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기상이변 등 악재 속출…하반기 보험료 오르나

[보험매일=김은주 기자] 54일간의 기록적인 장마가 지나간 한반도 내 이번에는 폭염과 열대야가 고개를 들고 있어 손해보험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열사병 등 온열 질환 환자가 급증하거나 축산농가에 가축 폐사 등 피해가 속출하면서 손해율이 급등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폭염에는 통상 교통사고도 크게 늘어나기 때문에 자동차 보험금 지급 규모도 늘어날 전망이다.

◇ 체감온도 35도 안팎…전국 곳곳 폭염경보

17일 기상청은 이날 오전 11시 기준 서울 전역에 폭염주의보를 넘어 폭염경보를 발효했다. 서울을 비롯한 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특보가 발효된 가운데 낮 기온이 33도 이상 오르는 곳이 많겠고 습도가 높아 체감온도는 35도 내외로 오르면서 푹푹 찌는 무더위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폭염경보는 일 최고 체감온도가 35도 이상, 폭염주의보는 33도 이상인 상태가 이틀 이상 지속될 것으로 예상될 때 각각 발효된다.

기상청은 “당분간 계속해서 높은 기온이 유지될 것”이라며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온열질환 발생 가능성이 높으니 수분·염분을 충분히 섭취하고, 낮 12시~오후 5시는 야외 활동 자제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올해 7월에서 8월 사이 쏟아진 게릴라성 폭우와 역대 가장 긴 장마로 침수피해가 컸던 보험업계는 한숨 돌릴 새도 없이 이후 폭염으로 인해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더 치솟지는 않을까 전전긍긍하게 됐다.

이미 앞서 지난 한 달(7월9일~8월10일)간 국내 12개 손보사에 발생한 차량침수 피해 손해액은 700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추정된다.

업계는 이후 손해액까지 구체화되면 태풍 ‘매미’가 상륙했던 지난 2003년 때 수준인 911억원을 넘어설 수도 있다고 내다본다.

빅4 손보사의 7월 손해율(가마감 기준)이 전월 대비 약 1%가량 오른 84.8~86.5%로 집계된 가운데 업계는 8월 손해율 악화를 더욱 걱정 중이다.

◇ 기상이변 심화에 손해율 관리 어렵네

보통 여름철에 장마, 태풍 등의 자연재해로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상승하는 시기이기 마련이지만 올해는 역대급 긴 장마와 폭우 뒤 이어지는 폭염 등 기상이변 심화에 따른 피해가 더욱 클 전망이다.

특히 장마는 끝이 났지만 여름 휴가철에 폭염까지 겹치면서 자동차 고장이나 사고 가능성은 여전히 남았다.

지난 2018년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에서 기온이 23~24도인 날은 하루 평균 6,958건의 교통사고가 접수되지만, 35~36도인 날엔 하루 평균 9,259건으로 치솟는다. 기온이 1도 오를 때마다 교통사고 접수는 평균 1.2%(약 80건)씩 증가한다는 설명이다.

폭염 속 주행 중 타이어 파손, 엔진 과열 등 차량 결함 발생 빈도가 증가하기 때문이다. 또한 날씨가 더울수록 자동차 이용량은 증가하는 반면에 운전자들의 집중력은 현격히 떨어져 졸음운전 사고가 늘어나는 영향도 크다.

더위에 취약한 축산농가 피해로 농작물재해보험, 가축재해보험 등 자연재해보험의 손해율이 높아질 우려도 크다. 뿐만 아니라 온열환자가 급증하면서 실손의료보험 손해율 등이 올라갈 가능성도 높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이달 15일 기준 폭염으로 인한 온열질환자 수는 617명(사망자 0명)으로 나타났다. 또한 지난 16일까지 농림축산식품부에 접수된 폭염 관련 가축피해는 없지만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되면서 빠르게 늘어날 전망이다.

향후 더위가 절정에 이르면 손해율이 더 급증할 수 있어 손보사들의 부담은 점점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손해율 상승은 보험료 인상 압력으로 작용함에 따라 보험 가입자의 부담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업계 한 관계자는 “휴가철 맞아 자동차 이용량이 늘어나고 있는데다 가을철 태풍도 안심할 수 없어 손해율 악화 관련 악재가 산적해 있다”며 “보험료 인상과 관련해서는 아직 논하기 이른 시점이다. 향후 추이를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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