생명이 ‘소셜미디어 보험사기 분석 시스템’을 발표했다. 이름에 드러나듯이 SNS를 통한 보험사기 조장 방지 등을 위한 시스템이다.

또 지난달에는 오렌지라이프가 보험사기 사전 예측모델’을 자체 기술력으로 구축했다고 밝혔다. A.I는 물론 빅데이터 기술까지 적용했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밖에 교보생명, 현대해상 등 다수의 업체에서 보험사기 예방을 위한 시스템의 개발과 도입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처럼 보험사들이 보험사기 예방 등의 활동에 나서는 이유로는 크게 세 가지가 꼽힌다.

먼저 손해 감소 차원이 있다. 보험사기가 발생했다는 것은 결국 지급하지 않아도 되는 보험금을 지출했다고 볼 수 있다. 보험사 입장에서는 없어야 할 지출이 발생한 것이 된다. 이러한 상황을 최대한 방지함으로써 손실을 줄이려 하는 것이다.

보험사의 보험사기 예방 활동은 소비자 보호와도 연결된다. 보험사기로 인해 불필요한 보험금의 지급이나 과도한 보험금의 지급이 늘어나면, 다른 선량한 가입자들에게도 보험료 인상 등의 피해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보험 사기를 줄이기 위해서라는 가장 근원적인 이유도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보험사기 사례가 늘고 이슈가 되다 보면, 이들을 따라 하는 사례도 함께 늘어난다”며 “때문에 보험사기 발생을 최대한 줄이기 위한 예방 활동에 나서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관련 활동 분주하지만… “구조적인 한계 있어”

다만 보험사기 예방과 적발을 위한 활동이 수월하지 만은 않다는 것이 업계의 입장이다.

먼저 블랙컨슈머에 대한 부분이 있다. 규정에 따라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았을 뿐인데, 이러한 조치가 민원 등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개중에는 민원이 기각되면 소송을, 소송에서 패 할 경우에는 언론에 알리는 등 강수를 두는 이들도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규정에 따른 정당한 지급 거부였음에도, 민원과 소송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상당히 많은 편”이라며 “특히, 언론에 나오는 등 이슈화가 될 경우 해당 보험사는 브랜드 이미지에도 타격이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기본적으로 보험산업이 가지고 있는 이미지 자체가 긍정적인 편은 아닌 데다, 사실과는 다르게 보험사가 보험금 지급을 거부하는 갑질을 하고 있는 걸로 보이는 경우도 많다”며 “특정 보험사는 보험금을 잘 주지 않는다와 같은 인식이 퍼지게 된 것은 이런 부분에 대한 영향도 있다”고 전했다.

또 구조적인 한계에 대한 이유도 있다. 보험사기의 경우 의료 등 다른 분야와도 연관돼 있는 부분이 많다 보니, 보험사 혼자 대처하기에는 어려움이 따르는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보험사 혼자서 대처를 하기에는 구조적으로 어쩔 수 없는 한계가 있다”며 “결국 기업이 취할 수 있는 방식에는 제한이 있기 때문인데, 특히 보험사기는 보험 외의 영역과도 연관되어 있는 경우가 많아 보험사의 노력만으로 해결이 어려운 구조”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적어도 금융당국에게는 보험사기에 대한 조사를 진행할 수 있는 권한이 생기면 좋겠다”며 “수사권까진 아니어도 금융위와 금감원이 관련 단체 등에 자료 요청을 할 수 권한 정도는 갖는 것이 맞다고 본다”라고 견해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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