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 인력만으로 혁신 서비스 개발 한계…제휴 위한 옥석 가리기 한창

[보험매일=김은주 기자] 사실상 포화상태 및 저성장 국면에 접어든 보험업계가 핀테크, 인슈어테크 등 유망한 스타트업 발굴·협업을 통해 신 시장 영역 확대에 골몰하고 있다.

카카오, 네이버 등 초대형 ICT 기업들의 보험업 진출 등 급변하고 있는 금융 생태계 내에서 새로운 기술과 사업 포트폴리오 확보를 통해 선제적으로 미래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포석도 깔려있다.

◇ “스타트업의 제안을 기다립니다” 문 활짝

22일 업계에 따르면 교보생명은 지난 7월 출범한 이노스테이지 2기의 스타트업 협업 성과를 이달 28일 데모데이를 통해 공개할 예정이다. 이노스테이지는 보험 분야의 신사업 발굴을 위한 교보생명만의 개방형 플랫폼이다.

올해 이노스테이지 2기에는 인공지능(AI), 라이프케어, B2B서비스 관련 스타트업 5곳이 선발됐다. 이중 우수 스타트업의 경우 교보생명이 직접 투자에 나서며, 이후 협업 비즈니스 모델로 발전시킨다는 계획이다.

실제로 앞서 1기로 뽑힌 스타트업 ‘두잉랩’의 인공지능 음식 사진 인식기술 솔루션 '푸드렌즈'를 기존 '교보건강코칭서비스'에 탑재하여 건강관리 플랫폼이 강화되는 등 협업의 결실을 맺고 있다.

현대해상과 NH농협손해보험, 메리츠화재 등은 올해 스타트업과의 제휴, 기술적용, 투자유치 관련 소통을 위해 ‘디지털파트너센터’·‘디지털제휴센터’ 등의 이름을 단 온라인 채널을 오픈했다. 

스타트업 제휴와 관련된 공식적인 창구를 마련함으로써 보다 효율적인 내부 검토 체계 및 업무 진행이 가능해진 것이다.

▲ (사진출처=메리츠화재 홈페이지)

이들 업체들은 헬스케어, 비대면상품 판매 등 보험업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분야는 물론이고 인공지능(AI), 클라우드 빅데이터, 블록체인 등 4차 산업혁명의 주요기술까지 폭 넓게 협업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현대해상의 경우 지난 7월 서울핀테크랩과 업무협약을 통해 핀테크 분야 스타트업 공동 발굴 및 육성, 사업협력 검토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향후 주기적인 정보공유를 통해 협업·육성 중인 스타트업들에게 관련 자문 제공, 육성 프로그램 연계 등을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 비용‧시간↓ 혁신성↑…신 사업영역 확대

대형 보험사들이 스타트업 발굴 및 투자에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건 새로운 비지니스 모델을 발굴하고 미래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함이다.

국내 보험산업은 이미 포화상태에 달했으며 저금리‧저성장‧저출산 등으로 인해 기존 사업 외에 새로운 사업 영역 확대가 절실한 상황이다. 

특히 카카오, 네이버 등 초대형 ICT 기업들의 잇단 보험업 진출은 보험사들이 디지털 전환 숙제를 더 이상 뒤로 미룰 수 없는 가장 큰 배경이 된다. 

4차 산업 혁명으로 급변하고 있는 금융 생태계 내에서 보험사들이 새로운 기술과 사업 포트폴리오 확보를 통해 선제적으로 미래 경쟁력을 갖추지 않으면 더 이상 살아남을 수 없다는 위기의식이 팽배하다.

더욱이 보험사 자체적으로 신사업을 개척하기엔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어 효율성이 떨어지고, 상대적으로 혁신성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 

반면 이미 기술력이나 아이디어를 보유한 스타트업과 손을 잡게 되면 그만큼 리스크는 줄고 시너지 효과는 극대화 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보험업에 익숙한 내부 인력만으로 기존 틀을 벗어난 혁신 상품 및 서비스 개발에 한계가 분명하다”며 “비용·시간적 측면 뿐 아니라 다양한 혁신기술 및 아이디어 발굴 차원에서도 스타트업을 키우는 것이 더욱 효과적인 상황에서 앞으로 관련 협업은 계속 늘어나게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다만 보험업계 내 스타트업과의 협업은 아직 초기 단계로, 혁신적 보험상품 및 서비스 개발 등 보험산업의 패러다임을 바꿀 유의미한 성과가 시장에 나오기 까지는 더 많은 시간 소요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또 다른 관계자는 “사업성이 있거나 고객 서비스 개선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되면 협업을 진행하겠지만 이미 시장성을 인정 받은 스타트업들의 경우 더 큰 투자처로 쏠리고 있다"라며 "수많은 스타트업 가운데서 될성부른 떡잎을 찾거나 옥석을 가리는 일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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