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기준금리 0.5%로 5달째 동결…생보사 올해 두번째 예정이율 인하 잇따라

[보험매일=김은주 기자] 한국은행이 10월 기준금리를 연 0.50%로 동결했다. 올해 두 차례에 걸친 인하 결정으로 0%대 초저금리가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금리를 올리지도 내리지도 못하는 상태가 5개월 째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올해 코로나19에 따른 초저금리 영향으로 투자수익률을 내기 더욱 어려워진 생명보험사들은 결국 연이은 보험료 인상을 통해 수익 보전을 꾀하는 모양새다.

◇ 삼성·교보생명, 예정이율 인하시기 조율 중

1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과 교보생명은 일부 상품의 예정이율을 0.25%포인트가량 인하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아직까지 구체적인 날짜와 대상 상품은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예정이율은 보험사가 고객이 낸 보험료를 운용해 거둘 수 있는 예상수익률을 일컫는다. 보험사는 상품을 설계하고 고객이 내야 할 보험료를 산출하기 위해 예정이율을 정하는데 예정이율이 0.25%p 낮아지면 통상 보험료는 5∼10% 오르게 된다. 

두 보험사 모두 당초 이달 내 예정이율을 인하할 계획이었으나 내부 의사결정 진행 및 상품 개정 관련 실무적 작업 등이 길어지면서 인하시기가 아예 오는 11월로 미뤄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앞서 상반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을 통해 올해 10월 중 예정이율을 인하한다고 밝혔으나 더 늦어질 수도 있다”며 “아직 날짜는 미정이지만 조만간 진행할 계획이다”라고 전했다.

교보생명 관계자 역시 “예정이율 인하시기를 10월내로 못 박을 수 있을 만큼 확정된 내용은 나오지 않았다”라며 “내부적으로 시기 및 대상 상품에 대한 검토를 여전히 진행 중인 사안”이라고 말했다.

◇ 수익성 ‘빨간불’에 줄줄이 보험료 인상카드

이미 한화생명의 경우 앞서 7월 가장 먼저 확정금리형 종신보험의 예정이율을 0.25%포인트 인하했으며, 뒤이어 NH농협생명도 지난달 보장성보험의 예정이율을 0.20%포인트 낮췄다.

상반기 상품 개정 시기에 맞춰 한 차례 예정이율 낮춰 보험료 인상 효과를 누린 보험업계 내에 올해만 두 번째 예정이율 인하 결정이 잇따르고 있는 셈이다.

향후 대형사인 삼성생명과 교보생명까지 예정이율 인하를 완료하면, 중소형사들도 추가적으로 뒤따를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코로나19라는 변수 돌출로 인해 예상보다 더 빠른 속도로 0%대 초저금리 시대에 진입하게 되면서 시중 금리의 영향을 크게 받는 보험업계의 시름은 더욱 깊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금리가 떨어지면 보험사의 자산운용수익률도 하락한다. 이에 저금리 위기를 타개 할 대책이 없는 보험사들이 예정이율 인하 카드를 꺼내드는 건 관행적 수순이다. 결국 0%대 초저금리 시대의 도래는 소비자들의 보험료 부담에 직격탄을 주고 있다.

보험사들은 보험료 상승효과로 상품 가격경쟁력이 떨어지는 부담에도 불구하고 급격한 수익성 악화에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입장이다. 올해 상반기는 비교적 선방한 실적을 거뒀지만, 하반기와 내년도 실적 전망이 무척이나 어둡다는 것이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경제 충격을 감안할 때 적어도 연내까지는 금리동결 기조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경제 불확실성으로 내년에도 금리인상은 쉽지 않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워낙 초저금리 상황이기 때문에 추가 인하 없이 기준금리 동결이 지속되는 상황도 보험사에 상당한 부담이 된다”며 “당분간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은 상당히 희박해 보이며 만약 인상된다 하더라도 웬만큼 큰 폭으로 인상되지 않는 한 보험사들의 어려움은 지속될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국내 뿐 아니라 미국의 금리 방향에 따라서도 투자수익에 영향을 받는 등 다양한 요소들이 작용하기 때문에 향후 보험사들의 예정이율 추가 조정 결정을 예단하기는 힘들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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