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확장성 높고 매력 있지만···모럴 해저드 등 해결 필요

[보험매일=최석범 기자]‘중고폰 보험’이 손해보험업계의 틈새시장으로 관심을 받고 있다. 보험가입자의 니즈를 반영해 상품을 구성하고 인수절차를 간소화하면서 신계약 모집이 증가하는 추세인 것으로 전해진다.

휴대폰 보험가입자의 비중이 적어 시장 자체는 매력적이라는 의견과 함께 손해보험사의 시장진입을 위해서는 손해율 악화에 영향을 미치는 모럴 해저드 등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되고 있다.

◇생소한 ‘중고폰 보험’ 캐롯 등 판매

현재 ‘중고폰 보험’을 판매하는 손해보험사는 에이스손해보험, 캐롯손해보험 등이다. 에이스손해보험은 가입 단말기의 전손사고와 분손사고에 대해 가입금액을 보상한다. 캐롯손해보험은 분손사고(액정파손 한정)에 대해 가입금액을 보장한다.

여기서 말하는 전손은 보험 목적물(단말기)의 전체가 멸실 되어 발생한 손해를 의미한다. 분실, 도난, 침수, 화재 및 완전파손의 경우처럼 단말기를 완전히 사용할 수 없게 된 상태를 뜻한다.

분손은 보험 목적물의 일부에만 손해가 발생했을 경우를 의미한다. 휴대폰이 부분파손 돼 일부 수리가 필요한 경우로 단말기의 액정파손이 대표적인 예다.

‘중고폰 보험’은 일반 휴대폰 보험처럼 기기의 전손이나 분손을 보장한다는 점에서 동일하다. 그러나 단말기 개통일로부터 한 달 이후에도 가입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차이점이다. 일반 휴대폰 보험은 단말기 개통일로부터 한 달 이내에만 가입할 수 있다.

여기에 소비자의 가입금액 선택권 여부도 일반 휴대폰 보험과 ‘중고폰 보험’을 구분 짓는 특징이다. 일반 휴대폰 보험은 많게는 150만원까지 가입금액을 설정할 수 있는 반면 최대 60만원(캐롯손해보험 기준)으로 제한돼 있다는 것이다.

한편 에이스손해보험은 삼성카드 앱 채널을 통해 해당 상품을 판매하고 있으며 캐롯손해보험은 자사 홈페이지 등을 통해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매력적인 시장 ‘분명’ 모럴은 장벽

중고폰 보험은 시장확장 가능성은 크지만 반대로 리스크 역시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모럴 해저드(도덕적 해이)가 있다보니 손해보험사 입장에서는 섣불리 시장에 상품을 내놓기 어렵다는 게 업계의 공통적인 생각이다.

보통 신규 휴대폰은 단말기 개통과 동시에 1개월 이내에 보험가입이 가능하다. 그러나 신규 단말기의 보험가입률은 절반이 채 안 되는 상황. 일반 휴대폰 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단말기를 중고폰 보험으로 유인할 수 있으면 매력적인 시장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반면 모럴 해저드는 손해보험사의 시장진입을 주저하게 만드는 큰 요소로 작용한다. 인수과정에서 중고 단말기의 상태를 명확히 알기 어렵고 이 부분이 악용되면 상품의 손해율이 치솟을 수 있다.

때문에 캐롯손해보험은 인수과정에서 가입자가 단말기 시리얼 넘버를 기입하고 외관을 영상으로 업로드 하도록 하고 있다. 인공지능이 자동으로 영상을 스캐닝하고 파손 여부를 확인해 보험 가입 프로세스를 진행한다.

보험업계 A관계자는 “1개월 이내에 휴대폰 보험에 가입하는 비율이 적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보험가입자가 적다는 의미다. 이 사람들을 다 가입시킬 수만 있다면 중고폰 보험시장은 작지 않은 시장이 될 수 있다”면서도 “도덕적 해이는 손해보험사들의 시장진입을 가로막는 요소다. 시장 확장성도 있고 매력적이긴 하지만 리스크도 함께 있는 게 중고폰 보험”이라고 말했다

보험업계 B관계자는 “몇몇 손해보험사가 중고폰 보험을 판매하고 있다. 손해율 자체는 나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 신계약 체결 실적도 준수한 것으로 전해진다”라면서 “손해보험사가 취급하는 전통적인 보험상품이 아니다. 시장이 커지기는 힘들지만, 소비자에게는 필요한 보험”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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