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면 영업 비중 1.2%로 여전히 등한시…온라인 경쟁력 강화 먼길

[보험매일=김은주 기자] 시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코로나19는 모든 산업의 패러다임을 뒤바꿔 놓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급격히 빠르게 이뤄지고 있는 비대면 사회로의 전환과 함께 대면영업 환경이 점점 위축되고 있는 가운데 그동안 금융권 내에서도 유독 변화의 굼떴던 생명보험사들의 디지털 전환 대응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고 있다.

◇ 생보사, 설계사 채널 영업력 감소…비대면도 뒷걸음질

26일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24개 생보사의 올해 7월까지 신계약을 통해 거둬들인 누적 초회보험료는 4조4,222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 3조6,221억원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여 1년 사이 22.1% 증가한 수치다.

이중 대면영업을 통해 거둔 초회보험료가 4조3,676억원으로, 전체의 98.8%를 차지한다. 대면영업 초회보험료는 전년 동기(3조5,433억원) 대비 23.26% 증가했다.

다만 대면영업 채널이 큰 폭으로 성장한데는 방카슈랑스(은행의 보험 판매) 영향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방카슈랑스 초회보험료는 3조5,442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2조7,202억원을 기록한 것에 비해 30% 이상 증가했다. 

대면채널 중 생명보험 ‘영업의 꽃’이라는 불리는 보험설계사 채널의 초회보험료는 5,274억원 정도로, 전년도(5,500억원) 보다 4.1%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임직원(798억원)과 기타(197억원) 채널도 각각 전년 대비 7.7%, 16.5% 줄었다. 보험대리점 초회보험료는 2,417억원에서 2,509억원으로 3.8% 증가하는 선에서 그쳤다.

업계는 올해 코로나19로 영업 환경이 극악으로 치닫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그래도 선방했다는 평가다.

문제는 현재 생보사의 비대면영업 채널 의존도는 1.2% 수준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특히 전년도 비대면 채널 비중이 2.2%였던 것과 비교해 오히려 수치가 줄었다.

대비대면영업 채널인 온라인(CM) 및 텔레마케팅(TM)  통한 초회보험료는 545억원으로 전년도 787억원을 기록한 것과 비교해 30% 감소했다. TM채널은 664억원에서 453억원으로, CM 채널은 124억원에서 92억원으로 각각 46.6%, 25.8% 줄어든 것이다.

◇ 내년 역성장 전망…변화 압력 거센데

올해는 그럭저럭 버텼지만 ‘위드(with) 코로나’ 시대의 원년이 되는 내년은 생보사에게 더욱 가혹한 한 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보험연구원은 올해 생명보험의 수입보험료가 2.5% 증가했으나 내년에는 0.4% 감소하며 역성장으로 회귀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저성장‧저금리 기조로 보험산업의 전통적 사업모형만으로 성장의 한계가 분명한 상황에서 원활한 사업모형의 전환이 이루어지지 않으면서 성장공백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는 우려이다.

특히 손보사에 비해 비대면 채널 비중이 미약한 생보사들의 경우, 비대면 문화의 확산으로 전통적 판매 및 영업채널 구조의 재검토가 시급하다.

또한 타 연령대에 비해 상대적으로 온라인 가입 활용도가 높은 20・30대 밀레니얼 세대 확보 차원에서도 비대면 영업채널에 관심을 키워야 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러나 생보업계는 대면영업 환경 악화에도 불구하고 당장 온라인 시장을 확대하기는 어렵다며 소극적인 반응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각 사마다 온라인 전용보험 출시나 비대면 업무 전환 등 디지털 경쟁력 제고에 힘쓰고 있으나 이와는 별개로 아직 영업 및 판매 채널은 대면 위주로 가야한다는 생각이 확고하다”라며 “복잡한 상품구조상 소비자들이 대면을 선호하는 분위기 속에서 비대면 채널 확대에 섣불리 나섰다가는 리스크도 크고 단기간 가시적인 성과를 내는 것도 어려운 게 현실이다. 당분간 큰 변화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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