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기자수첩
판례 무시하는 금감원, 대법 위에 있나금감원 삼성생명 암 보험금 부지급 관련 중징계 검토… 대법원은 해당 소송 심리불속행 기각 결정
신영욱 기자  |  ssiny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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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10.25  09:2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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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매일=신영욱 기자] 최근 금융감독원이 삼성생명의 암 보험금 부지급 관련 이슈에 대한 중징계를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금감원은 오는 11월 예정되어 있는 삼성생명 제재심에 보험금 부지급 건에 대한 징계안을 상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여기에서 의문이 든다. 이미 대법원이 해당 이슈와 관련해 삼성생명의 손을 들어준 상황이기 때문이다.

지난달 24일 대법원은 '보험사에 대응하는 암환우 모임(보암모)'의 공동대표 A 씨가 삼성생명을 상대로 제기한 암 보험금 청구 소송에 대해 심리불속행 기각을 결정했다.

심리불속행 기각이란 대법원이 원심 판결에 대해 법 위반 등 특별 사유가 없다는 판단을 내려 본안 심리 자체를 진행하지 않고 기각하는 것을 뜻한다.

즉 대법원이 ‘요양병원 치료가 암 치료와 직접적인 연관성이 없으므로 약관에 따라 입원비를 지급하지 않아도 된다’도 된다는 1심과 2심의 판단을 올바른 것이라 인정해준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에 따라 암 입원비 지급을 권고했던 금감원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대법원이 삼성생명의 정당성을 인정해줬음에도 해당 사안에 대한 중징계를 강행할지에 대해 관심이 쏠리는 것이다.

특히 금감원의 이번 중징계 예고에 대해서는, 대법 판결과는 별개로 이미 물음표가 쏟아지던 상황이었다.

3가지 유형에 대해 암 환자가 요양병원에 입원해도 보험금을 지급하라고 ‘권고’했음에도 이를 제대로 지키지 않아 미흡한 부분이 많았다는 것이 주된 이유였기 때문이다.

권고의 사전적 의미는 ‘어떤 일을 하도록 권함’이다. 강제성이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이 말인 즉 해당 상황에서 금감원의 지급 권고 이행 여부는 삼성생명의 자율적 판단이 허락되는 영역이었다 볼 수 있다.

그런데 권고를 제대로 지키지 않았다 하여 중징계를 예고하다니, 다수의 관련 업계 종사자들의 머리 위에 물음표가 올라오게 만드는 부분이다.

특히 최근 진행된 국감에서는 윤석헌 금융감독원장 역시 분쟁조정위원에서 권고는 할 수 있지만 강제력은 갖지 못한다라는 의미가 담긴 발언을 한 바 있다.

즉 금감원 역시 권고가 강제성이 없는 말 그대로 권유라는 사실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다고 볼 수 있다.

그럼에도 권고가 지켜지지 않았기에 해당 부분에 대한 고강도 징계를 예고하다니 이상하고도 우스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게다가 대법원의 판례가 나왔는데도 말이다.

권고를 들어주지 않았다는 이유로 강한 징계가 이루어진다면 더 이상 ‘권고’는 ‘권고’가 아니다.

특히, 대법원의 판결이 나온 이후에도 금감원이 "당국의 제재에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 밝힌 사실이 알려짐에 따라 해당 상황에 대한 관심도가 더욱 올라가고 있다.

만약 예고대로 금감원이 중징계를 내린다면, 말뿐인 권고가 될 수밖에 없는 것이 아닐까? 그야말로 이름만 권고인 ‘지시’ 혹은 ‘권고’라는 명칭으로 포장한 금감원의 ‘압력 수단’이 될 수밖에 없다.

금감원의 민원 분쟁조정 신청 등의 답변 마지막 부분에는 수용이 어렵다면 법적인 절차 진행이 가능하다는 내용의 문구가 들어가 있다.

익히 알려진 바와 같이 금감원은 최종적인 판단 기관이 아니기 때문이다. 자신들의 판정에 납득할 수 없는 소비자들에게 최종 판단 기관을 통하는 방법이 있음을 알리는 것이다.

반면, 이번 건의 경우 순서가 반대로 되어가고 있다. 법을 통한 최고 판결 기관인 대법원의 판단이 나왔음에도, 금감원이 자신들의 주장을 내세우려 하는 기괴한 모양새가 나타나고 있다.

지난 2017년 있었던 자살보험금 사태가 생각나는 대목이다. 당시 대법은 자살보험금은 지급 대상이 아니라는 판결을 내렸지만, 금감원은 높은 강도의 제재 압박을 바탕으로 보험사가 손을 들 수밖에 없도록 만들었다.

이번에도 같은 상황이 펼쳐진다면 실리는 없이 명분만 쫓는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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