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2분기 기준 신용카드납 지수 생보 0.1%p↓ 손보 1.4%p↑ ‘온도차’

[보험매일=김은주 기자] 생명보험사들이 보험료 카드납부 빗장을 더욱 걸어 잠그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험료를 신용카드로 간편하게 결제하길 희망하는 소비자들이 많음에도 수수료 부담 때문에 카드결제를 기피하는 보험사 방침에 가로막혀 쉽지 않은 형국이다.

◇ 생보사 카드납부 기피…4.6%->4.5% ‘뒷걸음’

▲ (자료출처=생명·손해보험협회)

3일 생명·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기준 18개 생보사의 신용카드납 지수는 4.5%로 집계됐다. 전년도 4분기 4.7%, 전분기 4.6%를 기록한데 이어 2분기 연속 0.1%포인트씩 뒷걸음 치고 있는 수치다.

보험료 신용카드납 지수는 전체 수입보험료 중 카드결제 수입보험료가 차지하는 비율을 뜻한다. 올해 2분기 생보사 전체 수입보험료 16조1,225억원 가운데 카드결제가 이뤄진 수입보험료는 7,176억원 규모에 불과할 정도로 미미하다.

이 기간 AIA생명, KB생명, DGB생명, 동양생명, 푸본현대생명, 미래에셋생명, 흥국생명, DB생명, KDB생명 등 9개사는 전분기 대비 카드결제 비율이 줄었다.

특히 카드결제 비율이 가장 눈에 띄게 줄어든 곳은 KB생명이다. 올해 1분기 기준 신용카드납 지수가 14.0%였던 KB생명은 2분기 6.8%를 기록하며 카드결제 비율이 반토막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는 지난해 5월 이후 저축성보험 신규 가입자의 보험료 카드납부 서비스를 전면 중단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실제 같은 기간 보장성보험의 카드결제 비율은 23.2%에서 23.4%로 소폭 오른 반면에 저축성보험의 카드결제 비율은 10.2%에서 3.0%로 7.2%포인트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KB생명을 끝으로 현재 모든 생보사들은 저축성보험 신규 가입자의 보험료 카드납부를 받지 않고 있다. 특히 교보생명, 한화생명, 오렌지라이프, IBK연금, ABL생명, KDB생명, 메트라이프생명, 푸르덴셜생명, 교보라이프플래닛 등 9개사는 현재 판매하고 있는 모든 보험상품에 대해 카드결제 자체를 불허하고 있다.

◇ 카드결제 비율 늘린 손보사와 ‘온도차’

생보사와 비교해 손보사는 카드결제의 문을 더 열어두고 있는 편이다. 올해 2분기 기준 15개 손보사의 신용카드납 지수는 28.8%로 생보사보다 6배 정도 높은 수준이다. 전분기 27.4%를 기록한 것과 비교해도 오히려 1.4%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손보사 신용카드납 지수는 지난 2018년 3분기 24.7% 기록한 이래로 매분기 비율이 소폭 늘고 있는 추세다.

생보사와 손보사가 보험료 카드결제와 관련하여 상반된 행보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그 격차도 점점 더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금융당국은 보험사들의 보험료 카드결제 기피 현상이 소비자 불편을 가중시킨다고 보고 이를 확장 시킬 것을 독려하고 있다. 신용카드 납입 관련 공시 제도를 강화하여 2018년 2분기부터 각 협회 홈페이지에 보험사별 보험료 신용카드납부 지수를 공시하도록 한 것도 카드납부 활성화를 유도하기 위한 한 방편이었다.

그러나 생보업계는 갈수록 카드결제 확대에 더욱 미온적인 모습을 보인다. 생보사들은 단기 자동차보험이나 보장성보험 상품 위주로 판매하는 손보사와 달리 저축성보험과 변액보험 상품 등 장기간 고액의 보험료가 납입되는 상품을 주로 다루고 있는 특성상 감당해야 할 카드결제 수수료 부담이 더욱 크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생보사 상품 대부분 장기인데다 손보사 상품에 비해 금액이 큰 편이라 카드수수료가 수익성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히 크기 때문에 더욱 소극적일 수밖에 없다”며 “저금리 장기화로 업계 전반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수수료 부담까지 가중되면 자칫 보험료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카드결제 확대를 위해선 먼저 수수료율 조정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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