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대출 금리 지속적인 하락 영향

[보험매일=신영욱 기자] 생명보험사들의 보험약관 대출채권(이하 약관대출) 잔액이 지난해보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생보사들의 약관대출 잔액이 감소를 기록한 것은 지난 10여 년 동안 처음 있는 일이다. 저금리 기조가 고착화되며 낮아진 은행 대출금리 등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생보사 약관대출 잔액 감소… 10여 년 동안 처음

1일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올해 5월 말 기준 생보사들의 약관대출 잔액은 45조 8,487억 6,100만 원으로, 지난해 5월의 46조 8,192억 5,800만 원보다 9,704억 9,700만 원(2.10%) 감소했다.

생보사들의 약관대출 잔액이 줄어든 것은 지난 10여 년 동안 처음 있는 일이다. 2011년 5월 32조 3,775억 9,500만 원에 불과했던 약관대출 잔액은 ▲12년 5월 36조 6,757억 4,200만 원 ▲13년 5월 38조 2,770억 4,300만 원 ▲14년 5월 39조 4,482억 3,800만 원 ▲15년 5월 39조 7,685억 3,100만 원 ▲16년 5월 40조 9,054억 3,700만 원 ▲17년 5월 42조 4,428억 3,200만 원 ▲18년 5월 45조 2,739억 6,800만 원 ▲19년 5월 46조 8,192억 5,800만 원 등 해를 거듭할수록 증가하는 모습이 나타난 바 있다.

약관대출 잔액의 감소 액수가 높은 순으로 업체들을 살펴봤을 때 가장 많은 감소가 나타난 곳은 삼성생명이다. 올해 5월 삼성생명의 약관대출 잔액은 14조 8,784억 8,000만 원으로, 지난해 5월의 15조 5,447억 3,300만 원보다 6,662억 5,300만 원(4.3%) 줄었다.

1,000억 이상의 감소를 기록한 업체는 교보생명이다. 교보생명의 약관대출 잔액은 전년 동기보다 2,808억 3,800만 원(4.4%) 줄어든 6조 13,87억 1,000만 원을 기록했다.

또 약관대출 잔액이 500억 이상 줄어든 생보사는 오렌지라이프생명, 동양생명, ABL생명, 흥국생명이다. 오렌지라이프생명의 약관대출 잔액은 2조 1,702억 9,500만 원으로 지난해 5월보다 593억 5,300만 원(2.7%) 감소했다. 동양생명의 약관대출 잔액은 지난해보다 567억 7,900만 원(3.6%) 줄어든 1조 5,419억 2,300만 원으로 나타났다.

ABL생명의 경우 전년도 5월의 9,818억 8,200만 원보다 547억 3,000만 원(5.6%) 감소한 9,271억 5,200만 원을 기록했다. 흥국생명의 약관대출 잔액은 1조 3,419억 2,700만 원으로 지난해보다 543억 3,700만 원 (3.9%) 줄었다.

약관대출 잔액이 100억 원 줄어든 업체는 KDB생명, 푸본현대생명, KB생명, 하나생명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각각 ▲449억 8,800만 원(4.5%)▲232억 9,500만 원(4.7%)▲182억 4,100만 원(5.9%) ▲112억 1,200만 원 (9.9%)의 감소를 기록했다.

또 100억 미만의 감소를 기록한 업체는 NH농협생명, 라이나생명, BNP파리바카디프생명, 처브라이프생명이다. 이들의 약관대출 잔액은 각각 ▲69억 9,100만 원(0.2%) ▲52억 3,300만 원(5.4%) ▲28억 5,800만 원(15.3%) ▲7억 9900만 원(0.9%) 씩 줄었다.

이밖에 다른 생보사들의 경우 약관대출 잔액이 증가하거나,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약관대출 잔액 증가세 꺽인 이유는?

생보사 약관대출 잔액이 줄어든 가장 큰 원인으로는 초 저금리 기조의 장기화가 꼽힌다. 초저금리 상태가 계속되며 은행권의 대출금리 역시 내려가자, 약관대출보다는 은행권 대출을 이용하는 이들이 늘어났을 것으로 보는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저금리 영향으로 은행의 대출금리가 낮아진 것의 영향이 클 것으로 본다”며 “은행의 대출 금리가 약관대출보다 확실히 낮아지다 보니, 소비자들이 더 좋은 조건의 대출을 찾아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은행권 대출을 통해 약관대출을 상환하는 경우 이들도 많을 것”이라며 “당장은 약관대출 잔액이 감소하기는 했으나, 향후 금리 등이 정상화되면 약관대출 역시 회복되지 않을까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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