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대책조직 운영, 상습 침수지역 순찰, 안전문자 발송 등 사전대응 분주

[보험매일=김은주 기자] 제9호 태풍 ‘마이삭’이 3일 새벽 부산에 상륙, 피해가 속출함에 따라 손해보험업계도 상황 파악에 나섰다.

이번 태풍은 초속 40m 가량의 강한 바람과 집중호우를 동반하면서 직전 태풍 ‘바비’와 달리 피해가 클 것으로 우려되는 만큼 보험사들은 지자체와 협력, 해당 지역의 현장 점검을 강화하고 빠른 피해 복구를 위한 즉각 대응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 손보업계, 비상대책조직 운영 등 대응 분주

2일 업계에 따르면 주요 손해보험사들은 내부 매뉴얼에 따라 태풍 관련 재해 비상 대책을 준비하고 있다. 특히 이번 태풍은 국내에서 역대 최악의 피해를 남긴 2003년 ‘매미’와 맞먹는 파급력을 보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면서 긴장감 마저 감돈다.

이날 오후 2시 30분 기준 기상청은 태풍 ‘마이삭’이 서귀포 남쪽 약 240km 해상(31.4N, 127.0E)에서 시속 23km로 북진 중이라고 밝혔다. 중심기압은 945hPaa(헥토파스칼), 최대 풍속은 시속 162km, 초속 45m 수준이다. 바람의 세기가 초속 40m가 넘으면 일반 건장한 성인 남성이 서있는 것 자체가 불가능해지는 것은 물론 큰 바위도 날려버리고 달리는 차를 뒤집을 수 있는 위력을 지닌다.

▲ (자료출처=기상청)

기상청 측은 오는 3일까지 전국이 태풍의 영향권에 들어 매우 강한 바람이 불고,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이에 손보업계는 행안부, 지자체와 연계하여 태풍과 집중호우로 인한 차량 피해 예방 및 대응에 한창이다. 손보협회의 경우 차량 침수피해 예방을 위해 지난해 4월 구축한 행정안전부, 지자체, 보험사 등과 네이버 밴드(BAND)를 활용하여 둔치주차장 차량 대피 알림 비상연락체계를 가동 중이다.

현대해상은 자연재해 비상대책조직을 운영하고 있다. 이를 통해 긴급 견인지원단 정비, 일선보상센터 비상 연락망 및 차량집결지 정비, 기상상황 및 현장정보 수집 관련 현황 파악 등 사전대응에 나섰다.

KB손보는 전국 지역별 상습 침수지역 순찰을 통한 차량 피해 예방활동을 시행 중이다. 지차체와 콜센터 연락망을 통해 침수 위험 지역 이동 안내 조치를 취하고, 매직카 네트워크를 통해 행안부 침수 예상 지역 순찰을 실시하고 있다. 또한 24시간 비상 운영 체제로 재해 대비 부서별 준비 태세 점검을 강화하고 대형 피해가 예상될 시 재해비상대책본부를 소집 및 가동하여 신속한 견인 조치를 우선할 예정이다.

KB손보는 현재 대고객 알림톡도 발송 중에 있다. 지자체 및 행안부 안전문자 발송으로 인한 고객 피로감을 고려하여 선별적으로 운영하고, 지속적인 예보 모니터링 후 최소한의 지역으로만 발송한다는 방침이다.

이외 삼성화재, 메리츠화재 등도 태풍 피해 예방을 위해 고객들에게 차량 운행을 자제하고 안전한 지대로 이동할 것을 권고하는 안내문자를 발송한 상태다.

◇ “자연재해 사전대비 어려워”…車보험 손해율 악화 우려

손보사들은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악화될까 노심초사다. 올해 7월에서 8월 사이 유례없이 긴 장마와 물폭탄 수준의 집중호우가 이어지면서 국내 12개 손보사에 발생한 차량침수 및 비래물 피해 추정 손해액은 865억원으로, 이미 900억원대에 육박한다.

여기에 9월 들어 가을 태풍 ‘마이삭’과 ‘하이선’ 등이 잇따라 한반도로 향하고 있어 올 한해 보험사 차량 피해액 규모가 역대 최고치(약 993억원)를 갈아치울 수도 있다는 우려가 현실화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각사 매뉴얼 따라 피해상황에 따른 준비 태세를 갖추고는 있지만 태풍 등 자연재해는 피해 범위 예측이 불가능에 가까운데다 할 수 있는 조치도 제한적이라 사전에 대응하는데 분명한 한계가 있다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자연재해는 예측이 어렵기 때문에 사전에 대비하기 어려운 측면이 크고 보험사 입장에서 할 수 있는 일도 많지 않다. 피해가 발생한 뒤 빠른 피해 복구 및 신속한 보상지원에 힘 쓰게 될 것”이라며 “이미 역대 가장 긴 장마로 인해 차량침수 피해액이 800억원을 넘어섰는데 여기에 알파로 가을 태풍에 의한 차량 낙하·비래물 피해가 커지게 되면서 자동차보험 손해율 악화가 우려된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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