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평균 생보 1.77일, 손보 0.95일…“디지털 전환으로 더욱 빨라질 것”

[보험매일=김은주 기자] 고객들에게 보험금을 지급하는 보험사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고객들이 보험금을 청구한 후 지급되기까지 소요기간이 채 하루도 걸리지 않는 등 점점 단축되고 있는 추세다.

고객만족 극대화를 위해 사고보험금의 심사기준과 접수 및 지급 시스템 등을 지속적으로 개선 중인 영향으로 풀이된다.

특히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계기로 인공지능(AI) 기술 도입 등 보험업계 디지털 전환이 빠르게 이뤄지고 있는 만큼, 업무 효율화 따른 보험금 지급기간이 더욱 단축될 전망이다.

◇ 빨라진 보험금 지급 속도

20일 생명·손해보험협회 공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15개 손보사의 장기손해보험 보험금 지급기간은 평균 0.95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도 같은 기간 1.19일을 기록한 것에 비해 0.24일 단축된 수치다.

보험금 지급 속도가 빨라지면서 대다수 고객들이 하루도 채 걸리지 않아 보험금을 지급받고 있는 것이다.

손보사에 비해 상품 구조가 복잡하고 고액 청구가 많은 탓에 상대적으로 심사하는데 오랜 시간이 소요되는 생보사도 보험금 지급기간이 단축됐다.

작년 상반기 기준 23개 생보사의 보험금 평균 지급기간은 2.28일이었으나 올해는 같은 기간 1.77일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에 비해 0.51일 줄어든 것이다. 전분기 2.07일을 기록한 것과 비교해도 지급기간이 줄었다.

회사별로 보험금 지급이 가장 신속하게 이뤄지고 있는 손보사는 업계 1위 삼성화재다. 삼성화재의 보험금 지급기간은 평균 0.64일로 집계됐다. 뒤를 이어 AIG손보(0.77일), 농협손보(0.78일), AXA손보(0.82일), 흥국화재(0.84일), 메리츠화재(0.89일), 현대해상(0.93일) 등도 평균 1일 이내 보험금을 지급하고 있다.

생보사 중 보험금 지급 속도가 빠른 곳은 평균 0.58일을 기록한 하나생명이다. 이외 교보라이프플래닛(0.7일), 푸르덴셜생명(0.9일)이 생보업계 내 흔치 않게 평균 24시간 이내에 보험급 지급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지급절차 간소화·심사 시스템 개선 등 요인

현행 규정상 보험금은 고객이 청구서류를 접수한 날로부터 3영업일 이내에 지급하도록 되어 있다. 보험금 지급사유 확인이 필요한 경우 생보사는 접수 후 10영업일 이내, 손보사는 7영업일 이내에 보험금을 줘야 한다.

과거 깐깐한 심사과정을 거쳐 지급에 늑장을 부린다는 이미지가 강했던 보험사들은 현재 고객 만족 극대화 차원에서 일부 보험상품이나 소액 청구건에 대한 지급 과정을 자동화‧간소화해 재빠른 처리를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특히 보험금 지급 속도를 높이는 대신 심사의 정확도는 해치지 않아야 한다는 점에서 다양한 개선 방안을 골몰 중이다.

한화생명의 경우 지난해 말부터 실손보험, 정액보험에 대해 AI 자동심사 시스템 구축해 활용 중이다. 현재 자동심사율은 약 25% 정도로 알려진다. 사측은 향후 자동심사율을 50%까지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기존보다 1~2일가량 지급기일이 단축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보험금 지급 지연이 바로 민원으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현장조사나 전문적인 심사가 필요 없는 서면심사 건은 최대한 24시간 내 지급하고 있는 편”이라며 “가속화되고 있는 디지털 전환 흐름에 따라 전산 시스템이 더욱 정교화·고도화 되면 업무 효율화로 인해 보험금 지급 속도는 더욱 빨라지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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